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정몽구 회장 최측근 설영흥 상임고문 경영일선에서 퇴진..정의선 체제 공고히
현대차, 정몽구 회장 최측근 설영흥 상임고문 경영일선에서 퇴진..정의선 체제 공고히
  • 배원숙 기자
  • 승인 2018.11.16 17:3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난 9월 수석부회장에 오른 정의선 현대차그룹 부회장이 인사혁신의 첫발을 내디뎠다.

대상은 판매부진에 시달리고 있는 현대차 중국법인이다. 정몽구 회장의 최측근으로 중국사업을 사실상 총괄했던 설영흥 상임고문은 비상임고문으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다.

대신 이병호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해 설 고문 자리를 맡게 된다. 연말 임원 승진인사 및 내년 초 사장단 인사를 앞두고 20여년간 현대차그룹과 인연을 맺어온 설 고문이 자리에 물러난 것은 조직쇄신에 대한 정 부회장 의지가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현대차그룹은 16일 설영흥 현대차그룹 중국사업총괄 상임고문을 비상임고문으로 위촉하고 이병호 중국사업본부장(부사장)을 사장에 발령하는 내용의 인사를 단행했다.

그동안 중국시장을 책임져온 설 고문이 경영일선에서 완전히 물러난 것으로 이는 현대차그룹에 상당한 의미를 가진다. 설 고문을 시작으로 그룹 내부 세대교체가 본격화될 수 있어서다.

설 고문은 현대차그룹에서 20년 이상 중국사업을 담당해왔다. 1945년생으로 부모 모두 중국 산동성 출신의 화교 2세다. 설 고문은 대만 성공대학 회계과를 졸업 후 개인사업을 시작했다. 1994년 중국사업 진출을 모색 중이던 현대차그룹과 인연이 닿아 현대정공(현 현대모비스) 고문으로 영입됐다.

설 고문은 2002년 주룽지 중국 총리를 직접 만나 베이징자동차와 합작 허가를 받아내는 등 현대차 중국 진출의 중추적인 역할을 했다. 2000년대 장쑤성에 기아차 공장을 세운 것도 설 고문 노력이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2014년 현대차 충칭 공장 설립 허가 지연의 책임을 지고 당시 부회장 자리에서 물러나기도 했지만 사퇴 6개월만에 상임고문으로 경영일선에 복귀했다. 꼬였던 충칭 공장 설립 허가를 풀어내며 사실상 중국사업의 중요 결정을 책임졌다.

정몽구 회장과 수십년 동안 인연을 맺은 설 고문 퇴진은 현대차그룹이 정의선 수석부회장 체제로 전환되고 있다는 방증이다. 현대차그룹이 이번 인사 배경으로 쇄신을 든 것 역시 인사혁신을 통해 조직에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정 부회장 의중이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이병호 사장은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 비서실장과 현대백화점 사장을 역임한 이병규 문화일보 회장 동생이다. 이같은 인연으로 현대차에 입사 후 고속승진을 거듭해 왔다. 현대차그룹 내부에서는 실세라인으로 불리는 동국대 3인방 중 한명으로 여겨졌다는 후문이다. 

일각에서는 중국부문 인사를 시작으로 연말, 내년 초 순차적으로 예정된 현대차그룹 임원 승진 및 사장단 인사에서도 정 부회장 색깔이 일부 반영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경제계 관계자는 "정 부회장이 현대차그룹 경영전면에 나섰으나 조직 안정 차원에서 당장 큰 폭의 변동이 있을 여지는 낮다"면서도 "다만 연말 사장단 인사에 정 부회장 색깔을 반영한 뒤 장기적으로 부회장단까지 변화가 생길 가능성은 있다"고 내다봤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