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北 비핵화 갈 길 멀다"
반기문 "北 비핵화 갈 길 멀다"
  • 이원섭 기자
  • 승인 2018.11.20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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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대화 국면에 걸맞게 한중 정재계 인사들도 북한 비핵화에 대한 목소리를 냈다.
'아시아의 다보스포럼'으로 불리는 역내 최대 지역경제포럼인 '보아오포럼' 첫 동북아 지역회의에서다. 
 
반기문 보아오포럼 이사장은 20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개막한 보아오포럼 서울회의에서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로 가는 길은 결코 쉽지 않고,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도 아직 갈 길이 멀다"며 "북핵 폐기 절차 문제, 대북 제재 문제, 개성공단 재개 문제 등 수많은 난제들이 도사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개회사를 맡은 반 이사장은 "북한을 항구적 평화의 길에 나오게 하려면 신중함과 현명함, 그리고 무엇보다 무한한 인내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반 이사장의 소개로 오찬에서 특별연설을 한 조명균 통일부장관은 "한반도의 평화는 한국과 아시아에 새로운 경제적 공간과 기회를 창출할 것"이라며 남북경협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한중 정재계 인사들 앞에서 북한의 경제적 활용가치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조 장관은 "북한에는 우수한 인적 자원과 풍부한 자원이 있으며 특정 분야에서는 기술력도 뛰어나다'며 "교역과 투자, 협력이 가능한 영역도 매우 넓다"고 말했다. 이어 "저성장의 구조적 위기에 처해 있는 한국 경제에 남북 경제협력은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것"이라며 "남북 간의 연결을 통해 동북아 차원으로 경제협력이 확장되면 이러한 효과는 한층 더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남북관계 외에 미국 중국간 무역전쟁에서 뚜렷하게 나타난 관세의 무기화도 지적됐다. 반기문 이사장은 '개방적이고 혁신적인 아시아'를 주제로 한 연설에서 "단독주의, 보호주의, 포퓰리즘, 탈세계화 등 흡사 1930년대의 대공황을 연상시키는 움직임들이 강화되고 있다"며 "관세가 또다시 '무기'로 사용되려고 하고 다자기구나 다자적 약속을 저버리는 행동들이 일어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세계는 지금 다자간 체제를 수정하고 발전시킬 것인지, 아니면 다자체제를 버리고 각자 도생의 길을 갈지 중대한 기로에 서 있다"며 "이는 오늘날 전 세계가 직면한 도전이자, 아시아가 직면한 도전이기도 하다"고 했다.
 
지난 2016년 중국 정부가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항의하며 한국행 단체여행을 금지하면서 한중관계는 급격히 냉각됐다. 그러다 지난해 한한령(限韓令)이 해제되면서 관계가 회복 중이다. 반 이사장은 1년넘게 계속되고 있는 미중간 무역전쟁을 감안한 듯 "자유무역협정 등을 통해 아시아 역내 경제 협력의 속도를 높여야 한다"며 "아시아를 중심으로 하는 일대일로 구상 또한 인프라 투자, 그리고 상품, 서비스, 자본, 사람의 자유로운 이동을 촉진시킬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개막 행사에는 이낙연 국무총리를 비롯해 허창수 전경련 회장, 권오현 삼성전자 회장, 최광철 SK 수펙스(SUPEX)추구협의회 위원장 등 경제계 인사들이 참석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별도의 조찬 모임에만 참석했다. 중국 측에선 왕융 국무위원을 비롯해 추궈홍 주한중국대사, 리바오둥 BFA사무총장, 멍양 국무원 판공청 부비서장, 마오 차오펑 하이난성 부성장, 천샤오둥 외교부 차관보, 리진위안 텐스그룹 회장, 쩌우링 톈진 타이다 에너지그룹 회장 등이 자리를 함께 했다.
 
보아오 아시아포럼은 '아시아의 다보스'로 불리는 대표포럼이다. 이번 서울 회의는 3개의 동시세션(➀글로벌 경제와 아시아 경제협력, ➁과학기술 혁신, ➂포용적 성장)과 특별연설 오찬, 개막식 및 플레너리 세션 순으로 진행됐다. 
 
이번 회의를 주관한 전경련 허창수 회장은 "올해로 전략적 동반자 관계수립 10주년을 맞은 한국과 중국의 관계가 더욱 굳건해지길 기대한다"고 감사인사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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