코오롱 이웅렬 회장 '시불가시'.."새로운 창업에 도전하려 경영에서 물러난다"
코오롱 이웅렬 회장 '시불가시'.."새로운 창업에 도전하려 경영에서 물러난다"
  • 안민재 기자
  • 승인 2018.11.28 11: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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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웅렬  회장
이웅렬 회장

 

코오롱그룹 이웅열(63) 회장이 내년부터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다.

코오롱그룹은 지난 23년간 그룹 경영을 이끌어온 이 회장이 내년 1월1일부터 그룹 회장직을 비롯해 지주회사 코오롱과 코오롱인더스트리 등 계열사의 모든 직책에서 물러난다고 28일 밝혔다.

이회장은 "내년 1월 1일자로 코오롱그룹 회장직에서 물러날 것"이라면서 "대표이사 및 이사직도 그만두겠다."고 밝혔다.

앞으로 코오롱의 경영에는 관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회장은 새로운 시작점에 있다고 소개하면서 "1996년 1월 제 나이 마흔에 회장 자리에 올랐을 때 딱 20년만 코오롱의 운전대를 잡겠다고 다짐했다. 나이 60이 되면 새로운 인생을 살아보자고 작정한 데 이어 이런 저런 이유로 3년이 더 흘렀다"면서 청년 이웅렬로 돌아가 새로 창업의 길을 가겠다고 전했다.

시불가실 (時不可失). 지금 아니면 새로운 도전의 용기를 내지 못할 것 같아 떠납니다. 우물쭈물하다 더 늦어질까 두렵습니다.


이회장은 특히, 금수저를 물고 태어났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고 소회하고 "누이들까지도 우리 집안에서 금수저는 저밖에 없다고 말할 정도니 말 그대로"라면서  "그 덕분에 다른 사람들보다 특별하게 살아온 것도 부인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만큼 책임감의 무게도 느껴야 했다. 그 동안 그 금수저를 꽉 물고 있느라 입을 앙 다물어 이빨이 다 금이 간듯하다"며 그간의 고충도 내비쳤다.

이회장은 빠르게 변하는 경영환경을 강조하면서 "한치 앞도 내다 볼 수 없다" "확실한 것은 세상이 변하고 있고 변하지 못하면 도태된다는 것"이라며 "인공지능과 블록체인, 자율주행과 커넥티드 카. 공유경제와 사물인터넷. 이 산업 생태계 변화의 물결에 올라타면 살고, 뒤쳐지면 바로 도태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회장의 퇴임은 선친인 고 이동찬 회장의 사례도 한몫했다.

이회장은 "제 부친 故이동찬 회장께서도 21세기 새로운 사업은 새로운 세대가 맡아야 한다고 말하셨다. 아무도 예상 못했을 때 그렇게 코오롱을 떠난 것과 마찬가지로 저도 같은 생각"이라며 "새로운 시대, 그룹의 새로운 도약을 위해, 그 도약을 이끌어낼 변화를 위해 이제 제가 떠날 때"라고 밝혔다.


코오롱그룹은 이 회장의 퇴임에 따라 지주사를 중심으로 각 계열사 책임 경영을 강화할 방침으로 전해지고 있다. 유석진(54) 대표이사 부사장이 대표이사 사장으로 승진해 지주회사를 이끌며, 주요 사장단 협의체 '원&온니위원회'가 그룹 현안 전반을 조율한다.

 

코오롱은 이날 2019년도 그룹 정기임원인사에서 코오롱 유석진 대표이사 부사장을 대표이사 사장으로 승진시켜 지주회사를 이끌도록 했다.

유 대표이사 사장은 신설되는 '원앤온리위원회' 위원장을 겸임한다. 유 대표이사 사장은 2013년 코오롱 전무로 영입돼 전략기획 업무를 맡아오다 지난해 대표이사 부사장에 발탁 승진했다.

코오롱그룹은 주요 계열사 사장단 등이 참여하는 협의체 성격의 '원앤온리위원회'를 통해 그룹의 아이덴티티, 장기 경영방향, 대규모 투자, 계열사간 협력 및 이해 충돌 등 주요 경영 현안을 조율할 방침이다.

이 회장의 아들이자 그룹 오너 4세인 이규호(35) 코오롱 전략기획담당 상무는 전무로 승진해 코오롱인더스트리 FnC부문 최고운영책임자(COO)에 임명됐다. 이 COO는 그룹의 패션 사업 부문을 총괄 운영한다.

코오롱그룹 관계자는"이 회장이 이 전무에게 바로 그룹 경영권을 물려주는 대신 그룹의 핵심 사업부문을 총괄 운영하도록 해 본격적으로 경영에 참여토록 한 것"이라며 "그룹을 이끌 때까지 경영 경험과 능력을 충실하게 쌓아가는 과정을 중시한 결정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번 인사에서는 여성 임원 4명이 한꺼번에 승진하는 등 여성인력에 대한 파격적 발탁이 이뤄졌다.

코오롱인더스트리 FnC부문에서 '래;코드', '시리즈' 등 캐주얼 브랜드 본부장을 맡아온 한경애 상무가 전무로 승진했으며 코오롱 경영관리실 이수진 부장이 상무보로 발탁돼 그룹 역사상 여성으로서는 처음으로 재무분야에서 임원으로 승진했다.

세계 최초 골관절염 세포유전자 치료제인 '인보사'등 바이오신약연구개발을 총괄하는 코오롱생명과학 바이오신약연구소장 김수정 상무보와 코오롱인더스트리 화장품사업TF장 강소영 상무보는 각각 상무로 승진했다.

코오롱그룹은 "2013년 그룹 최초로 여성 CEO를 배출하는 등 10년째 여성임원의 승진이 이어지고 있다"며 "지난 10년간 대졸공채에서 여성 인력을 30%이상 지속적으로 뽑아오고 있으며 여성 멘토링 제도 운영 등 여성리더 육성에 역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코오롱

<승진>

▷대표이사 사장 △유석진(劉碩珍)
▷부사장 △김승일(金承逸)
▷전무 △박문희(朴文熙)
▷상무 △옥윤석(玉允錫)
▷상무보 △이수진(李守鎭) △안상현(安相炫)

◆코오롱인더스트리

<승진>
▷부사장 △성익경(成益慶)

▷전무 △FnC부문COO 이규호(李圭鎬) △김성중(金誠中) △이범한(李範漢) △한경애(韓庚愛)

▷상무 △정대식(鄭大植) △변재명(卞在明) △강소영(姜昭英)

▷상무보 △박준효(朴峻孝) △문희순(文熙淳) △권용철(權容喆) △이무석(李武錫) △정덕용(鄭德鎔) △박연호(朴連鎬) △노수용(盧水龍)

<전보>
▷전무 △김민태(金旻泰) ▷상무보 △김기수(金基洙)

◆코오롱글로벌
▷상무 △정공환(鄭孔煥) △이인우(李仁雨)
▷상무보 △박문규(朴文圭) △최현(崔賢) △하춘식(河春植) △강창희(姜昌熙) △이성호(李聖皓) △류재익(柳在益)

◆코오롱생명과학
▷상무 △김수정(金水晶)
▷상무보 △최헌식(崔憲植)

◆코오롱플라스틱
▷상무 △서창환(徐昌煥) △박규대(朴奎大)

◆코오롱티슈진
▷상무 △권순욱(權純郁)

◆코오롱제약
▷상무보 △이정훈(李政勳)

◆코오롱오토모티브

<대표이사 선임>
△신진욱(申眞旭)

◆코오롱인베스트먼트

<전보>
△대표이사 윤영민(尹榮珉)
 

◆코오롱인더스트리

<전보>
▷전무 △김민태(金旻泰) ▷상무보 △김기수(金基洙)

◆코오롱에코원

<전보>
▷상무 △이기원(李基源)

◆코오롱글로텍

<전보>
▷상무보 △김정호(金正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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