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총수 자격으로 베트남 총리 처음 만난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총수 자격으로 베트남 총리 처음 만난다
  • 배원숙 기자
  • 승인 2018.10.31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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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30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응우옌 쑤언 푹(Nguyen Xuan Phuc) 총리와 면담했다. 6년 전 베트남을 방문했던 이 부회장이 삼성의 '총수' 자격으로 베트남 총리를 만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부회장은 현지시간으로 이날 오후 7시 하노이에서 응우옌 쑤언 푹 총리와 면담했다.

약 1시간 동안 비공개로 진행된 면담에서 이 부회장은 베트남에 삼성전자가 보유한 생산시설 운영과 현지 사업에 대한 협조를 부탁한 것으로 알려졌다.

푹 총리도 베트남에서 20여년간 대규모 투자를 통해 고용 창출과 경제활성화에 앞장선 삼성전자에 감사의 뜻을 전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푹 총리는 삼성전자가 베트남에서 해외 최대 규모의 생산시설을 운영하고 있는 것과 별개로 현지 인력 양성 등을 위해 연구개발(R&D) 분야에 대한 투자도 확대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진다. 

현지 언론 등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한국으로 돌아간 뒤에 푹 총리가 제안한 것처럼 투자가 가능한 다른 분야가 있는지 검토하기 위한 회의도 열겠다고 화답했다.

면담 자리에는 이 부회장 외에도 이동훈 삼성디스플레이 사장과 심원환 베트남 복합단지장 부사장이 삼성 측 대표로 참석했다. 베트남 정부에서는 부 다이 탕(Vu Dai Thang) 투자기획부 차관, 부 티 마이(Vu Thi Mai) 재무부 차관 등이 배석했다.

이 부회장이 베트남을 방문한 것은 2012년 이후 6년만이다. 당시에는 이건희 회장을 수행하는 자격으로 베트남을 찾았으나, 6년만에 삼성의 '총수'로 재방문해 베트남 총리와 면담한 것이다.

베트남 현지언론 '베트남넷'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자산과 매출 기준에서 현지 국영기업들을 모두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1995년 베트남에 진출한 지 22년만에 거둔 쾌거다.

1995년 호찌민에 베트남법인을 설립한 이후 삼성전자는 지금까지 휴대폰, TV, 세탁기 등 주력상품 대부분을 생산하는 이른바 '삼성 타운'을 구축해놓은 상태다.

2008년 박닌성 옌퐁공단에 휴대폰 생산시설을 지은 삼성전자는 현재 규모를 확대해 연간 1억대 이상의 스마트폰과 피처폰 등을 만들고 있다.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 화웨이, LG전자 등을 모두 제치고 세계 1위에 오른 것도 베트남에 대규모로 구축한 현지 생산라인 덕분에 가능했다는 분석이다. 베트남에서 고용한 인력만 10만명 이상에 달해 현지 경제·산업계에서 미치는 영향력이 막대하다는 평가다.

이 부회장이 2박3일 일정으로 베트남을 방문한 것도 현지의 스마트폰 공장을 점검하며 사업 전략을 구상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지난해까지 스마트폰 세계 1위를 유지하고 있지만 최근 중국, 인도, 북미 등 전세계 곳곳에서 점유율 하락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화웨이, 샤오미, 오포 등 중국 기업들이 공세를 펼치고 있어서다.

단말 사업을 담당하는 삼성전자 IM(IT&모바일) 부문의 영업이익 비중도 갈수록 낮아지는 추세다. 삼성전자의 연간 영업이익 중 IM부문의 비중은 2014년 58.2%에 달했으나 지난해에는 22%로 뚝 떨어졌다.

이 부회장이 스마트폰 사업을 점검하기 위해 글로벌 현장행보에 나선 것은 지난 7월 인도 노이다 공장 준공식 이후 두번째다. 당시 이 부회장은 인도 뉴델리 인근 노이다공단에서 열린 스마트폰 신공장 준공식에 참석해 문재인 대통령, 나렌드라 모디 총리 등을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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