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디지털세 신설..페이스북, 아마존등 다국적 IT기업 세금 부과 검토
영국, 디지털세 신설..페이스북, 아마존등 다국적 IT기업 세금 부과 검토
  • 최은경 기자
  • 승인 2018.10.30 13:1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내년 3월 유럽연합(EU) 탈퇴를 앞둔 영국이 EU와는 별도로 '디지털세'를 신설, 다국적 IT기업이 영국에서 벌어들인 돈의 2%를 세금으로 거둬들이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디지털세는 소득에 부과되고 있는 법인세와는 별개로 디지털 서비스 매출을 근거로 물리는 세금이다. 

AFP 통신에 따르면 필립 해먼드 영국 재무부 장관은 29일(현지시간) 의회에 참석,  "영국에서 수익성 있는 사업을 하는 다국적 기업은 그들의 공정한 몫을 지불해야 한다"며 디지털세 신설 계획을 밝혔다. 

해먼드 장관은 "세금은 2020년 4월 도입될 예정이며 전 세계 연간 매출액이 5억파운드 (7307억원) 이상인 기업에만 적용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디지털세로 영국 정부는 연간 4억파운드(5839억원)의 추가 세수를 확보할 수 있다"면서 온라인 판매 상품에 부과세를 추가 도입하는 건 아니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발언은 해먼드 장관이 '2018 정부 예산안'을 공개하는 자리에서 나왔다. 영국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지속된 재정긴축 기조를 끝내고 공공지출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다국적 IT기업에 대한 디지털세 도입은 전 세계적으로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사안이다. 국경에 상관없이 서비스가 제공되면서 이용자 거주지와 매출 발생지의 차이가 생겨 조세 형평성(세금을 거둘 때는 평등하고 균형있게 해야 한다) 논란이 있기 때문이다. 

스페인은 당장 내년부터 다국적 IT기업의 디지털 서비스 수익의 3%를 세금으로 걷기 위해 이달 초 디지털세 법안 초안을 발표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한국, 인도를 포함한 아시아태평양 지역과 중남미 국가 등 수십개국도 디지털세 도입을 검토 중이다.

앞서 EU는 다국적 IT기업이 세금을 거의 내지 않는 국가에 현지 기업을 세우고 디지털 서비스를 실제로 파는 국가에는 이익을 거의 신고하지 않는 방식으로 법인세를 줄이는 관행을 비판하며 가장 먼저 디지털세를 제안했다.

그러나 낮은 법인세를 앞세워 다국적 IT기업을 대거 유치한 아일랜드는 디지털세가 유럽 기업에 타격을 줄 수 있다며 반대하고 있다. 

EU와 미국의 무역전쟁이 전개될 가능성이 있는 상황에서 영국의 디지털세 도입이 양자간 통상마찰에 기름을 부을 수 있다고 AFP는 전했다. 

WSJ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영국에 보복관세를 부과하거나 IT 기업들이 세금을 단순히 고객에게 전가하는 방식을 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