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법정관리 위기 GM, 한국 뜰까...23일 절벽앞 협상
[기자수첩]법정관리 위기 GM, 한국 뜰까...23일 절벽앞 협상
  • 안민재 기자
  • 승인 2018.04.20 12: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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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관리 위기에 몰린 한국GM이 일단 법정관리 신청을 23일로 연기했다. 당초 20일 오후 8시 이사회를 열고 이를 결정하려 했지만, 노사협상의 여지를 남겨 두기 위해 이날로 미룬 채 절벽 앞 대치를 지속하고 있다.

지난달 27일 방한해 임한택 전국금속노조 한국GM 지부장과 비공개 면담을 가진 배리 앵글 GM 해외 사업부문 사장은 "현재 진행 중인 임금 및 단체협약과 추가 정부 지원이 결정되지 않을 경우 다음 달 20일 한국GM을 부도 처리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며 노조를 압박한 바 있다.

또 댄 암만 미국 GM 총괄사장은 최근 “구조조정 합의 마감 시한은 20일이며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 법정관리를 신청할 수 있다”라고 강조해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산업은행 등 한국GM 주주들은 경영정상화 계획에 대한 모든 당사자의 분명하고 적극적 참여 없이는 자금 지원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누추 말해왔다.

사 측의 '부도도 감수하겠다'는 발언은 GM의 한국 철수를 의미하므로 노사협상 결과 합의가 도출되지 않으면 사실상 법정관리로 가는 급행열차를 타게 될 가능성이 크다.

 노조도 마찬가지. 노조는 "GM이 공장폐쇄와 구조조정, 노동자 생존권을 파탄 내기 위해 부도 운운하는 협박만 하고 있다"고 사 측을 비난하면서 대결구도를 이어가고 있다.

노조는 20일 '한국지엠 부실과 먹튀 의혹의 열쇠 CSA '제목의 보도자료를 내고 한국지엠 범국민 실사단 1차 브리핑 자료를 발표하고 전선을 확대했다.

노조는 이날 발표문에서 "파견이사 이름조차 알리지 않을 정도로 비정상적인 비밀주의를 유지하고 있는 산업은행과 GM은 먹튀를 우려하는 국민과 노동자로부터 모든 자료를 감춘 채 일사천리로 깜깜이 실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GM은 해외에서 철수 경험이 적지 않다. 법정관리가 개시되면 산업은행도 한국GM을 지원할 수 없게 된다.

피해는 고스란히 협력사 및 노동자에게 돌아간다.

협력사들은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는 노사 양측의 눈치만 보고 있다.

이 경우 협력사들도 대금 지급을 받지 못해 줄도산 사태가 벌어질 수 있으며, 직·간접 이해관계자를 포함해 약 30만 명의 일자리가 위태로워질 수 있다

한국GM 협력사 모임의 문승 부회장은 지난 2월 언론 인터뷰를 통해 "한국GM의 철수는 협력사 사망선고나 다름없다"며 300여 개 협력사의 줄도산을 우려했다. 협력사 등에서 한국GM 관련 고용인력은 직접 고용 인력과 1∼3차 협력업체 근로자 등 총 20만 명가량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별다른 변수가 없는 한  한국GM의 운명은 23일 결정 난다. 극적인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최악의 상황도 피할 수 없는 현실이다. 모두가 지는 게임을 할 것인지, 졌지만 승리를 하는 실익을 얻을 것인지 두고 볼 일이다.

사진=한국GM노조
사진=한국GM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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