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권의 4차 산업혁명과 미래일자리] 일자리가 바뀌고 있다
[김용권의 4차 산업혁명과 미래일자리] 일자리가 바뀌고 있다
  • 김용권 교육전문위원
  • 승인 2018.06.01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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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가 1969년에 최초로 발간한 ‘한국직업사전(인력개발연구소 발간)’에 따르면 직업수는 3,260여개였다. 2014년 말 현재 <한국직업사전>에 직업으로 등재된 우리나라의 총 직업수는 1만1,440개다.

 45년 동안 8,180개가 생겨났다. 1년마다 181.7개가 생겨난 셈이다. 2017년 10월 12일 IT시장조사기관인 가트너가 인공지능 A.I로 생겨나는 일자리가 230만개이고, 사라지는 일자리는 180만개가 될 것이라는 전망했다. 시간이 갈수록, 기술이 발전할수록 일자리는 증가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조선시대에 있었던 일자리 중 현재까지 남아 있는 일자리는 얼마나 될까? 200년 전의 조선시대와 비교할 때 일자리가 훨씬 많이 늘어났지만, 조선시대의 일자리가 그대로 남아 있는 것은 그리 많지 않다.
그 이유는 사회 구조와 생산방식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농경사회에서 산업사회로, 신분제사회에서 민주주의사회, 인본주의사회에서 자본주의사회로 바뀌었다.

미래학자들은 현재의 일자리 하나가 사라지는 대신 2~3개가 늘어날 것이라고 한다. 일자리는 늘어나지만 지금의 생산방식이나 기술로는 미래의 일자리에서 역할을 할 수 없다. 조선시대 공무원이 현재의 공무원 일을 할 수 없고, 조선시대 농사를 짓던 사람이 현재 농사짓는 사람과 경쟁할 수 없다. 따라서 미래사회에 일자리가 늘어날 것이라고 해서, 내가 일할 수 있는 일이 있을 것이라는 점과는 다르다. 기술이 발전하고 유통방식이나 소비자의 욕구가 달라지는 만큼, 그것에 맞게 발전된 기술을 배워야 하고 변화된 시장의 방식을 따라야 하며 소비자가 원하는 물건과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많은 인력이 필요했던 일을 한 두 사람이 하거나 사람 대신 기계가 알아서 처리하고 있다보니, 과거보다 일자리는 늘어났다고 해도 기업에서 필요로 하는 직원의 수는 줄어들었다. 이러한 상황이 소기업, 벤처기업, 스타트업, 1인기업의 증가를 만들기도 했다. 대기업 중심의 경제체제에서 1인기업 중심의 경제체제로 바뀌고 있다.

개인이 혼자서 기업을 운영하는 1인기업시대를 살아가기 위해서는, 한 가지 전공지식이 아닌 다양한 지식을 이해할 수 있는 기초지식과 지식과 지식을 융합해서 새로운 지식을 만들어 낼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 또한 원하는 지식을 찾아내고 습득하는 방법과 4차 산업혁명시대의 기본이 되는 다양한 기술과 도구를 사용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

대기업에 취직하기 위해서는 대학교 졸업장과 같은 증명서가 필요하지만, 1인기업처럼 개인이 상품이나 서비스를 하기 위해서는 졸업장이 아닌 실질적인 능력을 갖추어야 한다. 그리고 기업에서도 졸업장을 통해 직원을 채용하는 방식만이 아니라, 개인의 실질적인 역량을 보고 채용하는 비율이 점점 높아질 것이다. 하나의 프로젝트를 위해서 1인기업을 하고 있는 개인과 개인이 힘을 모으는 협업 방식이 널리 확대될 것이고, 개인과 개인이 모이고 만날 수 있도록 하며, 필요한 도구나 인재를 연결해 주는 플랫폼들이 많이 나타날 것이다.

사람이 필요 없는 세상

2012년 4월 페이스북이 인스타그램 회사를 10억 달러(한화 약 1조 1,300억 원)에 사드릴 때, 인스타그램의 이용자는 3,000만 명이었고 직원수는 13명에 불과했다. 회사 가치가 1조가 넘는데도 직원은 13명뿐이었다는 점이 놀랐다.

2016년 12월 미국 인터넷 쇼핑몰 아마존(Amazon)이 직원을 대상으로 시애틀에서 시범 운영을 시작한 '아마존 고(Amazon Go)' 식료품 매장에는 직원이 없다. 스마트폰에 아마존 고 앱만 설치하고 물건을 장바구니에 담아서 매장 밖으로 나오기만 하면 자동으로 결제된다. 이런 무인계산시스템이 도입이 되면 수 십 명 일하던 대형마트에 6명 정도의 직원만으로도 운영할 수 있게 된다. 아마존 물류센터는 사람이 옮기던 물건을 중량 145kg, 높이 40,6cm의 키바(KIVA) 로봇이 대신한다. 사람이 물건을 옮길 때는 60~75분 걸렸던 것이 키바 로봇이 하면서 약 15분밖에 걸리지 않고, 정확도는 99,99%에 이른다. 물류센터 공간을 활용하는 비율은 50% 이상 향상되었고 운영비용도 20% 절감되었다.

사람이 하던 일을 기계가 대신하면서 사람을 필요로 하는 직업은 점점 줄고 있다. 사람의 손으로 하던 문서작업이나 계산을 컴퓨터가 대신하다. 사람이 직접 물건을 판매하던 것을 컴퓨터와 연결된 센서가 알아서 처리한다. 여러 사람이 직접 돌아다니며 순찰하던 것을 한 사람이 사무실에 앉아서 여러 장소의 상황을 CCTV를 통해 관리한다. 이러다보니 일자리는 줄어들고 일자리를 구하려는 사람은 많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2017년 6월 대기업에 취업하려는 경쟁률이 38.1 대 1 이었다. 경찰공무원 경쟁률은 매년 증가해왔다. 경찰공무원 1차 시험을 기준으로 했을 때, 2015년에는 18.8 대 1 이었던 것이 2016년에 41.9 대 1 이었고, 2017년에는 46.3 대 1로 증가했다. 2017년 서울 노량진 학원가에서만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고 있는 인구가 약 50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 중에서 공무원 시험에 합격하는 비율은 10%도 안 된다. 공무원 시험에 떨어진 사람은 4번 5번 더 도전하다가 결국 90% 이상이 백수가 된다.

머지 않은 미래에 일자리가 급속하게 줄 것이라는 주장은 이미 2,000년대 초반부터 나왔다. 옥스퍼드 대학의 교수 칼 베테딕트 프레이(Carl Benedikt Frey) 교수와 마이클 오스본(Michael Osborne) 교수는 2003년에 발표한 『고용의 미래』라는 논문을 통해서, 미국의 일자리 중 47%가 20년 안에 자동화로 인하여 사라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세계경제포럼의 ‘일자리의 미래(The Future of Job) 보고서’는 2020년까지 710만 개의 일자리가 사라지고 200만 개의 일자리가 생겨날 것이라고 했다. 미래학자 토마스 프레이(Thomas Frey)는 2030년까지 20억 개의 일자리가 사라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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