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최순실 국정농단 그늘 여전?..다보스 포럼 대기업 총수들 대거 불참
전경련,최순실 국정농단 그늘 여전?..다보스 포럼 대기업 총수들 대거 불참
  • 안민재 기자
  • 승인 2018.11.20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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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전경련
사진=전경련

 

최순실 국정농단의 협력자라는 오명을 쓴채 위세가 예전같지 않은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아시아의 다보스포럼이라 불리는 보아오포럼을 사실상 주관하면서 재기를 노렸으나 사실상 흥행에 실패했다

보아오포럼(이사장 반기문 제 8대 유엔 사무총장)이 20일 서울에서 첫 회의를 가졌지만 거물급 재계 인사들은 대거 불참했으며 주제연설을
하기로 한 대기업 총수의 참석도 줄줄이 취소됐다.

당초 전경련은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개방적이고 혁신적인 아시아'를 주제로 연설자로 나설 예정이라고 밝혔지만, SK그룹 측은 "비공개 조찬만 계획한 것"이라고 부인했다.

최 회장의 주제연설 순서는 반기문 이사장 다음으로 정해져 프로그램 일정에도 공개됐지만, 연사는 최광철 SK 사회공헌위원장으로 변경됐다.

최 회장은 보아오포럼 상임이사를 지냈고, SK그룹은 삼성과 함께 이번 회의 공식 후원사를 맡았다. 그러나 최 회장은 이날 오전 왕융 중국 국무위원과 비공개 조찬만 가지며 몸을 사렸다. 중국 정부의 고위인사가 방한했으니 경제계 인사들이 회동을 갖는 게 '예의'이기 때문에 왕 국무위원만 따로 만나고 포럼 본행사에는 참석하지 않은 것이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도 개막식에 참석할 예정이었지만 급하게 계획을 변경했다. 문의가 쇄도하자 전경련 측은 "정 부회장이 개막식에 참석하지 않는다"고 공식 부인했다. 정 부회장은 행사에는 참석하지 않고, 개막식 전 별도로 왕융 중국 국무위원과 VIP 티타임만 가졌다. 현대차그룹은 세계 최대 소비시장인 중국에서 심각한 부진을 겪고 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차남인 김동원 한화생명 상무도 '과학기술 혁신'을 주제로 한 세션의 연사로 나오기로 했다가 해외출장을 이유로 취소했다. 삼성그룹 역시 공식 후원사지만 홍원표 삼성SDS 사장과 권오현 삼성 종합기술원 회장만이 참석했다. 보아오포럼 상임이사를 지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불참했다. 

재계에서는 '적폐 낙인' 우려뿐 아니라, 미중간 무역전쟁이 벼랑끝까지 몰린 상황에서 미국 수출비중이 높은 SK하이닉스 등 우리 측 대기업들이 중국 정부 고위인사를 만나는 것이 언론에 대대적으로 보도되는 것에 부담을 느꼈다는 뒷말이 나왔다. 

전날 저녁 환영만찬에도 국내 재계 총수가 단 한명도 참석하지 않았다. GS그룹 오너일가인 허세홍 GS글로벌 사장만 유일하게 참석했다. 후원사인 삼성과 SK그룹에서도 중국본사 사장 등만 보냈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도덕성에 치명타를 입은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주관한 행사다보니, 재계에서 참석을 꺼리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삼성, 현대차, SK, LG 등 4대 그룹 총수들은 모두 불참했다. 이들 기업은 2016년 국정농단 사태가 터지자 모두 전경련을 탈퇴했다. 

재계 관계자는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의 주역인 전경련이 주관하는 행사다보니 재계가 크게 관심을 갖지 않는 것이 사실"이라며 "총수 대신 중국 사업을 담당하는 사장이나 부사장급을 보내 성의를 표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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