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너리스크 '미스터피자' MP그룹 상장폐지여부 운명 가른다
오너리스크 '미스터피자' MP그룹 상장폐지여부 운명 가른다
  • 안민재 기자
  • 승인 2018.11.05 0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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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 뉴스화면 캡처
YTN 뉴스화면 캡처

 

갑질 논란으로 여론의 뭇매를 받았던 '미스터피자'  브랜드  MP그룹의 상장폐지 여부가 조만간 결정된다.

MP그룹의 상장이 유지되면 자금 유동성이 확보되면서 부활 신호탄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증시에서 퇴출당하면 재기는 더 어려워진다. 한국거래소가 MP그룹의 생사를 쥐고 있는 셈이다.

◇미스터피자, 다음 달 3일 '운명의 날' 

4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거래소는 다음 달 3일까지 미스터피자를 운영하는 MP그룹의 상장폐지 여부를 결정할 기업심사위원회를 열어야 한다.

앞서 거래소는 이달 12일 전에 기업심사위원회를 열 예정이었다.하지만 MP그룹이 지난달 24일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기간 연장'을 요청하면서 한 차례 기한이 미뤄졌다.

한 때 잘 나가던 미스터피자가 상장폐지 위기에 처한 것은 '오너 리스크' 탓이다. 지난해 6월 MP그룹 창업주인 정우현 전 회장이 가맹점주에게 갑질을 일삼고, 친인척 명의 납품업체를 통해 '치즈 통행세'를 챙긴 사실이 드러났다. 

같은 해 7월 정 전 회장이 횡령·배임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 되자 거래소는 상장적격성 심사에 착수, 개선 기간 1년을 부여했다. 개선 기간이 지난달 종료되면서 상장폐지 심사를 앞두고 있다.

거래소는 "(MP그룹) 심의 결과가 상장폐지에 해당하는 경우, 심의일 이후 15일 이내에 코스닥시장위원회를 개최해 상장폐지 여부 등을 확정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상장폐지 여부에 따라 MP그룹의 경영 상황이 달라질 것으로 보고 있다. 상장을 유지하게 되면 자금 상황에 숨통이 트이고, 시장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기회를 잡게 된다.

반면 상장폐지가 결정되면 자금 조달에 문제가 생기는 것은 물론 기업 이미지 추락도 불가피하다. 사실상 재기가 어려워지는 셈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상장폐지 여부가 중요한 변수"라며 "상장이 유지되면 재도약 계기가 되지만, 폐지되면 신뢰를 잃어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MP그룹 관계자는 "거래소의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고 답했다.

◇건물 팔아 빚 갚았지만…매출 회복이 '발목' 

MP그룹은 1년 전보다는 사정이 나아졌지만 아직도 위태롭다는 평이다.
 
정우현 회장이 떠난 후 MP그룹은 CJ푸드빌 출신의 김흥연 대표가 선장을 맡았다. 은행이 대출 연장을 거부하고, 전환사채 상환요구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김 대표는 자금난 해소와 경영정상화에 초점을 맞췄다.

그룹의 알짜 자회사인 MP한강 주식을 처분하고, 서울 서초 본사 사옥을 매각해 500억원에 달하던 금융 부채를 완전히 상환했다.

여기에 창사 이후 첫 희망퇴직을 진행했다. 미스터피자 구매협동조합을 설립하면서 가맹점주 달래기에 나섰다. 가맹점주들이 냉동새우와 베이컨, 샐러드 등 25개 품목을 협동조합에서 자체적으로 살 수 있게 했다.

치즈 통행세처럼 가맹점주들이 반발할 수 있는 꼼수를 차단하고, 투명한 공급시스템으로 이미지 개선에 나선 것이다. 아울러 가맹점주 복지를 위한 'MP그룹 복지재단 설립'도 추진 중이다.

업계에서는 김 대표 체제 이후 MP그룹이 빠르게 정상화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조직의 의사결정이 투명해지면서 가맹점주의 신뢰를 회복했다"며 "과거에 비해 많이 개선된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회사의 재무구조와 현금창출 능력 악화가 부담이다. 지난 2015년 1103억원이었던 MP그룹의 매출(개별 기준)은 2016년 970억원, 지난해 815억원으로 감소했다. 영업손실도 2015년 73억원에서 지난해 110억원으로 늘었다. 올 상반기 매출은 331억원이며, 영업손실은 109억원이다.

업계 관계자는 "갑질 등의 문제로 기업 이미지가 악화한 상황에서 매출을 회복하기 쉽지 않다"며 "당분간 영업에서 흑자를 기록하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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