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원생 개인비서 부리듯..교수갑질 근절 안돼
대학원생 개인비서 부리듯..교수갑질 근절 안돼
  • 최은경 기자
  • 승인 2018.10.24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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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들의 대학원생 갑질이 여전히 난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논문 통과 등에 '전권'을 쥐고 있는 교수들이 대학원생을 운전기사로 부리거나 쇼핑 심부름, 이사짐 나르기 등 사적인 일에 동원했다는 주장이 나온 것

강태경 전국대학원생노동조합 부위원장(고려대 대학원생)은 23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가 진행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기관 국정감사에 참고인으로 참가해 "우리(대학원생들)는 노예"라며 "우리가 하는 일은 노동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심지어 사람 대접도 받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전국대학원생노조는 대학원생들의 학습권·노동권 등을 쟁취하기 위해 꾸려진 조합이다.

강 부위원장은 "우리는 국가 연구개발(R&D) 사업의 전체 23%를 담당하고 있음에도 우리가 하는 연구는 노동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면서 "심지어 교수의 이삿짐 나르기, 운전사, 쇼핑 심부름, 교수 제자의 심부름 등 우리가 하고 있는 일은 모두 언급하기도 힘들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견디기 어려운 부분은 '인건비 유용'이라고 강 부위원장은 강조했다. 그는 "학생들이 연구비로 받은 돈을 넣어둔 통장임에도, (연구실에)필요한 비품을 구입할 때만 통장에 있는 금액을 사용할 수 있고 그 외에는 사용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강 부위원장이 문제 해결방법으로 제시한 것은 학생이나 교수가 아닌 제3자가 연구비를 관리하는 방식이다. 그는 "기관이 됐든 정부가 됐든 교수나 학생이 아닌 제3자가 연구비를 관리하고, 제대로 관리하지 못했을 경우 책임을 묻는 방식으로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것이 노동법의 권리를 보장하는 것이며 교수와 학생의 관계를 평등하게 바꿀 수 있는 방법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이진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1차관은 "학생연구원의 열악한 처우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면서 "가능하다면 학생들이 있는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들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노정혜 한국연구재단 이사장도 "지난 4월에 석박사과정생과 포스트닥터 등 현장의 의견을 수렴했다"면서 "앞으로도 꾸준히 수렴해 의견을 제도개선에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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