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재건축 아파트값이 약 4개월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정부의 대출규제가 본격 강화돼 다주택자 대출이 막히면서 집값 하락 지역은 점차 늘어나는 분위기다.
2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이번 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은 둔화세가 뚜렷해져 지난주 0.11% 대비 0.08%포인트(p) 둔화된 0.03%를 기록했다.
특히 서울 재건축 아파트값은 지난 7월 13일(-0.01%) 이후 4개월여 만에 0.13% 떨어졌다. 하락폭은 지난해 8·2 대책 발표 이후 기록했던 -0.16%(지난해 8월18일 기준) 다음으로 큰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114 측은 "총체적상환능력비율(DSR) 대출규제가 본격적으로 강화돼 다주택자 대출이 막히면서 거래량이 줄고 있다"며 "강남권 중심으로 아파트값도 동반 하락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은 강북 일부 지역 집값이 소폭 오르면서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자치구 별로 △서대문구(0.24%) △노원구(0.14%) △도봉구(0.12%) △성북구(0.11%) △강서구(0.10%) △구로구(0.09%) △마포구(0.08%) 지역이 올랐다.
반면 고가재건축 아파트가 밀집한 △강남구(-0.05%) △강동구(-0.04%) △송파구(-0.01%)는 하락했다. 하락 지역은 지난주 한 곳에서 세 곳으로 늘어났다. 강남구는 재건축 단지인 개포동 주공고층7단지가 2500만~3000만원 하락했고, 대치동 은마아파트가 2500만~5000만원 떨어졌다.
신도시는 △광교(0.66%) △판교(0.13%) △파주운정(0.09%) △평촌(0.08%) △중동(0.04%) 등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경기·인천은 △안양(0.14%) △용인(0.14%) △수원(0.13%) △과천(0.09%) △구리(0.06%) △고양(0.05%) 등이 올랐다.
전세시장은 서울 한강이남 지역의 전셋값 하락이 확대되고 있다. 서울은 보합(0.00%)을 나타냈고, 신도시(-0.03%)와 경기·인천(-0.02%)은 하락했다.
특히 최근 몇 년간 대단지 아파트의 신규 입주물량이 늘어난 서울 강남과 서초를 비롯해 신도시 평촌, 위례, 경기 하남 등 지역에서 전셋값 하락이 두드러졌다.
서울은 △노원구(0.05%) △강서구(0.04%) △구로구(0.04%) △동작구(0.03%) △서대문구(0.03%) 지역은 전셋값이 오른 반면 △서초구(-0.04%) △강남구(-0.01%)는 떨어졌다.
신도시는 △판교(0.05%)가 소폭 상승했고 △평촌(-0.11%) △위례(-0.08%) △분당(-0.06%) △일산(-0.02%) 지역이 하락했다.
경기·인천은 △과천(0.11%) △성남(0.04%) △의왕(0.03%) 지역은 올랐고 △하남(-0.12%) △안산(-0.08%) △안양(-0.05%) △김포(-0.04%) 지역은 떨어졌다.
이미윤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9·13대책으로 다주택자의 대출이 어려워진 가운데 DSR대출 규제가 시행돼 주택자금 마련이 더 어려워졌다"며 "전방위적으로 강화된 대책 효과가 서서히 나타나 고가아파트 밀집 지역을 중심으로 거래량 감소세가 뚜렷해질 전망이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