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삼성 무노조 경영, 역사속으로..노조 인정 및 8000여명 정규직 전환
[포커스]삼성 무노조 경영, 역사속으로..노조 인정 및 8000여명 정규직 전환
  • 김정현 기자
  • 승인 2018.04.17 21: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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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금속노조 제공
전국금속노조 제공

 

[데일리경제]삼성의 무노조 경영이 마침내 무너졌다.

삼성은 17일 삼성전자서비스 간접고용 노동자 전원을 직접 고용하고, 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지회를 인정하겠다고 밝혔다.

노조 삼성전자 서비스지회 조합원을 비롯, 간접고용노동자들이 정규직 전환 대상이 된다. 규모는 약 8천여명이 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삼성전자서비스는 기존 사내하청 방식으로 8000명을 고용해왔다. 사내하청은 원청업체인 삼성전자서비스에서 일감을 받은 협력업체 직원이 소속 회사가 아닌 삼성전자서비스의 사업장에서 일하는 방식이다. 파견 근로자와 달리 사내하청 근로자는 원청업체로부터 직접 지시나 감독을 받지 않고 2년 넘게 일해도 원청업체의 정규직이 될 수 없었으나 이번에 정규직 전환을 이루게 됐다.


전국금속노동조합은 이날 합의를 이끈 후 "조합원들이 2013년 7월 삼성전자서비스지회를 만들어 노조에 가입하고, 끈질기게 투쟁해 4년 9개월 만에 이뤄낸 쾌거"라며 환영의 뜻을 밝혔다.

노조에 따르면, 삼성전자서비스는 간접고용된 노동자 모두를 직접고용, 정규직화하고 노동조합을 인정하는 내용의 합의서를 체결했다. 이 합의는 금속노조의 규약에 따라 같은 날 대전에서 열린 노조 중앙집행위원회에서 승인을 받아 합의서로서의 효력을 갖게 되었다.

합의서는 "회사는 협력업체 직원들을 직접 고용할 것" "노조 및 이해당사자들과 빠른 시일 내 직접 고용 세부내용에 대한 협의를 개시할 것" "노조를 인정하고 합법적 노조활동을 보장할 것"을 명시하고 있다.

삼성이 고수해온 무노조 경영을 포기하고 노조를 인정하는 첫 사례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합의를 통해 직접고용 대상이 되는 노동자들은 조합원뿐만이 아니라 삼성전자서비스에서 일하는 간접고용 노동자들 모두로 금속노조는 전환대상자를 8천여 명 규모다.

노조는 "이 날 합의는 한국사회 노동의 심각한 병폐인 간접고용 비정규직 노동자를 사측이 직접고용한다는 점도 중요하나, 무엇보다 그간 철저하게 무노조경영 정책을 고수했던 삼성재벌이 노동조합의 존재를 인정하고 이를 명문화했다는 점에서 큰 의의를 지닌다."고 설명했다.

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지회 나두식 대표지회장은 “삼성전자서비스노동자들이 삼성그룹이 80년 동안 철옹성같이 유지한 무노조 경영을 폐기하는 승리를 거뒀다”라고 선언했다. 나두식 지회장은 “삼성전자서비스노동자가 삼성을 감시하고, 삼성그룹 전체로 노동조합 활동을 확장하겠다. 노동자가 중심으로 서는 삼성그룹으로 바꾸겠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지회 오기형 정책위원은 “삼성이 삼성전자서비스지회와 맺은 합의서에 합법적인 노조 활동을 보장하고, 빠른 시일 내에 지회와 교섭하겠다고 명시했다. 삼성이 자신의 계열사에서 민주노조를 인정한 첫 사례다”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한편 민주노총과 금속노조는 18일 민주노총 김명환 위원장, 금속노조 김호규 위원장, 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지회 나두식 대표지회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이번 합의의 의의와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설명하는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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