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모삼천지교 옛말…
맹모삼천지교 옛말…
  • 데일리경제
  • 승인 2007.08.17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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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수학군 집값 ‘우수수’ 하락
“8학군 시절도 다 옛날 얘기, 마치 여름방학이 없어진 것 같아요. 평소보다 더 한산합니다”

매년 방학 철이 다가오면 매매·전세 매물 난에 조용할 틈이 없던 강남 대치동 일대의 S중개업소. 하지만 올해는 시장 상황이 달라졌다.

우수 교육시설이 밀집돼 있는 강남의 “교육특구” 라는 공식이 무너지고 있는 것이다. 이는 다가오는 2010년부터는 강북학생들도 강남구와 서초구 등의 고교로 진학이 가능한 단일학군제가 도입되기 때문. 새 제도가 시행되면 그 동안 뚜렷한 차이를 보여왔던 학군 권역 별 가격차가 줄어들어 교육 양극화 해소 및 집값 안정의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내신성적 반영비율을 높이려는 새 입시제도로 내신이 불리한 강남보다는 강북으로의 전입이 활발할 것이라는 것이 당초의 계획이다.

실제로 부동산1번지 스피드뱅크(www.speedbank.co.kr)따르면, 같은 학교 군에 속한 지역의 연간 매매가 변동률을 비교해 본 결과, 일명 “강남8학군”이라는 명성을 떨쳐왔던 강남·서초구는 2006년 26.14%의 상승에서 2007년 1~8월 사이에는 -1.45%의 하락률을 기록했다. 7학군에 속했던 강서·양천구도 학군제 개편 영향으로 26.29%의 변동률에서 -2.51%로 비교적 큰 폭의 하락률을 보였다.

강북의 대치동이라 불리는 도봉·노원구도 예외는 아니다. 2006년 도봉·노원구의 매매가 변동률은 17.37%에서 2007년 8월 현재 3.45%로 상승폭이 둔화됐다. 다만 강남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탓에 탄탄한 실수요가 대기해 있어 소폭이나마 오름세가 지속되고 있다.

광역학군제의 도입은 2006년부터 본격적으로 그 실효성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면서 수 차례 진통을 겪은바 있다. 하지만 우려와는 달리 연초부터 이어진 정부의 강력한 규제정책과 맞물리면서 그 효과가 빛을 발한 것으로 보인다.

학군제 개편으로 타격을 입은 지역은 강남구뿐 만이 아니다. 목동의 경우 “교육시설을 빼면 시체”라고 할 만큼 그 동안 우수한 학군수요에 의해 가파른 상승세를 유지해 왔다. 하지만 광역학군제가 실시되면 더 이상 비싼 대가를 치르고 고가의 노후단지가 밀질 돼 있는 목동에 거주할 필요가 없어진다는 의견이 강하다. 이를 반영하듯, 목동 신시가지6단지 89㎡(27평형)는 올해 들어 7500만원 가량이 하락한 6억6000만원에 시세가 형성됐다.

게다가 목동일대는 학군제 개편 이전부터 학교 정원이 이미 초과돼 있는 탓에 전학이 어려워 전세수요가 꾸준히 감소하고 있었다.

2007년 여름방학도 거의 끝나가고 있다. 하지만 광역학군제의 여파가 미치지 못한 지역은 아직까지 그 영향력이 미미하다. 여전히 우수한 공·사교육 시장에서 소외된 지역들은 전입보다는 전출이 많기 때문이다. 이에 관해 은평구 수색동에 위치한 K공인 관계자는 “입시제도가 개편됐다고는 하지만 이곳은 여전히 전입 학생수가 줄어들고 있는 실정” 이라며 “정책뿐 아니라, 강남에 뒤지지 않는 훌륭한 교육환경을 형성하는 것이 급선무다” 라고 전했다.


<배원숙 기자 baeluv@kdpres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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