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연말 인사 앞두고 신동빈 회장의 선택 '관심'..변화보다는 '안정'택할 듯
롯데 연말 인사 앞두고 신동빈 회장의 선택 '관심'..변화보다는 '안정'택할 듯
  • 안민재 기자
  • 승인 2018.11.16 17: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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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일선에 복귀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연말 사장단 인사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시기 및 인사 성격이 어떻게 될 것인지  주목받고 있다.

 일부에서는 인사가 앞당겨질 것이란 관측을 제기하고 있으나  롯데 내부에서는 예년처럼 12월 말에 이뤄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신 회장은 2015년 경영권 분쟁이 불거진 이후 지배구조 개선안을 내놓고 혁신을 추구하면서도 인사에서만큼은 신중한 자세로 일관하며 '안정'에 무게를 둬왔다.

경영권 분쟁과 횡령·배임, 뇌물공여 등의 혐의 검찰 조사 및 재판이 한창인 상황에서 인사를 통해 조직을 흔들어서 좋을 게 없기 때문이다.

경영 공백기가 있었던 만큼 이번에도 안정을 추구할 것이라는 예상에 무게가 실린다. 다만, 숱한 파고를 넘어 비로소 원톱 체제를 굳힌 신 회장이 예상 밖의 인사를 통해 강렬한 메시지를 던질 수도 있다는 전망도 조심스레 제기된다.

◇쇼핑·호텔 등 2년 차 CEO 대부분 연임될 듯, 하이마트·월드는 교체 가능성

16일 롯데그룹에 따르면 사장단 인사를 필두로 한 2019년 정기 임원인사는 평년처럼 올 12월 말께 단행될 예정이다. 이를 위해 롯데그룹은 계열사별 평가와 심사 자료를 취합하고 있으며, 곧 신 회장에게 해당 내용을 보고할 계획이다.

내년 3월 임기 만료를 앞둔 대표이사급 임원은 강희태 롯데쇼핑 대표, 김교현 롯데케미칼 대표, 김정환 호텔롯데 대표, 박동기 롯데월드 대표, 김창권 롯데카드 대표, 이홍열 롯데정밀화학대표, 이종훈 롯데주류 대표 등이 있다.

이들 계열사 중에 실적과 재임 기간 등을 고려한 일부 교체가 예상된다.

강희태 롯데쇼핑 대표의 경우 최근 실적이 괜찮은 편인 데다가 재임 기간이 2년에 불과해 연임 가능성이 점쳐진다. 롯데쇼핑은 올 1~3분기 연결기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3% 늘어난 13조4224억원 매출과 8.4% 증가한 5067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김교현 롯데케미칼 대표도 이제 막 임기 2년을 채워가고 있어 연임 가능성이 높다. 롯데케미칼의 올 1~3분기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3% 증가한 12조7010억원이며, 영업이익은 15.6% 감소한 1조8670억원이다.

롯데월드의 올해 3분기까지 매출은 231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1% 늘었고, 전년 1~3분기 92억원인 적자 규모는 29억원으로 69% 줄었다. 롯데월드는 최근 적자가 지속되는 점 등을 고려해 오는 12월부터 입장료를 2000원가량 올리는 요금인상안이 제시된 바 있다.

박동기 롯데월드 대표의 경우 사드 경제보복의 타격 속에서도 비교적 선방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올해 임기 4년 차에 접어들어 교체 가능성도 제기된다.

임기 4년 차인 이동우 롯데하이마트 대표의 경우 실적이 다소 주춤한 데다 최근 구성원 사이 불협화음이 터지는 등 어수선한 분위기여서 조직 쇄신을 고려할 경우 자리보전이 어려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롯데하이마트는 3분기까지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0.5% 증가한 3조1524억원, 영업이익은 3.0% 줄어든 1730억원이다. 롯데하이마트는 직원들에게 판매 실적을 질타하고 폭언을 퍼부은 지점장 두 명에게 최근 징계를 내리기도 했다. 이 밖에 김창권 롯데카드 대표, 이홍열 롯데정밀화학대표, 이종훈 롯데주류 대표 등은 이제 막 2년 차로 자리를 보전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사진=뉴스1
사진=뉴스1

 

황각규 롯데지주 대표를 비롯해 4개 사업부문장인 이원준 유통사업부문(BU)장, 허수영 화학부문장, 송용덕 호텔&서비스부문장, 이재혁 식품부문장 등 부회장급 중에서는 허수영 화학부문장을 제외하고는 모두 출신 계열사에서의 임기가 남아 있는 등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허 부문장의 경우도 올해 초 부회장으로 승진한 만큼 화학부문장에 오른 토대인 롯데케미칼 등기임원에 재선임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다만 BU체제의 경우 상법상 근거가 없는 조직이다. 부회장들이 계열사별 임기가 만료돼 물러나고 후임을 선임하지 않을 경우 사실상 해체되는 것과 다름없다. 신 회장이 BU와 관련해 어떤 입장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신 회장은 지주와 BU의 역할을 구분, 양쪽 모두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롯데지주의 경우 그룹의 미래를 위한 사업방향을 제시하고 인수합병을 중심으로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반면 BU는 각 사업부문 현안과 실적을 챙기는 역할을 맡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신동빈 회장이 경영권 분쟁과 횡령배임뇌물공여혐의 재판의 고비를 넘기고 안정을 찾으면서 비로소 강력한 카리스마를 발휘할 시점이 다가오고 있다"며 "다만 8개월간의 공백기를 고려하면 올해보다는 내년이나 후년에 많은 변화가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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