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한영석사장, 선임하루만에 울산 찾아 노사교섭 나서
현대중공업 한영석사장, 선임하루만에 울산 찾아 노사교섭 나서
  • 이원섭 기자
  • 승인 2018.11.07 2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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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영석 현대중공업 사장이 공동 대표이사 선임 하루 만에 울산을 찾아 노동조합 집행부를 만났다. 조선업 침체에 따른 경영 위기 극복의 최우선 과제인 노사문제의 해법을 찾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현대중공업 노사는 인력 구조조정을 둘러싼 극심한 노사갈등으로 3개월 만에 교섭을 재개한 상황이다.  

7일 현대중공업 노사에 따르면 한영석 현대중공업 대표이사는 이날 오후 울산 조선소에서 박근태 지부장 등 노동조합 집행부와 상견례를 가졌다. 현대미포조선 사장을 맡고 있던 한 사장은 지난 6일 그룹 사장단 인사에서 가삼현 현대중공업그룹 선박해양영업본부 사장과 함께 현대중공업의 공동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한 사장은 이날 노조와 만나 "'최고의 회사'라는 명예를 되찾아 후배들에게 물려줄 수 있는 좋은 일터를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어려운 현안들을 슬기롭게 해결해 안정된 회사, 보람을 느끼는 회사를 만드는데 협력해 나가자"고 말했다.

박 지부장은 "모두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며 "노조가 회사 경영의 동반자라는 인식으로 자주 소통하는 기회를 가지길 바란다"고 화답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이번 방문이 회사가 여러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임직원과 노조의 협력 및 동참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한 사장의 판단에 따라 진행됐다고 설명했다.

현대중공업 노사는 사장 교체가 이뤄진 전날 22차 임금 및 단체협상을 재개했다. 지난 7월24일 교섭 중단 이후 105일 만이다. 노사는 교섭이 중단된 이후에도 울산시가 중재자로 나선 노사정협의회에서 유휴인력 문제 해결 등 쟁점 현안에 대해 논의했으나 별다른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 했다. 이런 상황에서 한 사장이 노조 집행부를 전격적으로 방문한 것이다.

한 사장은 현대미포조선 사장을 지내면서 노사관계를 원만하게 이끌어 온 전례가 있다. 현대미포조선은 노사 합의로 3년 동안 기본급을 동결하는 등 노사관계를 인정받아 울산상공회의소로부터 '울산산업평화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회사 안팎에선 이런 이유로 얼어붙었던 노사 관계가 변할 것이란 기대도 나온다. 한 사장이 이날 면담에서 노조 입장을 경청하고 경영위기 극복을 위해 노사가 힘을 모아야 한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도 노사가 합심해야 난국을 헤쳐나갈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하지만 임금협상 등 쟁점 현안에 대한 입장 차이가 워낙 커 쉽게 실마리를 찾기는 어려울 것이란 관측도 많다. 노조는 임단협을 재개하면서 "원만한 노사관계를 바탕으로 경영의 어려움을 함께 해결해 나가는 모습을 기대한다"면서도 "경영위기 극복을 위해 재벌 총수가 현대중공업으로부터 '편취한' 자금을 현대중공업에 환원하여 경영의 어려움을 해결하자"고 요구했다.

노사 입장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는 가운데 의견 차이가 좁혀지지 않을 경우 올해 3차례 부분파업을 했던 노조가 '동투(冬鬪)'에 나설 가능성도 점쳐진다. 현대중공업 노조의 상급단체인 전국금속노동조합이 속해있는 민주노총은 오는 10일 전국노동자 대회, 21일 총파업대회 준비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앞서 조선업 불황으로 인한 일감 부족으로 꾸준히 인력 구조조정을 진행해왔다. 지난 8월 말부터 해양플랜트 부문의 일감이 바닥나자 사측은 해양사업본부 직원 무급휴직과 전직원의 기본급 20% 반납을 요구했으나 노조가 반발하면서 평행선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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