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시각]이미 예고된 조현민 갑질, 대한항공 조양호 회장의 책임은 없나
[데스크 시각]이미 예고된 조현민 갑질, 대한항공 조양호 회장의 책임은 없나
  • 최욱태
  • 승인 2018.04.15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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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양호 회장/출처:한진그룹
조양호 회장/출처:한진그룹

 

이미 예고된 일이었다. 이번에 불거진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의 직원에 대한 폭언 및 난폭한 행동은 막을 수도 있었던 일이 아니었나 싶어 안타깝다.

조현민 전무의 언니이자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땅콩회항 사건이 불거졌을 당시, 여론의 질타를 받은 이유는 단순 갑질에서라기 보다 재벌가 금수저의 만행이 극에 달했다는 것에 대한 반감이 더 심하게 작용했을 수 있다.

'노블리스 오블리제'까진 아니더라도 국내 최고 항공사이자 국제적으로도 한국을 대표하는 '대한항공'이라는 거대그룹의 수준이 이 정도밖에 안되는 것이냐는 자괴감이 이들을 바라보는 대다수 여론의 공통된 시각이 아닐까 한다.

조현아 전 부사장은 2014년말  땅콩회항 사건으로 증거인멸 및 강요혐의등으로 구속영장이 발부돼 구치소에 수감된 끝에 집행유예 판결을 받아 2015년 6개월여의 구속수감을 마치고 자유의 몸이 됐다.

당시 여론은 재벌3세의 일탈행위에 공분을 느꼈다. 창업주 조중훈 회장은 우니라라 민간항공을 개척한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생전 "기업은 사람이 하는 것"이라며 "기업주의 판단이 잘못되면 경영자 자신만이 아니라 그 기업에 몸담은 직원들도 어려운 상황에 빠지게 되므로 경영자의 신중한 선택과 넓은 시야가 요구된다"는 경영철학을 늘 강조해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조양호 회장은 선친으로부터 한진그룹 및 대한항공을 물려받은 재벌 2세다. 창업주는 아니지만 재벌 2세중 대한항공을 이만큼이나 이끌어 오는데 큰 공을 세운 인물임은 틀림없다.

다만, 최근 한진해운 부도사태로 한계를 드러내더니 급기야 자녀들의 잇따르는 일탈행위로 도마위에 오르내리고 있다.

조회장의 딸들인 조현아 및 조현민의 갑질은 인성논란에 기름을 부었고, 이는 곧 아버지인 조회장의 잘못으로 이어지고 있다.

스스로 개척해 한 회사를 성공으로 일궈냈다기 보다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기업에 어쩌면 무임승차해 회장에 오르고 또 자신의 자녀를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부사장, 전무등 중책을 맡겼다. 그 자녀들은 임직원들과 화합하지 못한채 조선시대에나 있을 법한 시대착오적인 양반과 서민의 울타리를 긋고 각종 갑질을 일삼다가 그동안 일궈온 회사의 명성마저 갉아먹고 있다.

조현아 땅콩회항 사건 당시, 조현민 전무는 언니의 잘못을 인정하기 보다 "모두의 잘못"으로 사내 게시판에 글을 올려 빈축을 산 바 있다. 또, "복수하겠다"는 메시지가 알려져 반성 그 자체가 없는 듯 보여 세간의 질타를 받기도 했다.

당시 조양호 회장은 머리를 숙이고 대국민 사과에 나섰다. 그러나 그때뿐이었다.  조회장은 골든타임을 잃어버렸을 수 있다. 특단의 대책이나 자녀들에 대한 관리에 나섰다면 자금 현재 조현민 전무의 직원에 대한 갑질이나 광고대행사 직원에 대한 지속적인 폭언이나 갑질행위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이 모든 책임은 이같은 이유로 조양호 회장에게 있다.

최근 조현아 전 부사장은 한진 계열 호텔사업체에 대표로 취임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현민 전무 역시 휴가차 해외로 나갔다가 갑질논란이 불거지자 귀국, 잘못을 반성한다는 입장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들의 규칙적인(?) 행보는 거의 흡사하다. 또 몇년이 흐른후 조현민 전무는 경영일선에 복귀할 수 있다.

대한항공은 이들 오너일가가 혼자 힘으로 일궈온 것이 아니다. 수많은 임직원이 없었다면, 또, 협력사가 없었다면 성장은 없었을 것이다.

동업자적 정신이 필요할때다. 더이상 대한항공은 그들만의 소유가 아닌, 임직원, 더 나아가서는 국민의 기업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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