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논평>"일해의 그늘에 갇힌 화려한 휴가"
<성명/논평>"일해의 그늘에 갇힌 화려한 휴가"
  • 데일리경제
  • 승인 2007.08.17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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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논평>"일해의 그늘에 갇힌 화려한 휴가"
최근 합천군의 일해공원에서 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이 ‘화려한 휴가’를 상영하기로 한 것에 대해 합천군이 ‘공권력을 투입해서라도 막겠다’고 밝힌 것은 심히 유감이다. 왜냐하면 지금 보이는 합천군의 행동 자체가 스스로의 공공성과 도덕성을 훼손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행 법령상 어디에도 시민들의 자유로운 문화행사를 관청이 일방적으로 불허하도록 하지 않는다. 다만 시설의 훼손 가능성이 있을 경우에만 그렇다. 그렇기 때문에 야외 영화상영을 이유로 공원이나 문화센터와 같은 공공시설의 사용이 제약된 사례가 단 한차례도 없는 것이다. 그런데 합천군이 민주화 20년의 시계를 뒤로 돌리려 하고 있다.

합천군이 애초에 시민공원을 일해공원으로 바꾼 것부터가 잘못됐다. 그렇지 않다면 영화 한편에 수많은 주민들을 대표하는 군이 이렇게 호들갑을 떨 필요가 없는 것이다. 역사적 인물에 대한 존경은 그가 행한 행적의 공과에 대한 명확한 판단을 전제로 한다. 만약 고향 인물이기 때문이라는 주장이라면, 우리가 일본의 야스쿠니 신사참배에 대해 뭐라 할 자격이 있는 건가?

민주노동당은 당차원에서 대책위를 구성하여 전당적으로 이 문제를 대응해왔다. 왜냐하면 과거의 오점에 대한 명확한 성찰과 반성없이는 어떠한 역사적 전진도 불가능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특히 문화관광위원회 소속 국회의원으로서 하나의 문화작품이 관에 의해 ‘공권력’ 운운되는 처지를 바라보는 마음은 착잡하다.

합천군은 우리가 힘겹게 싸워서 일궈온 민주화의 시계를 뒤로 돌린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 그리고 공공기관으로서 주민들의 자발적인 문화행사에 개입하면서 호들갑을 떨어서는 안 된다. 개인적 신앙이 공직자로서의 공무까지 흐려서야 되겠는가? 어디까지나 판단은 주민들이 하는 것이다.


출처 : 국회의원 천영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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