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분석]화장품 업계, 실적 희비엇갈린 이유?
[산업분석]화장품 업계, 실적 희비엇갈린 이유?
  • 안민재 기자
  • 승인 2018.11.19 15: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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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품 업계의 실적이 업체에 따라 희비가 엇갈린 것으로 나타났다

광군제등 대형이벤트가 연이어 터지면서 호성적을 거둔 업체가 있는 반면, 그렇지 못한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새로운 유통채널에 집중하는 일부 브랜드들은 중국에서 인기를 끌며 호실적을 기록해 대조를 이뤘다.

LG생활건강은 올해 3분기 사상 최대 분기 매출을 달성했으며 영업이익 역시 전년 동기 대비 910% 증가한 2775억원을 기록했다.

중국에서 LG생활건강은 H&B숍과 온라인에 집중하며 오프라인 매장은 모두 철수시켰다. LG생활건강의 로드숍 브랜드 더페이스샵은 국내에서도 지난 4년간 매장 수를 3분의 2로 줄였다. 타 브랜드와 비교해 매장 수 감소가 두드러진다.

애경산업은 이번 3분기에 역대 3분기 중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전년비 50% 늘어난 224억으로 집계됐다. 애경산업의 대표 브랜드 에이지투웨니스는 면세, 온라인, 홈쇼핑 채널을 중심으로 유통하고 있다. 

반면 올해 3분기 아모레퍼시픽그룹의 주력 계열사 아모레퍼시픽의 영업이익(연결기준)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4% 줄어든 765억원을 기록했다.

업계는 아모레퍼시픽의 영업이익이 1000억원 아래로 떨어진 데 대해 충격을 감추지 못하는 표정이다. 실적이 발표된 지난달 29일 아모레퍼시픽은 '어닝 쇼크'로 하루 사이 주가가 13% 급락하며 52주 신저가를 형성하기도 했다.

계열사 이니스프리(-29%)와 아모스프로페셔널(-30%)도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떨어졌고 에뛰드와 에스쁘아는 영업손실을 지속했다.

화장품 로드숍 미샤를 운영하는 에이블씨엔씨 역시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적자로 돌아서 영업손실 131억8700만원을 기록했다. 잇츠스킨을 운영하는 잇츠한불은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74% 감소한 22억원을 기록했다.

토니모리도 3분기 실적이 나쁘긴 마찬가지다. 다만 영업손실은 8억2871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단 줄었다. 네이처리퍼블릭은 화장품 업계의 '한파' 속에서도 3분기 흑자로 전환, 영업이익 9억원을 기록했다.

정용진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아모레퍼시픽의 실적 부진을 "K뷰티가 아닌 채널 전략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중국 화장품 시장 온라인을 중심으로 성장하고 있지만 아모레퍼시픽은 브랜드숍의 오프라인 매장을 확대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는 얘기다.

국내만 하더라도 화장품 유통이 헬스앤뷰티(H&B)숍 등 편집숍 중심으로 재편되는 추세다. 2010년 2000억원대에 불과했던 H&B숍 시장은 지난해 1조7000억원으로 7년 사이 8.5배 성장했다. 오히려 원브랜드숍 위주였던 2000년대 한국의 화장품 시장 상황을 다른 국가와 비교했을 때 이례적으로 보는 시각이 크다.

 대다수 화장품업체들이 3분기까지 저조한 실적을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표정은 그리 어둡지 않다. '유커의 귀환' 등 중국 단체관광 재개에 대한 기대감이 부풀고 있어서다.

최근 중국 최대 온라인 여행사인 씨트립은 한국 단체관광 상품 판매를 재개했다가 돌연 취소했다. 씨트립이 한국 단체관광 상품을 올린 다음 날인 15일, 아모레퍼시픽 주가는 5.6% 상승 마감했다. 

업계는 당장 유커 귀환의 기대감이 화장품업계 주가에 영향을 주고 있다는 풀이를 내놨다. 실제로 15일 아모레퍼시픽의 거래량은 전날에 비해 613% 급증했다. 다음 날인 16일에도 아모레퍼시픽 주가는 0.3% 소폭 조정되는 데에 그치는 등 상승 추세를 유지했다.

에이블씨엔씨 관계자는 "중국의 단체관광이 재개되면 실적이 개선될 수 있는 여지가 충분하다고 생각한다"며 남은 분기동안 실적 개선의 여지가 충분하다고 내다봤다. 

다만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단체관광 재개에 대한 기대감은 늘 갖고 있다"면서도 "예전처럼 관광객이 몰려 호황을 누리기는 쉽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소비자를 잡을 수 있는 근본적인 대비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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