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은행지점 폐쇄 모범규준 제정, 은행권 반발에 '표류'
금감원 은행지점 폐쇄 모범규준 제정, 은행권 반발에 '표류'
  • 안민재 기자
  • 승인 2018.11.12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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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감독원이 '은행 지점 폐쇄 절차 등에 대한 모범규준' 제정을 추진 중이지만, 은행권의 반발로 3개월째 제자리에 머물고 있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연합회와 각 은행 관계자들은 지점 폐쇄 모범규준 제정 관련 논의를 꾸준히 이어가고 있지만 진척이 없다.

아직 금감원이 발표한 '규준' 자체를 받아들일지, 말지도 결정하지 못했다.

이를 본 금감원은 은행연합회 내부에서 이견이 조율되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이렇다 보니 지난 7월 금감원이 은행 지점 폐쇄 절차 모범규준 제정 계획을 밝힌 이후 한 걸음도 나가지 못하고 있다.

기존 계획은 연내 안을 만들어서 내년 초부터 적용하는 것이었으나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다. 아직 금감원이 주도하고 은행연합회와 시중은행 관계자들이 참여하는 지점폐쇄 모범 규준 태스크포스(T/F)도 꾸리지 못했다.

이견 때문이다. 현재 쟁점은 지나친 경영권 침해 여부다. 금감원은 은행이 지점을 폐쇄하기 전에 영향평가를 시행하고, 고객에게 사실을 통보, 대체 수단 강구 등을 제시해야 폐쇄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근 금융권이 빠른 속도로 지점을 줄여나가고 있는데 따라 고객 불편을 최소화하겠다는 취지다.

금감원 관계자는 "현재 은행권에서 기초적인 논의들이 이뤄지고 있고, 이 단계를 거쳐서 다음으로 넘어가려 한다"며 "금감원에서 지점 폐쇄 자체를 못 하게 하려는 것이 아닌가 의심이 많다 보니 의사소통이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은행들이 대체 수단을 고민하도록 해야 한다"며 "이제 막 시작 단계다 보니 시행 계획이나 목표는 세우지 못했다"고 말했다.

지난 2014년 7557곳이었던 전국 은행 점포 수는 2015년 7446곳으로 줄었고, 2016년 7281곳, 지난해 6971곳, 올해 상반기 6788곳으로 감소했다. 이런 현상은 현재도 진행 중이며 앞으로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예상한다. 실례로 내달 말 KEB하나은행은 내달 중 반포 영업점 등 4곳을 통폐합한다. 올해 단 한 곳의 지점도 줄이지 않은 NH농협은행 역시 내년부터는 업무 효율화를 위해 지점을 축소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은행연합회를 비롯한 은행들은 점포 이용 고객이 급속도로 줄어들고 있는데 따라 지점 폐쇄는 자연스러운 경영활동이라고 반박한다. 은행권 관계자는 "금감원에서 결정하고 금감원에서 발표한 것"이라며 "이것(지점폐쇄 모범규준)을 할지 안 할지도 정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경영활동에 다소 과도하게 참견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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