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페이스샵 점주들 항의 집회 "화장품 로드샵, 편의점 보다 더 위험"
더페이스샵 점주들 항의 집회 "화장품 로드샵, 편의점 보다 더 위험"
  • 정미숙 기자
  • 승인 2018.10.25 14:2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화장품 로드숍이 편의점보다 훨씬 더 상황이 위험합니다. 큰 돈을 투자했고 12시간씩 밤낮으로 일해도 남는 이윤이 없으니 속이 곪아 터집니다. 가맹점주들도 먹고 살 수 있게 본사가 최소한의 상생을 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25일 오전 11시30분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 앞 집회에서 만난 더페이스샵 한 점주의 말이다. 이날 모인 점주 60여 명은 대부분 가이포크스 가면을 썼다. 이들은 "정도경영 어디 갔나 차석용은 실천하라" "사라진 정도경영 가맹점은 죽어간다" "말로는 정도경영 행동은 갑질 경영" 등의 구호를 외쳤다.
 
더페이스샵은 LG생활건강의 자회사다. 가맹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의사결정권을 쥐고 있는 LG생건이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다. 
 
점주들 중 상당수는 할 말이 많은듯 마스크를 벗고 취재진에게 답답함을 호소했다. 한 점주는 "H&B숍과 온라인이 커지고 1인 운영 매장이 늘어나는 시대적 흐름을 이해한다"면서 "그래도 점주들이 LG라는 대기업을 믿고 가맹점을 연 만큼 정도경영을 강조하는 LG에서 최소한의 책임을 보여야 하는 것 아니냐"고 호소했다.
 
다른 점주는 "로드숍 10분 거리 대형마트에 더페이스샵 매장이 생긴 후 매출이 3분의1토막이 났지만 본사에선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했다"며 "게다가 가맹점 공급가보다 더 싼 가격으로 인터넷에서 판매하니 살아 남을 길이 없다. 낭떠러지로 몰린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시종필 협의회 회장은 "개선해 달라고 요청하면 본사는 시뮬레이션을 돌리고 있단 말밖에 안 한다. 지난 3월부터 계속 그래왔다"며 "또 본사는 경영 상황이 좋지 않아 우리도 적자라고 무마시켜왔는데 정작 LG생건은 연간 1조원의 영업이익을 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가맹점주들의 요청을 받은 본사 담당자들은 수시로 인사 발령을 내는 식으로 '꼬리 자르기'가 이어지고 있다"며 "이번에 PRM 게시판에 글을 올린 영업총괄본부장도 결국 다른 부서로 가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집회에는 전혁구 이니스프리 가맹점주협의회장(을지로위원회 천안갑 지역위원회 운영위원장)이 방문해 힘을 보태기도 했다. 이니스프리 가맹점주협의회는 이날 오후 2시부터 아모레퍼시픽과 상생 방안에 대한 협상을 벌인다.
 
전혁구 협의회장은 "가맹사업 본질인 가맹점주들이 설 자리는 점점 사라지고 가맹본부만 배를 불리고 있다"며 "더페이스샵 점주들의 함성이 아모레퍼시픽 3개 브랜드와 모든 브랜드에 이어지고 삶의 터전을 지키려는 여러분들과 함께하겠다"고 외쳤다.
 
한편 더페이스샵 본사와 가맹점주들이 한국공정거래조정원을 통해 진행해 온 조정 절차가 지난 23일 최종 결렬됐다. 점주들은 이날 오전 11시30분부터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 남쪽 한강 대로변에서 시위를 벌였다. 오후 3시부터는 30여명(경찰 측 제한인원)이 국회 앞에서 시위를 벌일 예정이다. 또 담당 법무법인과 함께 오는 11월 공정거래위원회에 더페이스샵을 신고할 계획이다. 더페이스샵은 LG생활건강의 자회사다. 
 
더페이스샵 일부 가맹점주들은 본사가 △물품 매입유도 △공급가 10% 인상 △온라인 판매 확대 △네이처컬렉션으로 전환 유도 등 이른바 '갑질'을 자행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또 여러 가지 문제 사항 중에서도 가맹본사가 무분별한 온라인 가격할인 정책을 펼쳐 로드숍의 존재 가치를 없애버렸다며 반발하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