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사회적 가치 찾는 기업경영의 변화
[포커스]사회적 가치 찾는 기업경영의 변화
  • 이원섭 기자
  • 승인 2018.11.12 20:2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19일 제주 디아넥스호텔에서 "New SK를 위한 '딥 체인지(Deep Change)' 실행력 강화"를 주제로 열린 ‘2018 CEO세미나’에서 사회적 가치 추구를 통해 비즈니스 모델을 혁신하는 방법론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19일 제주 디아넥스호텔에서 "New SK를 위한 '딥 체인지(Deep Change)' 실행력 강화"를 주제로 열린 ‘2018 CEO세미나’에서 사회적 가치 추구를 통해 비즈니스 모델을 혁신하는 방법론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최근 사회적 가치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윤리 사회공헌등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강조될 전망이다

단순연탄나누기 김장담그기등 보여주기 구색맞추기식 홍보형 사회공헌 보다는 실질적인 사회저 가치경영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기업이 환경·빈곤·불평등 등 사회 문제 해결에 앞장서야 지속 성장과 생존이 가능하다는 위기감에서 비롯한 변화의 물결이다. 


 '사회적 가치'를 만들어 내려는 기업의 혁신 시도가 하나둘씩 확산하고 있다.

최태원 회장이 이끄는 SK그룹은 돈도 벌면서 사회에 기여할 수 있도록 사업과 조직을 근본적으로 뜯어고치는 '딥체인지(Deep Change·근원적 변화)'를 진행 중이다. 

포스코는 새 수장인 최정우 회장 취임 100일을 맞아 '뉴(New) 포스코'의 화두 중 하나로 사회적 가치 창출을 공식화했다. 수소경제 시대를 앞두고 수소차 시장을 선도하려는 현대자동차의 미래 구상과 '광주형 일자리' 사업 추진도 사회적 가치를 접목하려는 비즈니스 모델로 꼽힌다. 

SK는 그룹의 모든 역량을 '딥체인지'를 위한 '사회적 가치' 창출에 쏟을 정도로 비즈니스 혁신에 가장 적극적이다. "미래 생존이 불확실한 '서든데스(Sudden Death·돌연사) 시대'에서 살아남으려면 기존의 껍질을 깨는 파격적 수준의 비즈니스 모델 혁신이 필요하다"는 최태원 회장의 경영 철학이 바탕이다. '딥체인지'의 방법론 중 하나가 사회적 가치 창출이다. 

SK는 2016년 말 그룹의 주요 경영 목표 중 하나로 '사회적 가치 창출'을 명문화했다. 최 회장은 올해를 '딥체인지'가 구체화하는 '뉴SK' 원년으로 선포하고 △경제적·사회적 가치를 병행 추구하는 '더블 바텀 라인(DBL)' 전략 △공유 인프라 △글로벌 경영 등 3가지를 방법론으로 제시했다. 

최 회장은 지난 달 제주에서 열린 그룹 CEO세미나에서 "사회적 가치는 사회와 고객으로부터 무한 신뢰를 얻을 수 있는 기반일 뿐 아니라 이제는 경제적 가치 이상으로 기업의 전체 가치를 높일 수 있는 핵심 요소"라며 "사회적 가치에 기반한 비즈니스 모델 혁신에 하루빨리 나서달라"고 당부했다.

SK의 사회적 가치 창출 노력은 미래 신사업과 기존 사업 등 비즈니스 측면은 물론 일하는 방식과 조직 혁신에 이르기까지 전방위적이다. 그룹의 미래 성장동력인 신사업 발굴의 제1원칙이 '사회적 가치'다. 그룹 투자 전문 지주회사인 SK㈜는 환경·교통·건강 문제를 해결하는 차량공유·에너지·바이오 등 미래 신사업 발굴에 올인하고 있다. 

올드 비즈니스(기존 사업)에서도 이윤 추구와 사회 문제 해결이 공존하는 혁신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최근 반도체 공정 과정의 온실가스 40% 감축, 폐기물 95% 재활용 등을 골자로 하는 '2022 에코비전'을 발표했다. SK이노베이션은 모어댄, 전주비빔빵 등 사회적 기업 육성에 열심이다. 


SK에너지가 GS칼텍스와 함께 하는 '홈픽 서비스'는 본업으로 사회적 가치를 만들기 위해 경쟁사가 손잡은 이례적인 사례다. 홈픽 서비스는 정유회사의 핵심자산인 주유소를 택배 거점인 공유 인프라로 활용하는 대표적인 사회적 가치 창출 모델이다.    

재계 6위인 포스코도 '사회적 가치 창출'을 주요 경영 목표로 내걸었다. 최정우 신임 회장은 지난 5일 취임 100일을 맞아 '100대 개혁과제'를 발표하면서 '기업시민'의 역할과 '사회적 가치'를 유독 강조했다. 

최 회장은 "기업은 임직원과 협력사, 주주, 고객 외에 주요 이해관계자인 지역주민과 사회 문제 해결에도 적극 나서야 한다"며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가 선순환하는 기업 생태계를 만들어 2030년 매출 100조원, 영업이익 13조원을 차질없이 달성하겠다"고 했다. 

재계 관계자는 "포스코의 '사회적 가치' 선언에는 순혈주의, 방만경영, 정치 외풍에 취약한 지배구조 등을 극복하고 사회에 기여해야 국민 신뢰 회복과 지속 성장이 가능하다는 인식 변화가 깔려 있다"고 분석했다.    

현대자동차가 광주시, 노조와 함께 논의 중인 '광주형 일자리' 사업 역시 사회적 가치를 만들어 내려는 시도다. 위기에 빠진 한국 자동차산업의 고임금 구조를 바꾸고 양질의 일자리를 만드는 사회통합형 비즈니스 모델이라는 점에서다. 현대차가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갖춘 수소차 사업도 대기오염 등 차량으로 인한 환경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미래형 비즈니스로 거론된다. 

재계 1위의 초우량 글로벌 기업인 삼성 역시 국민 신뢰 회복을 위해 본업으로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혁 고려대 사회적기업센터 소장(경영학과 교수)은 "기업의 사회적 기여에 대한 평가가 일차원적인 기부의 문제가 아니라 환경과 사회 전반을 둘러싼 다면 평가로 바뀌었다"며 "사회적 책임을 다하지 않는 기업은 지속가능성을 담보받을 수 없는 시대"라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