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대통령, 평양시민 향한 공개 연설 " 70년간 적대 청산, 평화의 큰 걸음 내딛자"
문대통령, 평양시민 향한 공개 연설 " 70년간 적대 청산, 평화의 큰 걸음 내딛자"
  • 이원섭 기자
  • 승인 2018.09.20 10: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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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청와대/평양사진공동취재단
사진=청와대/평양사진공동취재단

 

문재인 대통령이 평양시민을 향해 공개 연설을 통해 역사적인 순간을 맞이했다.

문대통령은 19일 밤  평양 능라도 ‘5월1일 경기장’ 연설에서 “70년간의 적대를 청산하고 다시 하나가 되기 위한  평화의 큰 걸음을 내딛자고 제안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집단체조를 관람한 뒤 15만여 명의 북한 관람객들 앞에서 행한 연설을 통해  “오늘 한반도에서 전쟁의 공포와 무력충돌의 위험을 완전히 제거하기 위한 조치들을 구체적으로 합의했다"면서 “백두에서 한라까지 아름다운 우리 강산을 영구히 핵무기와 핵위협이 없는 평화의 터전으로 만들어 후손들에게 물려주자고 확약했다"고  평양공동선언의 내용을 소개했다.

문대통령은  또 “북녘 동포들이 어떤 나라를 만들어 나가고자 하는지 가슴뜨겁게 보았다. 얼마나 민족의 화해와 평화를 갈망하고 있는지 절실하게 확인했다”면서 “우리민족은 우수하다. 우리 민족은 강인하다. 우리 민족은 함께 살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문재인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의 소개에 이어 연설을 시작했다.  김 위원장은 “문재인  대통령이 역사적인 평양 수뇌상봉과 회담을 기념하여 평양시민 여러분 앞에서  직접 뜻깊은 말씀을 하시게 됨을 알려드린다”며 “오늘의 이 순간 역시 역사는 훌륭한 화폭으로 길이 전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의 연설이 끝난 뒤 15만 관중들의 기립박수와 환호가 끊기지  않는 가운데 남북 정상은 손을 맞잡아 높이 들어올려 인사를 한 뒤 퇴장했다.

이날 문재인 대통령 부부와 김정은 국무위원장 부부는 19일 오후 7시 평양 ‘대동강 수산물 식당’에서 만찬을 했다.

사진=청와대/평양공동사진취재단
사진=청와대/평양공동사진취재단

 

당초 이날 만찬은 문 대통령이 특별수행원 경제인들을 위해 마련한 식사자리였는데, 김 위원장이 뒤늦게 참석 의사를 밝혀와 두 정상 부부가 함께 하는 저녁 식사가 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식당에는 일반 시민들이 퇴근 후 저녁 먹기 위해 가족단위로 식당을 찾고 있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부부, 직장동료 단위 보다는 대규모 가족 손님이 더 많았다.

문 대통령은 김 국무위원장을 기다리는 동안  식사 중인 북한 일반 주민 테이블을 찾아가 인사를 나눴으며,  초밥식사실에서 식사중인  가족들에게 “어떻게 오셨습니까”라고 먼저 말을 건넸다. 이 가족들은 “3대가 함께 왔다”라는 답변을 했다.

서양 료리 식사실에서는 “음식 맛있습니까? 우리도 맛보러 왔습니다”면서 “아마도 우리가 다녀가고 나면 훨씬 유명한 곳이 될 것 같습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북한 주민들은 일어서서 박수를 치며 문 대통령과 악수를 나눴고, 문 대통령이 손을 흔들자 북한 주민들은 따라서 손을 흔들기도 했다.

다음은 문재인 대통령의 연설 전문.

평양시민 여러분 북녘의 동포 형제 여러분, 평양에서 여러분을 이렇게 만나게 되어 참으로 반갑습니다. 남쪽 대통령으로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소개로 여러분에게 인사말을 하게 되니 그 감격을 말로 표현할 수 없습니다.

여러분, 우리는 이렇게 함께 새로운 시대를 만들고 있습니다.

동포 여러분, 김정은 위원장과 나는 지난 4월 27일 판문점에서 만나 뜨겁게 포옹했습니다.

우리 두 정상은 한반도에서 더 이상 전쟁은 없을 것이며 새로운 평화의 시대가 열렸음을 8000만 우리 겨레와 전 세계에 엄숙히 천명했습니다.

또한 우리 민족의 운명은 우리 스스로 결정한다는 민족 자주의 원칙을 확인했습니다.

남북관계를  전면적이고 획기적으로 발전시켜 끊어진 민족의 혈맥을 잇고 공동번영과 자주 통일의  미래를 앞당기자고 굳게 약속했습니다 . 그리고 올해 가을 문재인 대통령은 이렇게 평양을 방문하기로 했습니다.

평양 시민 여러분, 사랑하는 동포 여러분. 오늘 김정은 위원장과  나는 한반도에서 전쟁의 공포와 무력충돌의 위험을 완전히 제거하기 위한 조치들을 구체적으로 합의했습니다.

또한 백두에서 한라까지 아름다운 우리 강산을 영구히 핵무기와 핵위협이 없는 평화의 터전으로 만들어 후손들에게 물려주자고 확약했습니다. 그리고 더 늦기 전에 이산가족의 고통을 근원적으로 해소하기 위한 조치들을 신속히 취하기로 했습니다.

나와 함께 이 담대한 여정을 결단하고 민족의 새로운  미래를 위해 뚜벅뚜벅 걷고 있는 여러분의 지도자 김정은 국무위원장께 아낌없는 찬사와 박수를 보냅니다.

평양 시민 여러분 동포 여러분, 이번 방문에서 나는 평양의 놀라운 발전상을 보았습니다. 김 위원장과 북녘 동포들이 어떤 나라를 만들어 나가고자 하는지 가슴뜨겁게 보았습니다.

얼마나 민족의 화해와 평화를 갈망하고 있는지 절실하게 확인했습니다.

어려운 시절에도 민족의 자존심을 지키며 끝끝내 스스로 일어서고자 하는 불굴의 용기를 보았습니다.

평양시민 여러분 동포 여러분, 우리 민족은 우수합니다. 우리 민족은 강인합니다. 우리 민족은 평화를 사랑합니다. 그리고 우리 민족은 함께 살아야 합니다.

우리는 5000년을 함께 살고 70년을 헤어져 살았습니다. 나는 오늘 이자리에서 지난 70년 적대를 완전히 청산하고 다시 하나가 되기 위한 평화의 큰 걸음을 내딛자고 제안합니다.

김정은 위원장과 나는 북과 남 8000만 겨레의 손을 굳게 잡고 새로운 조국을 만들어 나갈것입니다. 우리 함께 새로운 미래로 나아갑시다.

오늘 많은 평양 시민, 청년, 학생, 어린이들이 대집단 체조로 나와 우리 대표단을 뜨겁게 환영해주신것에 대해서도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수고하셨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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