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보연의 Talk! talk! Talk!] 이상오 교수, “제자들에게 지(知)적 자극 줘 ‘세움’ 받는 사람이 되는 길 열어줘야”
[김보연의 Talk! talk! Talk!] 이상오 교수, “제자들에게 지(知)적 자극 줘 ‘세움’ 받는 사람이 되는 길 열어줘야”
  • 김보연 기자
  • 승인 2018.05.09 14: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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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을 계산하면 답이 없다… ‘배워서 남 주자’는 신념으로 다양한 ‘나눔’ 이어가

[데일리경제=김보연 기자] 물질만능주의가 팽배한 현 사회에서 나눔에 인색할 수밖에 없으나 나눔이 곧 생활인 이들도 존재한다. 나눔의 가치를 전달하는 방법은 저마다 다르다. 배움의 나눔, 예술의 나눔, 기부와 봉사를 통한 나눔 등 그 가치를 실천함으로써 얻는 행복 역시 각양각색(各樣各色)이다.
학창시절 인간과 자연의 상호작용 속에서 많은 경험과 영향을 받으며 ‘인생은 계산이 아닌 모험’이란 신조를 지니게 된 이상오 교수는 이를 실천하기 위해 여러 학문에 도전, 나눔의 길을 영위해 오고 있다.

이상오 교수
이상오 교수

청소년의 바른 길잡이 

화려한 벚꽃이 온 거리에 흩날리던 날, 경남 창원 소재의 한 청소년 상담교육센터에서 선한 인상의 이상오 교수가 환한 웃음으로 필자에게 악수를 건넸다. 이 교수는 학창시절 우연히 인간과 자연에 대해 공부하다 나눔의 삶을 살아야겠다는 결심이 서게 된다.

상담학, 교육학, 사회복지학 세 과목 박사인 그는 여러 활동으로 동분서주해왔다. 우선 이상오 교수는 10여 년 전부터 여자 청소년회복센터, 희망학교, 대안학교 위탁지정을 운영하며 청소년들을 바른길로 이끌었다. 

“우리 사회에서 문제아들은 설 자리가 없다”는 이 교수는 “배우고 싶은 게 많은 나이에 상대적인 박탈감에 빠지면 범죄에 더 노출되기 마련이다. 이러한 청소년들에게 지도자를 보내 일대일 맞춤형 상담을 한다”며 “더 나은 미래를 향해 나아갈 수 있도록 배움의 욕구를 채워준다. 아울러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청소년들의 안정된 정서를 만들어주고 있다”고 강직한 표정을 지었다.

이어 그는 “희망학교에서는 교육서비스, 체험 및 여행 활동, 품성교육 등을 펼치고 있다. 또한 적성검사 및 심리검사활동, 자아존중감 증진활동, 푸드테라피 활동 등 여러 특색활동 프로그램으로 청소년을 이끌어왔다”며 “대안학교 위탁지정의 경우 정규과목을 다 가르치고 성례식, 동아리활동, 특강, 마술쇼 등 청소년들의 배움의 열정에 불태우는 중”이라고 덧붙였다.

사회가 방치한 청소년들의 미래를 책임지는 이상오 교수, 교사, 상담사, 후원자들의 덕분으로 많은 문제에 노출돼 있던 청소년들이 본인의 자리를 향해 나아가게 됐다. 이에 이 교수는 “많은 학생이 있지만 한 학생은 사고를 일으켜 퇴학당할 위기에 놓였을 때 희망학교로 왔다. 밴드보컬수업을 통해 성악 전공의 목표가 생겨 공부에 매진 중”이라며 “또 다른 학생은 부모의 이혼과 무력감이 맞물려 잦은 결석으로 방황하기에 이르렀다. 우연히 알게 된 우리 센터를 통해 미용 학원비를 지원받고 검정고시를 준비하면서 인생이 달라졌다고 감사함을 전했다”고 인자한 미소를 드리웠다.

(상단 좌측부터 시계방향으로) 희망학교 특별활동 프로그램인 캘리그라피 수업, 원예테라피, 봄소풍, 이상오 교수와 상담 중인 학생들
(상단 좌측부터 시계방향으로) 희망학교 특별활동 프로그램인
캘리그라피 수업, 원예테라피, 봄소풍, 이상오 교수와 상담 중인 학생들

‘길’ 되는 사람으로 전문가 양성

청소년의 길잡이만 하는 것이 아닌 그는 ‘배워서 남 주자’는 신념으로 제자 양성에도 힘쓰고 있다. “내가 강의를 독점하면 안 된다”는 이상오 교수는 “한 대학원의 상담교육 전공 교수로 재직 중이다. 내 제자들 대부분이 학위를 가지고 있어 제자들과 정보를 공유하면서 사회에 공헌하도록 강의를 나눠준다”며 “박사 과정 중인 제자가 학위를 취득하면 다른 길도 열어주려고 한다. 같이 뻗어나갈 수밖에 없다. 사람을 남기면 이 사람이 또 다른 사람을 남기듯 결국은 상생의 길로 가는 것”이라고 소신을 밝혔다.

또한 “긍정적으로, 적극적으로 살아가는 내 신조는 ‘인생은 계산이 아닌 모험’이다. 인생은 수학이 아니다. 모든 일을 계산해봤자 답이 없다”는 이 교수는 “이 신조를 바탕으로 제자들에게 지(知)적 자극을 주고 있다. 내가 배워서 습득한 후 이를 제자들에게 지적 자극을 줌으로 그들도 ‘세움’ 받는 사람이 되는 것”이라며 “더불어 전문가를 배출해 상담교육학의 길을 열어줄 것이다 ‘길이 끝나는 곳에도 길이 있다’는 말이 있다. 난 길이 되는 사람이 돼야 한다”고 포부를 드러냈다.

이뿐만이 아니다. 상담학, 교육학, 사회복지학의 전문가를 양성하기 위해선 본인부터 밤낮으로 뛰어야 한다는 그는 지난 5년 동안 주 1회 경남 창원에서 경기도 용인을 오가며 강의도 해왔다. 이에 이상오 교수는 “20여 명의 제자와 동행한다. 이미 학위 취득자들이고 일흔에 가까운 제자들도 있다. 그들의 열정에 박수를 보낸다”고 뿌듯하게 웃었다.

이상오 교수가 대학원에서 상담교육학 석, 박사 과정을 수료 중인 제자들에게 강의를 하고 있다.
이상오 교수가 대학원에서 상담교육학 석, 박사 과정을 수료 중인 제자들에게 강의를 하고 있다.

효율적인 상담… 프로그램 개발로 이어져

연구에 연구를 거듭하며 수면부족과 영양부족으로 응급실행도 잦았던 이 교수는 상담교육학 전문서 집필은 물론, ‘CGRT 자아발견 프로그램’을 개발해 상담교육학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이 프로그램에 대해 그는 “20여 년 전부터 연구에 들어가 전문서가 나온 건 10년 전이다. ‘CGRT 자아발견 프로그램’으로 상담학회가 구성돼 각 지역에서 전문가를 가르치는 중”이라며 “민간자격증이지만 정보기관 개발원에서 승인한 자격증 12가지 중 이 프로그램에 대한 자격증은 우리 학회에서만 자격을 부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자아발견 심리상담’은 사람의 성격 유형을 보는 프로그램이다. 이에 이상오 교수는 “본성, 성격, 외모, 상황적인 요소들을 보고 그 사람의 장점과 극복할 점을 파악한다. 장점의 반대는 단점이 아니라 극복해야 할 점으로 본다. 이 사람의 장점을 발견해 극대화해주고 극복할 점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를 보여준다”며 “각기 다른 사람들의 성향을 알 수 있는 이 프로그램은 222가지 사례로 마무리됐다. 상담교육에 이 사례들을 적용한다면 더 효율적인 상담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확신에 찬 표정을 지었다.

한편, 여자 청소년회복센터, 희망학교, 대안학교 위탁지정, 제자 양성, 전문서 집필, 그리고 프로그램 개발 등 몸이 열 개라도 모자란 이 교수는 “우리는 국가 지원을 받는 법인이 아니다. 나도 후원자의 한 명이며 후원자들로 운영되고 있다”며 “아직도 자기 자리를 찾아가야 할 청소년들이 많다. 한 기업은 취업 보장과 후원을 해주고 있다. 이 외에도 많은 후원자께 정말 감사하다. 앞으로도 청소년의 미래를 위해 후원을 부탁한다”고 토로했다.

청소년의 밝은 미래를 위해 바른 길잡이 역할을 하며, 늦깎이 공부에 열정적인 제자들의 ‘세움’ 받는 삶을 위해 나눔의 가치를 실천하고 있는 그, 이상오 교수를 통해 작지만 큰 나눔이 이어져 서로를 배려하는 따뜻한 사회가 되길 진심으로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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