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이란제재 영향 가시화..대림산업 대형공사 포기..현대엔지니어링, SK건설등도 타격받을 듯
미국 이란제재 영향 가시화..대림산업 대형공사 포기..현대엔지니어링, SK건설등도 타격받을 듯
  • 이원섭 기자
  • 승인 2018.06.01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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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에 대한 미국의 제재 여파가 실제로 국내 건설업계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대림산업은 1일 공시를 통해 이란 정유회사와 맺은 2조 3,000억원 규모의 공사계약을 해지했다고 밝혔다.

계약상대는 Esfahan Oil Refining Company로 지난달 31일자로 해지했다.

대림산업은 "이란에 대한 경제제재등 대외 여건 악화로 계약 발효 전제조건인 금융조달이 완료되지 않아 무효화되었다"고 전했다.

이번 공사는 이란 이스파한 지역에 가동중인 정유시설에 추가 설비를 설치해 고부가가치 제품 증산을 도모하는 공사로 대림측은 설계, 자재구매, 시공 및 금융조달 주선 업무를 수행할 예정이었다.

대림산업은 2016년 12월  이 공사를 단독으로 수주했으며, 총 수주금액은 2조 3,036억원이었다. 이는 국내 건설사가 이란에서 수주한 공사 중 역대 최대 규모였다.

이번 사업은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남쪽으로 약 400Km에 위치한 이스파한 지역에서 가동중인 정유공장에 추가 설비를 설치하여 고부가가치 제품을 생산하기 위해서 추진하는 사업이다. 대림산업이 설계, 기자재구매, 시공, 금융조달 업무를 수행하는 조건이었다.

특히, 대림산업은 1962년 우리나라와 수교한 이란에서 해외건설 사업을 처음 시작한 국내 건설사라서 아쉬움이 큰 상태다. 1975년 5월 이란 이스파한의 군용시설 토목공사를 시작으로 이란에 진출한 대림산업은 지난 40여 년간 26건, 총 45억 5천만 달러 규모의 공사를 수행해 왔다.

국내 건설업체 가운데 가장 많은 이란 내 실적으로  이를 통해 이란의 국영기업, 민간 사업주 및 현지업체들에게 신뢰할 수 있는 기업으로 인정받아와 타격이 불가피하다.

2015년 기준 대림산업 매출액의 25.48%에 해당하는 규모의 대형 공사가 백지화되면서 업계에서는 대림산업을 시초로 연이어 국내 건설사들이 수주한 이란 사업들이 무료화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미국의 이란 제재가 장기화될 경우 금융조달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란과 미국의 핵협정 타결로 국내 건설사에게 가장 큰 해외시장으로 올라선 이란 시장의 문이 닫힐 위기에 몰린 것이다.

앞서 지난달 8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회견을 통해 "이란 정권에 대한 제재를 재개하는 문서에 서명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핵협정에서 탈퇴한 바 있다.

대림산업을 포함, 국내 건설 기업이 이란에서 따낸 공사는 약 8조원 규모로 알려져 있다. 현대엔지니어링이 작년 3월 현대건설과 함께 30억9800만유로(약 3조8000억 원) 규모의 '사우스파12구역' 가스전 확장 공사를 수주했고, SK건설도 작년 8월 타브리즈 정유 공장 현대화 사업에 대한 기본 계약을 1조7000억 원에 체결한 바 있다.

이처럼 국내 건설사에 최대규모로 꼽히는 이란 공사 수주가 백지화될 위기에 몰려 미국과 이란의 관계개선이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자칫 무효화될 공산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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