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권의 4차 산업혁명과 미래 인재교육]미래를 만드는 핵심기술"바이오산업(Bio-industry)"
[김용권의 4차 산업혁명과 미래 인재교육]미래를 만드는 핵심기술"바이오산업(Bio-industry)"
  • 김용권 교육전문위원
  • 승인 2018.05.13 2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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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산업(Bio-industry)은 생명공학기술(Bio-technology)을 바탕으로 생물체의 기능을 인간에게 필요한 물질이나 서비스로 제공하는 산업이다. 생명체는 유전, 성장, 번식, 물질대사, 자기제어, 정보인식과 정보처리 기능을 지니고 있다. 이러한 생명체의 기능을 활용하는 사례는 오래전부터 있었지만, 생명공학이라는 용어가 출판물에 처음 등장한 것은 1919년이다.

전통적인 방식으로는 음식을 오래 보존하기 위하여 장조림이나 장아찌, 젓갈처럼 소금에 절이거나 육포나 오징어처럼 건조를 하고, 김치나 치즈, 된장, 청국장처럼 발효를 했던 것도 생명체의 기능을 활용한 것이다. 현대에 와서 생명공학의 성과는 1928년 알렉산더 플레밍(Alexander Fleming)이 푸른곰팡이에서 추출한 페니실린이 대표적이다. 염색체가 DNA와 단백질로 구성되어 있고 DNA가 유전 물질이라는 사실을 알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

DNA는 스위스 생리화학자인 프리드리히 미셰르가 1860년대에 처음 발견했지만, 그 당시만 해도 DNA가 유전물질이라는 사실은 알지 못했다. 1940년대 미국 록펠러대학 병원에서 근무하던 의사이자 유전학자인 오즈왈드 에이버리(Oswald Avery)는 열에 의해 죽은 폐렴균에 있는 어떤 단순한 화합물이 병원성이 없는 폐렴균을 병원성이 강한 폐렴균으로 형질을 바꾸는 현상을 발견한다. 그리고 그 화합물을 분석하여 DNA가 유전물질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1953년 4월 1953년 4월 제임스 왓슨(James Watson)과 프랜시스 크릭(Francis Crick)가 네이처에 DNA가 이중나선 구조로 이루어졌다는 것을 발표하였다. DNA가 이중나선 구조로 이루어졌다는 발견은, 유전자의 작동원리를 이해하고 생명공학이 발전하는데 커다란 기여를 했다. 1947년 일본 교토대학의 기하라 히토시(木原均) 박사가 씨 없는 수박을 개발한 것처럼, 농작물이나 가축을 개량하여 품질이 좋은 새로운 품종을 육성하여 보급하는 연구도 활발해졌다. 1960년대에 들어서면서 품종을 개량하는 기술이 생명공학으로까지 발전하기 시작했다. 1973년에는 새로운 DNA를 만들어내기 위해 박테리아를 이용해 유전자를 재조합하는 기술이 성공하였다. 2003년에 ‘인간게놈프로젝트’가 완성되어 생명공학기술은 질명을 예측하고 맞춤치료를 할 수 있는 단계로 발전하고 있다.

현대의학이 치료중심이 아닌 예방중심이 되면서, 질병을 예방하기 위해 예방접종을 하거나 질병을 빠른 시기에 진단하여 치료율을 높이는 예방의학(Preventive Medicine)의 비중이 높아졌다. 앞으로는 질병을 예방하는 것을 넘어 질병이 발생하기도 전에 예측하는 예측의학(Preventive Medicine) 시대가 될 것이다. 2013년 할리우드 영화배우 안젤리나 졸리는 유방암과 난소암을 가진 가족력을 분석하고 유전자 검사를 통해 유방암 발병률이 80%라는 진단을 받고 미리 예방적 절제술을 받은 사례가 있었다.

최근에 유전자 가위로 불리는 ‘크리스퍼(CRISPR-Cas9)’ 기술은 혈우병이나 빈혈, 에이즈, 그리고 알츠하이머성 치매 치료를 위한 연구에 활발하게 적용되고 있다. 크리스퍼 기술은 크리스퍼라는 RNA가 질병을 일으킬 DNA의 특정부위로 찾아가 DNA 염기서열을 가위처럼 잘라내는 방식을 말한다. 크리스퍼 기술은 멸종했거나 멸종위기에 놓인 생물을 복원하는데도 쓰인다. 미국 하버드의대 연구진은 더운 지역에 사는 인도코끼리의 DNA를 변형해서 추운 지역에서도 살 수 있는 연구를 하고 있다. 캘리포니아대 연구진은 20세기에 멸종한 여행비둘기(Passenger Pigeon)를 복원하기 위한 연구를 하고 있다. 크리스퍼 기술은 동식물의 품종을 개량하는데도 쓰이는데, 알레르기를 일으키지 않는 달걀이나 지방은 낮추고 단백질 함량은 높인 돼지, 양털에 염색하지 않아도 색깔을 띠는 양, 병충해에 강한 상추 등을 개발하는데 쓰이고 있다.

유전자 탐색연구를 통해 노화와 관련 있는 텔로미어(Telomere) 유전자를 발견했다. 텔로미어 유전자는 세포 내 염색체 끝부분에 있으면서 세포의 성장을 조절하는데, 세포가 분열할 때마다 텔로미어 유전자가 짧아지면서 노화를 일으킨다. 생명공학기술을 통해 동물의 장기를 면역 거부반응이 없도록 사람에게 이식하거나 동물의 몸속에 장기를 키우는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세계 유전자 분석시장의 20%를 차지하고 있는 유전자분석 회사 베이징 게놈연구소(BGI)는 게놈 분석장치 150대를 보유하고 연간 5만 명 분량의 성인 유전자와 아기를 낳기 전에 기형아검사를 할 수 있는 샘플 1천 만 개를 분석할 수 있다. 2016년 말 기준으로 기형아 검사를 받은 누적 검체 수가 170만 명을 넘었다.

미국 유전정보 검사 회사인 23앤드미(23&me)는 침 한 방울로 약 240여 개의 유전정보를 제공한다. 23앤드미 2017년 4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개인의 유전자 검사를 서비스 할 수 있는 허가를 받았다. 침으로 유전자를 검사하는 키트는 편의점이나 인터넷에서 199달러에 판매하였다. 침을 용기에 담아 회사로 보내면 파킨슨병, 알츠하이머성 치매와 같은 10가지 주요 질병에 대한 검사결과를 6~8주 후에 알려준다. 2016년 1월까지 유전자 검사를 받은 누적 고객수가 120만 명을 넘었다. DNA 검사 및 상담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인 카운실(Counsyl)은, 임신을 하기 전 출생할 아기가 100여 가지의 유전질환에 노출되었는지 위험도를 예측하고 예방하는 유전자 검사를 한다. 유전자 분석 벤처기업 제노플랜 또한 침으로 유전자를 분석해서 주요 질환에 걸릴 확률을 예측하는 기술을 지니고 있다.

구글의 자회사인 베릴리는 운동, 수면, 유전자가 사람의 건강과 수명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미국인 참가자 1만 명을 대상으로 연구하는 ‘기준선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기준선 프로젝트는 참가자의 운동량을 스마트시계를 통해 측정하고 침대에 센서를 설치하여 수면 습관에 대한 데이터를 모은다. 바이오 벤처 회사인 눔은 맞춤형 건강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눔의 앱을 설치한 스마트폰을 주머니에 넣고 다니기만 하면 활동량에 대한 데이터가 자동적으로 뉴욕 본사로 전송된다. 그리고 식단과 체중을 기록하면 그날의 건강차트가 된다. 이와 같은 건강정보는 150개국 5000만 명의 15억 건에 해당하는 생체 정보를 관리한다.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에 있는 알코어(Alcor)생명연장재단은 ‘냉동 인간 부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높이 6m, 지름 2m의 원통에 액체 질소를 가득 채워 불치병으로 사망한 인체를 영하 196°C로 보존했다가, 인체 장기배양 기술이 개발되었을 때 냉동된 사람을 치료하여 되살리겠다는 계획이다.

바이오기술을 통해 인공 고기나 인공 와인, 인공 우유도 만든다. 인공 고기를 만드는 기술은 모사미트(MosaMeat), 모던 메도우(Modern Meadow), 푸트테크 기업 비욘드미트(Beyond Meat)나 멤피스미트(Memphis Meats)와 같은 푸드테크 기업을 통해서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인공 고기를 만드는 기술은 2013년 마크 포스트 네덜란드 마스트리흐트대 교수팀이 젖소의 목덜미 근육 조직을 배양시키는 방식으로 처음 개발했다. 모사미트는 인공 소고기를 만들었고, 멤피스미트는 인공 닭고기와 인공 오리고기를 만들었다. 햄프리 크리크는 노란콩의 식물성 단백질로 ‘비욘드 에그’라는 인공 계란을 개발했고, 퍼펙트 데이는 효소를 가지고 인공 우유를 개발했다. 핀란드 국립기술연구소(VTT)는 물, 이산화탄소, 미생물을 가지고 인공분말단백질을 개발했다.

인공 식품이 상용화되기까지는 시간이 더 걸릴 것이다. 현재 인공 분말 단백질 1g을 만드는데 2주가 걸리고, 인공 닭고기 450g 가격이 9000달러(약 1천만 원)다. 그리고 스테이크 1인용의 소고기를 배양하는데 2400달러(약 260만원)가 들어간다. 하지만 2021년이 되면 실제 소고기보다 가격이 싸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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