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권 칼럼]04. 4차 산업혁명은 과연 새로운 세상을 만들 것인가?
[김용권 칼럼]04. 4차 산업혁명은 과연 새로운 세상을 만들 것인가?
  • 김용권 교육전문위원
  • 승인 2018.06.28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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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이란

2016년 1월 20일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은 주요 의제로 '4차 산업혁명의 이해(Mastering the Fourth Industrial Revolution)'를 설정했다. 세계경제포럼은 기업인, 경제학자, 언론인, 정치인 등 각계각층의 전문가들이 모여, 정보를 교환하고 세계 경제 발전방안에 대한 연구와 토론을 하는 국제민간포럼이다. 세계경제포럼은 비영리재단으로 독립적으로 운영하며 스위스 제네바에 본부를 두고 스위스 연방정부의 감독을 받는다. '세계경제올림픽'으로 불릴 만큼 권위를 갖는 세계경제포럼이 유엔의 비정부자문기구로 성장하면서, 세계무역기구나 G7 회담 등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1981년부터 매년 1~2월에 주로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기 때문에 '다보스 포럼'으로 불리기도 한다.

2016년에는 '직업의 미래' 보고서를 통해 제4차 산업혁명이 올 것을 예측하였다. 제3차 산업혁명과 달리 물리적 공간과 디지털적 공간, 생물학적 공간의 경계가 사라지는 초융합 상태가 도래한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일자리와 사회구조 변화가 급격하게 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4차 산업혁명의 화두를 본격적으로 던진 세계경제포럼 클라우스 슈밥 회장은 4차 산업혁명이 3차 산업혁명과 세 가지 면에서 완전히 다르다고 주장했다. ‘속도’, ‘범위’, ‘체제’의 세 측면에서 3차 산업 혁명에서 이어지는 변화가 아닌 새로운 차원의 변화라고 보았다. 자신의 책 <4차 산업혁명>에서 4차 산업혁명을 '3차 산업혁명을 기반으로 한 디지털과 바이오산업, 물리학 등 3개 분야의 융합된 기술들이 경제체제와 사회구조를 급격히 변화시키는 기술혁명'으로 정의했다.

4차 산업혁명이라는 용어는 클라우드 슈밥 회장이 언급하기 앞서, 독일이 전통적으로 강세를 보이던 제조업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프로젝트 '인더스트리 4.0(Industry 4.0)'에서 먼저 사용되었다. 실용적인 사고방식과 ‘마이스터 제도’를 기반으로 한 독일 제조업은 한 때 세계 최고로 통하기도 했다. 하지만 독일은 2008년 미국에서 시작된 금융위기 이후 강점이던 제조업이 위기를 겪으면서 네 번째 산업혁명을 일으키고자 하는 의미에서 '인더스트리 4.0'이란 용어를 만들어 사용했다.

어렵게만 느껴지는 4차 산업혁명에 대한 개념이 우리생활 속으로 들어오게 한 사건이 있다. 2016년 3월에 인공지능 바둑 프로그램 알파고(AlphaGo)와 이세돌의 바둑 대국은, 인공지능과 로봇,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등을 통한 새로운 융합과 혁신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4차 산업혁명의 한 단면을 보여주었다. 이세돌 바둑기사가 인공지능 바둑 프로그램과의 대국에서 패하면서, 인공지능이 인간의 지능을 모방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인간의 지능을 초월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충격을 주었다. 더구나 멀지 않은 미래에 인간이 인공지능에게 많은 일자리를 내주고 밀려날 것이라는 어두운 전망들은,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크게 했다.

알파고와의 대국 이후 전 세계적으로 많은 미래학자와 연구기관에서 제4차 산업혁명과 이에 따른 산업과 사회의 변화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동시에 초등학교 수업 현장과 우리 집 식탁에서도 다뤄지는 중요한 이야기 주제가 되었다.

아이언맨 영화 속 ‘자비스’는 융합의 아이콘

영화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 속 자비스는 이전 시리즈 속 모습과 마찬가지로 토니의 집사 및 파트너로서 역할을 한다. 그리고 주인공 토니 스타크와 같이 울트론 AI 제작 작업을 한다. 그러다가 우연히 울트론이 작동하게 되고 울트론에게 파괴된다. 하지만 다행이 완전히 파괴되지 않고 네트워크로 숨어들게 된다. 그 후 비브라늄으로 만든 몸에 이식되고, 마인드 스톤의 힘까지 더해져 비전이라는 새로운 존재로 태어난다.

자비스는 인공지능에서 강한 신체에 사람보다 깊게 사고하는 비전이라는 존재로 변화는 과정에서 물리적 공간, 디지털 공간, 생물학적 공간을 뛰어넘는 놀라운 융합의 과정을 보여준다. 우리가 말하는 4차 산업혁명에서 나타날 융합의 아이콘은 아이언맨 영화 속의 자비스가 될 수도 있다.

 

4차 산업혁명은 모든 것을 바꿀 것인가?

산업혁명은, 인간의 힘을 이용하거나 동물과 도구를 이용한 농업과 수공업 중심의 경제에서 인간이나 동물의 힘이 아닌 기계를 이용한 공업과 제조업 중심의 경제로 산업구조가 새롭게 변화한 것을 말한다. 혁명이 기존의 체제나 관습, 제도를 짧은 시간 내에 허물고 새로운 것으로 바꾸는 것을 의미하듯, 산업혁명은 새로운 기술을 통해 새로운 산업형태를 만듦으로써 산업, 정치, 사회, 문화 등 우리생활 전체를 변화시켰다.

1700년대 중반의 1차 산업혁명에서는 방적기와 증기기관 등이 개발되고 개량이 거듭되면서 변화를 이끌었다. 1차부터 3차까지 계속된 기술의 발전은 인간이 물리적인 힘으로 할 수 없는 한계를 넘어설 수 있게 해 주었다. 기술의 발전을 통해 인간은 위험한 작업에서 벗어날 수 있었고 동시에 재화의 생산량을 크게 높일 수 있었다. 특히 이동수단과 통신수단의 발달은 거리의 한계를 뛰어넘게 했다.

대량생산 방식은 상품의 가격을 낮추고 품질은 높여 산업혁명의 혜택이 여러 사람들에게 돌아갈 수 있게 했다. 그 결과 중산층이 증가하고 교육의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사람들이 증가했다. 정치적으로는 민주주의가 발전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하였다. 그 이후에는 자동화, 인터넷, 정보화 등 새로운 변화를 거듭하게 된다. 이러한 산업혁명(1차~3차)은 불과 200여 년 만에 이루어졌으며, 그 이전의 7만년 동안 인간생활과는 완전히 다른 모습을 만들었다.

산업혁명이 시작한지 250년이 지난 지금 인간은 다시금 네 번째 급격한 변화를 앞에 두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은 인간의 물리적 한계를 넘어섰던 기존의 산업혁명과는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이루어지고 있는데, 바로 인간 지능의 한계를 넘어서는 기술과 사물과 사물을 연결하는 기술을 바탕으로 하기 때문이다. 인간과 같이 사고하는 인공지능을 만들어 인간이 하던 일들을 대신하려는 시도들이 현재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또 인간이 사물을 직접 조정하지 않아도 설정된 프로그램대로 작동하거나 멀리 떨어진 곳에서 원격으로 작동시킬 수 있는 것들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 이렇게 되면 인간생활은 기존의 산업혁명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큰 변화를 겪을 것이다.

특이점이 온다(The Singularity is Near), 레이 커즈와일(Ray Kuzweil), 2005

엔지니어이자 미래학자인 커즈와일은 2005년 자신의 책을 통해 40년 후를 내다보았다. “이때야말로 진정 심오한 변화의 시기다. 그래서 나는 2045년을 특이점의 시기로 예상한다.” 커즈와일이 말하는 특이점이란 기술 변화의 속도가 매우 빨라지고 그 영향이 매우 깊어서 인간의 생활이 되돌릴 수 없도록 변화되는 시기다. 다시 말해 기술이 인간을 초월하는 순간이다.

그리고 커즈와일은 특이점 시대에는 핵심적인 GNR(유전공학, 나노공학, 로봇공학)혁명 덕분에, 우리는 생물학적 인간의 한계를 극복하고 기계가 되어가는 한편 기계는 인간이 된다고 하였다. 인간과 기계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인공지능이 인간의 지능을 넘어서는 시점, 그 특이점은 과연 올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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