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삼성증권, 유령 주식 112조 배당 및 500만주 매도등 초유의 사태 전모
[기자수첩]삼성증권, 유령 주식 112조 배당 및 500만주 매도등 초유의 사태 전모
  • 안민재 기자
  • 승인 2018.04.09 22: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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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일 삼성증권의 어이없는 실수로 배당금 대신 주식이 입고되는 문제가 발생한데 이어 직원들중 일부가 오히려 해당 주식을 매도해 삼성증권 주가의 급등락을 가져오는 전무후무한 사태가 벌어졌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우리사주 조합원 직원 2,018명에 대해 28억원에 이르는 배당금을 지급하는 과정에서, 담당직원의 전산입력 실수로 삼성증권 주식 28억주를 잘못 입고한 사고가 발생했다.

주당 1000원을 배당지급해야 할 것을 1000주로 잘못 지급해 우리 사주 몫으로 지급된 주식이 28억주를 넘어서는 등 유령 주식이 무려 112조원 넘게 잘못 배당된 것이다.

여기에 더해 삼성증권의 일부 직원 16명은 이날 오전 9시 35분 부터 10시 5분 사이 착오 입고 주식 중 501만주를 주식시장에서 매도했다.

이로인해 삼성증권 주가는 한때 전일 종가 대비 약 12% 가량 급락하며 투자자들의 피해를 야기했다.

삼성증권 구성훈 대표는 이와 관련, "부끄럽고 참담한 심정"이라고 사과하고 "투자자들의 피해에 대해 최대한의 방법을 찾아 구제하겠다"고 밝혔다.

금융당국은 유령주식 사건과 관련, 삼성증권에 대한 조사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금감원은 이날 삼성증권의 배당 착오 입력 및 매도 행위는 자본시장의 안정성과 신뢰성을 크게 떨어뜨리는 대형 금융사고로 보고 금융소비자의 입장에서 이번 사고를 엄정하고 신속하게 대응함으로써 투자자 피해를 최소화하겠다고 전했다.

특히, 이번 사고로 실추된 주식시장에 대한 투자자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도록 필요한 모든 조치를 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혀 공매도 관련 조치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이번 사고는 삼성증권의 내부 통제가 허술했다는 점과 직원의 도덕적 해이가 만연해 있다는 것을 반증하고 있어 대책이 요구된다.

금감원은 "삼성증권의 이번 사고는 일부 직원의 문제라기보다는 회사 차원의 내부통제 및 관리시스템 미비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주식배당 입력 오류 발생시 이를 감지하고 차단할 수 있는 내부통제 시스템이 구축되어 있지 않았으며, 관리자가 이를 확인하고 정정하는 절차 또는 감시기능도 부재한 것으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사태 발생 전날인 5일 담당직원이 주식배당을 잘못 입력하고 최종 결재자가 이를 확인하지 않고 승인하였음에도 6일 오전까지 오류가 발견되지 않은 상태에서 대규모 주식 착오 입고가 실행되는 내부통제상 심각한 문제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또한, 오전 9시 31분 자체적으로 입력 오류를 인지하고도 실제 잘못된 주문을 차단한 오전 10시 8분 까지 37분이 소요되는 등 위기대응도 신속하게 이루어지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삼성증권의 일부 직원의 도덕적 해이도 심각한 수준이었다. 회사의 경고메시지 및 매도금지 요청에도 불구하고 착오 입고된 주식을 주식시장에 매도한 직원도 무려 16명 이상에 이르렀다.

우리사주 배당 입력시스템의 문제도 도마위에 올랐다.

우리사주 조합원에 대한 현금배당은 일반주주와 달리 예탁결제원을 거치지 않고 발행회사가 직접 업무를 처리하여 삼성증권을 비롯한 상장 증권회사는 실제 발행되지 않은 주식이 착오 입력에 의해 입고될 수 있는 시스템상 문제 발생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이번 사고의 경우 발행주식수 8천 9백만주를 초과하는 약 31배에 이르는 28억 1천주의 주식물량이 입고되어도 시스템상 오류가 확인되지 않고 주식시장에서 거래가 이루어지는 거래 시스템상 한계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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