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권 칼럼]06. 변화의 속도, 빠르게 더 빠르게
[김용권 칼럼]06. 변화의 속도, 빠르게 더 빠르게
  • 김용권 교육전문위원
  • 승인 2018.07.02 10: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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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 역사의 99%, 인지혁명

약 200만 년 전부터 살았던 ‘호모(Homo)’라는 학명이 붙은 인류의 직접적인 조상 ‘호모 에렉투스’가 1891년에 자바에서 발견되었다. 호모 에렉투스는 도구를 만들어 사냥을 했고 불을 피웠으며 음식을 익혀 먹기도 했다. 그리고 공동체 의식이 있어 허약한 자를 돌보기도 했다. 호모 에렉투스들이 만든 석기와 도구는 다양하고 정교했지만 100만 년의 시간 동안 거의 변화가 없었다.

지금으로부터 20만 년 전에는 우리와 보다 더 비슷한 인류가 나타났다. 이들에게는 ‘호모 사피엔스 사피엔스’라는 학명이 붙었으며, 언어를 사용하여 집단학습을 하기 하였다. 생존에 유용한 지식들이 세대를 거쳐 점차 축척되었다. 수렵과 채집을 통해 생활하였으며, 수렵과 채집의 다양한 방법을 집단학습을 통해 전수하였다. 수렵과 채집을 할 때는 수 십 명 정도의 집단을 만들어 돌아다닌 것으로 추측된다.

이렇게 번성하던 아프리카의 인류는 약 7만 5000년 전에 급작스럽게 폭발한 화산에 심한 타격을 입었다. 화산 폭발로 발생한 화산재는 하늘 높이 올라가 기후변화를 일으켰다. 추위가 닥쳐오고 먹을 것은 부족해만 갔다.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던 풀과 과일들, 사냥감들이 사라졌다. 추위와 굶주림이 계속되자 많은 인류가 죽어갔다. 이 과정에서 ‘호모 사피엔스 사피엔스’ 일부가 아프리카를 떠나 약 5만 년에 걸쳐 전 지구로 퍼져 나간다. 그 과정에서 이들은 다른 종들에게는 없었던 ‘언어’를 사용하여 어려움을 이겨냈다. 정교한 항해술, 방한 기술, 사냥 기술을 개발하여 각 지역의 환경에 적응하였다. 그리하여 이들은 얼마 지나지 않아 예전의 인구수를 회복하였다. 하지만 다른 종들은 이를 극복하지 못하고 지구상에서 자취를 감추었다.

인류역사의 1%, 농업혁명

인류는 역사의 99%에 달하는 기간 동안 수렵과 재집 활동을 하며 살아왔다. 약 1만 년 전부터는 농업 활동이 시작되었다. 가장 최초의 농업 방식은 단순한 원예농법이었다. 나무를 베어 한군데로 모은 후 태워서 재를 만들고, 여기에 작물을 바로 심는 방식이었다. 당시에는 이렇게 만든 재가 유일한 비료이었기 때문에 재가 비나 바람에 없어지게 되면 농사를 쉬거나 다른 곳을 옮겨갈 수밖에 없었다.

농경사회는 약 5,000년 전에 등장하였다. 농사에 동물을 활용하고, 쟁기와 수레 같은 농기구를 활용함으로써 대규모의 토지를 경작하는 것이 가능하게 되었다. 주어진 토지를 매우 집약적으로 사용하였고, 많은 노동력을 투입하여 생산성은 더욱 높아져 갔다.

인류역사의 ?%, 과학혁명과 미래

과학의 역사에서는 지금이나 예전이나 변화들이 끊임없이 일어난다. 특히 16~17세기 동안 일어났던 변화들을 일반적으로 과학혁명이라고 부른다. 이 시기에는 갈릴레이, 뉴턴 등에 의해 고전 역학의 확립과 자연관 ․ 세계관의 변화가 급격하게 일어났다. 과학의 방법, 과학의 내용, 과학이 실행되는 방식에서도 커다란 변화가 일어났다.

영국의 과학사학자 버터필드는 1952년 《근대 과학의 기원》이라는 저서에서 ‘근대’의 시작을 일반적으로 알려진 르네상스나 종교개혁 대신 16~17세기의 ‘과학혁명’으로 보았다. 버터필드는 과학 혁명에 대해 고대 및 중세의 아리스토텔레스적 과학을 새로운 형태의 과학으로 대체시킨 혁명적인 사건으로 보았다.

과학 혁명은 1543년에 코페르니쿠스가 《천구의 회전에 관하여》를 출간하여 우주의 중심이 태양임을 선언함으로써 시작되었다. 그리고 1687년 뉴턴의 《자연철학의 수학적 원리》로 종결되었다. 과학혁명의 핵심은 자연과 우주에는 수학적 법칙이 존재하고, 이러한 법칙을 발견함으로써 인간이 세상을 발전시킬 수 있다는 믿음이었다.

이러한 믿음의 기틀 아래 우리는 계속 과학을 발전시켜왔고 현재에 이르렀다. 그리고 그러한 발전 속도는 점점 빨라져 믿을 수 없을 정도가 되었다. 미래학자 버크민스터 풀러는 ‘지식 두 배 증가 곡선(Knowledge doubling curve)’을 제시하면서 인류의 지식 총량이 늘어나는 속도를 설명하였다. 그는 인류가 만들어낸 지식의 총량이 100년마다 두 배씩 증가해왔다고 한다. 그리고 1900년대부터는 25년으로, 현재는 13개월로 주기가 점점 단축되었다고 한다. 이 속도는 점점 더 빨라져 2030년이 되면 지식 총량이 3일마다 두 배씩 늘어나는 ‘지식 빅뱅’이 일어난다고 한다. 실제로 생물학적 데이터는 9개월, 의학 분야의 지식은 2~3년마다 두 배씩 증가하고 있다. 그리고 유튜브에서 2달 동안 올라오는 동영상이 미국의 방송 3사가 지난 60년 동안 제작해온 동영상보다 더 많다고 한다.

1900년 뉴욕의 맨해튼 거리에는 마차가 다니고 있었다. 그리고 자동차가 한 대, 두 대 나타나기 시작하였고, 마차는 곧 자취를 감추었다. 3,000년 동안 이어져왔던 마차산업이 사라는데 13년이라는 시간 밖에 걸리지 않았다. 이러한 변화는 계속되어 현재는 내연기관 자동차를 전기자동차로 대체하려한다.

이러한 변화는 속도는 인터넷 환경에서 더 확실히 느낄 수 있다. 현재 구글에서 1초 동안 검색되는 횟수가 4만 번이다. 그리고 1개의 검색어를 검색하는데 1천대의 컴퓨터가 사용되며, 1개를 검색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0.2초이다. 페이스북을 하루 동안 이용하는 사용자 수가 10억 명이 넘고, 유튜브에는 1분마다 400시간 분량의 동영상이 업로드 되고 있다. 하루로 치면 65년 분량의 동영상이 업로드 되는 셈이다. 인터넷을 오랫동안 사용한 사람들이라면 초기 인터넷과 비교하여 엄청난 변화가 짧은 시간에 이루어졌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앞서 인류역사의 시작, 농업혁명, 과학혁명 등 인류역사에 있어서 중요한 변화들을 살펴보았다. 이를 통해 인류의 역사가 변화하는 속도가 점점 짧아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변화의 크기도 그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커지고 있다. 우리가 변화의 물결 속에 있기 때문에 변화의 속도나 크기를 잘 느끼지 못하지만, 만약 냉동인간이 되어 10년 뒤에 깨어난다면 원시인 취급을 받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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