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총 " 가족에게 기업 물려줄 경우 실제 상속세 부담, 우리나라 세계 최고 수준"
경총 " 가족에게 기업 물려줄 경우 실제 상속세 부담, 우리나라 세계 최고 수준"
  • 안민재 기자
  • 승인 2018.10.18 23: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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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기업이 외국에 비해 가업 상송 공제 요건이 까다롭고 대상도 제한되어 활용이 저조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국경영자총협회(회장 손경식, 이하 ‘경총’)가 발표한 「국제비교를 통해 본 우리나라 상속․증여세제 현황 및 개선방안」에 따르면, 가족에게 기업을 물려줄 경우 우리나라 상속세 부담이 세계 최고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뿐만 아니라 중소․중견기업의 상속세 부담 경감을 위해 도입된 가업상속공제 제도 역시 외국에 비해 요건이 까다롭고 대상도 제한되어 활용도가 낮았다. 경총은 "지금과 같이 중소․중견기업이 높은 상속세 부담으로 기업을 매각하거나 해외 이전을 검토하는 상황이 지속될 경우 국부 유출과 경제성장 잠재력 저하가 우려된다며, 기업승계 시 세율 인하, 가업상속공제 요건 완화 등의 세제 개선이 시급히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가족에게 기업을 물려줄 경우 실제 상속세 부담은 사실상 우리나라가 세계 최고 수준

  OECD 국가 중 직계비속에게 적용되는 상속세 명목 최고세율은 우리나라(50%)가 일본(55%) 다음으로 2번째로 높지만, 일반적인 상속 형태인 “주식으로 직계비속에게 기업을 물려주는” 경우 최대주주 주식 할증(최대 30%)이 적용돼 실제 부담하는 최고세율은 우리나라(65%)가 일본(55%)보다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해외에서는 직계비속 기업승계 시 일반 상속세율보다 낮은 세율로 인하해주거나 큰 폭의 공제 혜택을 부여하여 상속세 부담을 경감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OECD 35개국 중 30개국은 직계비속 기업승계 시 상속세 부담이 없거나(17개국), 세율 인하 혹은 큰 폭의 공제 혜택을 제공(13개국)하고 있다.

  또한 독일, 벨기에, 프랑스 같은 국가는 가족에게 기업승계 시 세율 인하뿐만 아니라 큰 폭의 공제혜택까지 제공하고 있다. 독일의 경우, 직계비속에게 기업승계 시 상속세 명목 최고세율이 기존 50%에서 30%로 인하되며, 큰 폭의 공제 혜택까지 적용되면 실제 부담하는 최고세율은 4.5%로 낮아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업상속공제, 요건이 까다롭고 대상도 제한되어 외국에 비해 활용 저조

  우리나라의 가업상속공제 제도는 과거에 비해 상한(1억→500억원)과 대상이 확대(중소→중소․중견기업)되었으나, 여전히 사업영위기간 10년 이상, 10년간 대표직 및 지분 유지 같은 외국보다 까다로운 사전․사후 요건으로 활용이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해외 국가들의 가업상속공제 제도는 요건이 간소화되어 있고, 공제 상한도 없어 상속세 부담을 경감시켜 주고 있다. 경총은 보고서에서 해외 주요국의 가족승계 및 장수기업을 높이 평가하는 사회․문화적 배경과 정책적 지원에 따라 이들 국가에서 다수의 강소기업이 탄생할 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경총은 기업승계 시 해외보다 불리한 상속세 세율 인하(기존 상속세 명목 최고세율 50%를 25%로 인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편 가업상속공제 제도 요건 완화 및 대상 확대를 통해 원활한 기업승계를 지원함으로써 경제 전반의 활력과 국가경쟁력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OECD 국가 중 유일한 일률적인 지배주주 주식 할증 평가를 폐지하고 상속세 과세방식을 유산세에서 유산취득세로 변경해, 부의 분산 기능을 강화하고 공평 과세를 실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경총은 기업승계가 단순한 부(富)의 이전이 아니라 기업의 존속, 체화된 노하우 및 핵심기술 전수, 일자리 창출 및 유지, 기업가 정신 함양 등 사회․경제적으로 미치는 긍정적 효과를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기업승계 문제를 ‘부의 대물림’, ‘불로소득’이라는 부정적 시각에서 벗어나, ‘일자리 창출․유지’, ‘고유기술 및 노하우 계승’이라는 관점에서 접근해 줄 것을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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