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량진 수산시장, 수협-구상인 양보없는 팽팽한 대립
노량진 수산시장, 수협-구상인 양보없는 팽팽한 대립
  • 안민재 기자
  • 승인 2018.11.07 21: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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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중당 ''용역-수협직원들 폭력 행사'' 주장도
민중당 제공
민중당 제공

 

구(舊) 노량진수산시장 상인들과 수협의 극한대치가 7일로 사흘째 이어지고 있다.

5일 수협의 전격적인 단전·단수로 격화된 양측의 대립은 폭력 문제로까지 커지는 모양새다.

민주노점상전국연합(민주노련) 노량진수산시장 현대화비상대책총연합회는 이날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날 집회 과정에서 상인들이 집단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상인들에게 수협과 용역 직원들이 시비를 걸었고 이에 항의하자 일방적으로 몸싸움을 유발했다"면서 "여성, 남성 가릴 것 없이 건장한 남성들에 둘러싸여 집단 린치를 당했고 이 과정에서 여성상인들은 성추행을 당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윤헌주 노량진수산시장 현대화비상대책총연합회 공동위원장도 마스크를 벗고 상처난 얼굴을 공개했다. 그는 "3차례 넘어졌고 무참히 밟혔다. 위원장인 제가 이 정도면 다른 상인들은 얼마나 많은 폭행을 당했겠나"라며 "노량진수산시장 현대화가 잘못됐다고 3년간 투쟁했음에도 수협은 가장 악랄하고 폭력적인 방법으로 마무리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노량진 수산시장에서 용역과 수협직원들이 폭력을 행사했다는 주장은 또 나왔다

민중당은 ''수협직원이 상인들보다 숫자가 많으면 일상적으로 폭행이 벌어지기 때문에 상인들은 해가 지고나면 혼자서는 돌아다니지도 못하는 상황''이라면서

''또 일상적인 언어폭력과 물리적 폭력으로 우울증에 걸리는 등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다. 현대화 사업 문제 해결과 더불어 상인들에 대한 트라우마 치료 등 조처하지 않으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를 상태''라고 말했다

민중당 대변인은 ''단전단수 중단을 촉구하는 집회를 마무리하고 정리 중이던 시장 상인에게 수협 직원과 깡패들이 시비를 걸더니, 이에 항의하자 일방적으로 몸싸움을 유발했다.''면서 ''평생을 장사밖에 모르고 살던 상인들이 여성, 남성 가릴 것 없이 건장한 남성들에 둘러싸여 집단 린치를 당했다. 20명이 넘는 상인이 심각한 상해를 입었다.''며 폭력행사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에 수협측은 구시장 상인들의 불법 행위를 먼저 지적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수협 관계자는 "3년째 남은 분들의 자리를 비워두고 있는데 듣지 않고 있기 때문에 생존권 주장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면서 "오히려 구시장 상인들이 신시장 경매차량의 진입을 막기 위해 앞에서 드러눕는 과격행위로 신시장 상인들의 생존권을 침해하는 상황"이라고 반박했다.

이 관계자는 "폭행이라고 주장하는 부분은 대부분 차량 앞에 드러누운 분들을 끌어내는 과정에 대한 것"이라면서 "혹여 폭행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쌍방간 이뤄진 것이다. 수협 직원들도 수없이 폭행을 당한 증거를 가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반면 수협 측은 안전검사에서 C등급 판정을 받은 기존 건물에서 더이상 장사를 허락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지난 8월 대법원 최종판결 이후 자진퇴거기한이 경과된데다 구시장은 지어진지 48년 된 노후건물로 낙석, 추락사고, 주차장 붕괴위험, 정전사고 등 시설물 안전이 심각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또 시장 이전 조건도 이미 2009년 양해각서를 통해 합의된 사항이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구시장을 지키고 있는 상인들은 현대화사업 자체가 잘못됐기 때문에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들은 비싼 임대료, 좁은 통로를 이유로 새 건물 입주를 거부하고 있다.

노량진수산시장은 서울시가 개설한 공영도매시장으로, 비록 토지와 건물은 수협의 소유라 할지라도 시장개설자 허락 없이는 강제로 시장을 폐쇄할 수는 없다고 반박하고 있다

이처럼 양측이 팽팽하게 자신들 입장만 견지하고 있어 극한 대치는 한동안 계속될 전망이다. 

구시장 상인 측은 단전·단수조치가 해제될 때까지 매일 집회와 농성을 이어가겠다는 입장이다. 윤헌주 위원장은 "수협의 폭력적 억압에 절대 굴복하지 않겠다. 목숨을 걸고 사수할 것"이라며 "법원에 단전·단수금지 가처분 신청도 냈다. 빠른 시간에 인용결정이 나오길 바란다"고 밝혔다.

수협 측 역시 "협상은 없다"는 입장이다. 수협은 9일 오후 5시까지 구시장 상인들을 대상으로 신시장 신청서를 받을 예정이다. 이때까지 이전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강제철거에 들어갈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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