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변별력? 국어 난해한 지문등 '킬러문제' 논란.. 불수능에 등급 커트라인 추락할 듯
수능 변별력? 국어 난해한 지문등 '킬러문제' 논란.. 불수능에 등급 커트라인 추락할 듯
  • 최은경 기자
  • 승인 2018.11.16 12: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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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수능, 학생들 다 죽일셈이냐"

'공부의 신'으로 불리는 공신닷컴 강성태 대표의 말이다.

강성태는 16일 자신의 SNS를 통해 "좌절하는 학생들 댓글에 잠이 안온다. 12번의 내신 시험만으로도 피가 마르고. 몇 십 개의 상은 타야 하고. 자율활동, 동아리, 소논문, 봉사활동, 입시정보 분석 등등. 거기에 불수능. 학생들 다 죽일 셈인가?"라는 글을 게재했다.

이는 15일 치러진 2019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지난해 수능보다 훨씬 어려웠던 것으로 분석되면서 문제의 난이도에 대한 비판으로 보인다.

학생들의 체감은 고교 교육과정과는 상관없는 난해한 문제가 출제된 것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단순히 상위권과 중하위권을 가르는 난이도라는 주장이다.

특히, 국어에서 제시된 '킬러문항'은 대학입시학원이나 일선 학교 교사들 조차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국어영역 최고난도로 꼽히고 있는 홀수형 31번 문항의 문제는 과학인지 국어인지 모를 지문을 제시했다. 이같은 출제에 대해 댓글은 분통을 터뜨리는 학생들의 원성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대학생 뽑는 문제냐, 교수뽑는 문제냐' ..국어 사교육을 부추긴다.. 출제자 갑질 제대로..교수들은 80분안에 다 풀 수 있나..라는 지적들이 제기되고 있다.

수능 출제위원장인 이강래 전남대학교 사학과 교수가 올해 수능 난이도에 대해 ”작년 수능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설명하면서 ”고교 교육과정의 내용과 수준에 맞춰 출제했다. 이미 출제된 내용이라도 핵심적이고 기본적인 내용은 문항을 다소 수정해 출제했다”라고 밝힌 것도 공허하게 들린다.

한편, 이같은 불수능에  1등급 커트라인(이하 원점수 기준)이 국어는 85~86점, 수학은 가형 92점, 나형 88점 등으로 추정됐다. 국어는 지난해 수능 1등급 커트라인보다 8~9점 추락했고 수학도 최대 4점 떨어졌다.

절대평가로 치르는 영어도 1등급 비율은 수능 직후 전망(5~7%)보다 더 떨어진 4~5%로 예상됐다.

입시업체들은 16일 오전 수능 영역별 1등급 커트라인 추정 점수를 공개했다. 전날 수능 종료 이후부터 수험생들의 가채점 결과 데이터를 종합해 분석했다. 다만 가채점인 만큼 다음달 5일 수능 채점 결과 발표 때와 차이

대성학원 제공
대성학원 제공

 

있을 수 있다. 

이날 오전 10시 기준 국어는 85~86점으로 전망됐다. 지난해 1등급 커트라인(94점)보다는 8~9점 하락했다. 1등급 커트라인이 낮으면 낮을수록 시험이 어려웠다는 뜻이다. 특히 입시업체들은 1등급 커트라인이 80점대일 경우 '불수능'(아주 어려운 수능)이라는 표현을 쓴다.  

국어는 애초 전년도 수능과 비슷하거나 어렵다고 일선교사들과 입시기관들이 분석했지만 정작 시험을 치른 수험생 체감 난도는 그보다 훨씬 높았던 것으로 보인다. 지문의 정보량이 많아 상당수 수험생들이 시간에 쫓겨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지 못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이사는 "가채점 결과를 보면 현행 수능 체제가 적용된 2005학년도 이후 가장 어렵게 출제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수학도 어려웠다. 특히 문과생이 주로 응시하는 수학 나형 난도가 높아졌다. 1등급 커트라인이 지난해보다 4점 떨어진 88점으로 예상됐다.

수학 가형 1등급 커트라인은 전년도 수능과 같은 92점으로 예상됐다. 지난해 수능 수학 가형은 상위권 변별력을 상당히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만점자 비율이 0.11%에 불과했다.

이영덕 대성학력평가연구소장은 "수학 가형은 고난도 문항이 지난해 수능 수준으로 나왔고 수험생들의 체감 난도도 비슷해 1등급 커트라인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다만 수학 나형은 고난도 문항에 대한 수험생 체감 난도가 예상보다 높아 점수가 떨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절대평가(90점 이상 1등급)로 치르는 영어도 마찬가지로 어려웠다. 입시업체(대성학원·메가스터디·이투스 등)들은 1등급 예상 비율을 전년도보다 5%포인트 안팎 떨어진 전체 응시자(53만여명 기준)의 4.9~5.4%(최대 2만8000명)로 추정하고 있다. 1등급 비율이 4%내외인 상대평가 체제와 비슷한 수준이다. 1등급 비율이 줄면 수험생 체감 난도가 전년도에 비해 크게 높았다고 해석할 수 있다.

인원 수로 따지면 전년도보다 1만4000명가량 줄어들 전망이다. 지난해 수능 영어 1등급 비율은 전체 응시자의 10.03%(약 4만2000명)였다.

남윤곤 메가스터디 입시전략연구소장은 "영어 출제 난도 자체는 전년도 수능과 비슷하고 (수험생들이 껄끄러워하는) 독해영역도 EBS 연계율 70%를 유지했지만, 절대평가 특성상 수험생들이 90점(1등급)만 넘으면 된다는 생각으로 학습량을 줄였던 게 이런 결과로 나타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탐구영역은 전년도 수능처럼 변별력이 다소 약화한 것으로 보인다. 사회탐구 9과목 가운데 6과목이 원점수 만점(50점)을 받아야 1등급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전년도 수능에서도 1등급이 원점수 만점인 과목 수는 6과목이었다.

과학탐구 8과목 등급 커트라인은 지난해 수능과 비슷한 45~48점으로 집계됐다. 전년도 수능 과학탐구는 선택과목에 따른 점수 유불리가 크게 없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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