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한은 총재 ''미 금리정책ㆍ미중 무역분재에 신흥국 취약성 드러내''
이주열 한은 총재 ''미 금리정책ㆍ미중 무역분재에 신흥국 취약성 드러내''
  • 이원섭 기자
  • 승인 2018.11.19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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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아시아·태평양(아태지역) 외국인 투자자의 채권 비중이 높아지면서 대외 불확실성이 한층 커졌다고 말했다.

19일 이 총재는 한국은행과 국제결제은행(BIS)이 공동으로 개최한 콘퍼런스 개회사를 통해 "아태지역 채권시장의 발달이 어려움을 일으키기도 했다"며 "외국인 투자자의 역내 채권 보유 비중이 높아짐에 따라 채권금리가 자국의 경제 상황이나 통화정책 외에도 글로벌 요인에 크게 영향을 받게 됐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그동안 대거 유입된 외국인 채권자금이 대규모 유출로 반전될 경우 금융·외환시장 불안 확대 가능성이 한층 커졌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정책 정상화 지속, 미·중 무역분쟁 심화 등 글로벌 여건의 급격한 변화로 기초경제여건이 취약한 일부 신흥국들에서 상당한 규모의 자본이 유출했고, 주가 및 환율, 금리 변동성이 확대됐다는 점을 예로 들었다.

이 총재는 아태지역 국가들이 금융·경제의 안정성 제고를 위해 먼저 추진해야 할 정책과제를 제시했다. 첫 번째는 대외 충격으로 인한 자본 유·출입 확대가 시스템 리스크로 이어지지 않도록 경제 전반의 복원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경상수지 개선, 외환보유액 확충, 환율 유연성 확대 등을 통해 대외리스크에 대한 대응 능력을 높여나가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금융안전망 확충을 위한 국제공조 지속을 꼽았다. 이 총재는 "아시아 내뿐만 아니라 국제통화기금(IMF)·BIS 등 국제기구와 글로벌 금융안전망 구축을 위한 협력을 꾸준히 확대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이 총재는 아태지역 채권시장의 발달에 의한 부정적인 요소 이외에 긍정적인 요소도 꼽았다. 그는 "채권시장의 발달은 금리 중심의 통화정책 운영체계가 원활히 정착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며 "중앙은행은 시장에서 형성된 기간별 채권금리를 통해 시장의 기대와 정보를 신속히 파악하고, 이를 바탕으로 통화정책의 유효성을 높일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이어 "외국인 채권투자가 크게 늘어나면서 단기 은행차입과 주식투자에 의존하던 외자 유입 경로가 다양화했다"며 "외국인 채권자금의 상당 부분이 달러화 표시 채권이 아닌 발행국가 통화표시 채권에 투자되고 있는 데다 장기투자 성향도 높기 때문에 유입되는 외자의 안정성도 크게 높아진 것으로 평가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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