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권의 4차 산업혁명과 미래 인재교육]"격려하고 인정하라"
[김용권의 4차 산업혁명과 미래 인재교육]"격려하고 인정하라"
  • 김용권 교육전문위원
  • 승인 2018.04.09 11: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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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누구일까요?

“이 학생은 계속 공부한다고 해도 가능성이 없습니다.”

담임선생님이 한 학생의 성적표에 기록한 내용이다. 나는 말을 처음 배울 때부터 힘들었고 한 번 말을 하기 위해서는 한참을 뜸 들여야만 입을 열 수 있었다. 그래서 4살 때까지 말을 제대로 못하였다. 학교에서도 다른 친구들과 달리 모든 일에서 한 박자 느려서, 생각하는 것이나 배우는 것 모두 느릿느릿한 지진아였다. 하지만 나에게도 장점이 있었다. 다른 것은 느렸지만 생각하는 것은 깊었고 무엇이든 끈질기게 한다는 점이다.

1955년 4월 18일 내가 죽었을 때 세계의 언론들이, ‘20세기 최고의 천재가 눈을 감다!’, ‘최고의 과학자를 잃다’, ‘최고의 사상가, 영원한 별이 되다’와 같은 제목들로 나의 죽음을 추모했다.

나는 누구일까?

앨버트 아인슈타인이다. 아인슈타인을 설명하는 많은 표현들이 있지만, 많은 사람들이 아인슈타인이라는 이름만으로도 모든 것을 느낄 수 있는 그러한 위인이다. 하지만 아인슈타인이 어렸을 때는 일반 학생들의 수준조차 따라가지 못하는 열등생이었다. 독일의 김나지움에 진학했을 때는 학교생활이 군대처럼 너무 엄격해서 적응하지 못하고 신경쇠약이 걸리기도 했다.

“자네는 앞으로 내 수업에 들어오지 않았으면 좋겠네. 자네는 앞으로 쓸모 있는 인물이 되기는 틀렸네.”

그리스어 숙제를 제출했는데 내용이 부실하다고 담임선생님이 불같이 화를 내면서 말했다. 아인슈타인은 더 이상 학교에 다닐 수 없어서 17세에 학교를 그만둔다. 커다란 상처를 받고 낙담하고 있는 아인슈타인에게 어머니 파울리네는 격려를 하며 위로하였다.

“아들아, 선생님께서 너에게 그렇게 했던 것은 너를 잘 몰라서 그런 것일 거야. 너에게는 남들이 가지고 있지 않은 너만이 가지고 있는 능력이 분명히 있을 거야.”

어머니 파울리네는 시간이 있을 때마다 아인슈타인을 격려를 하곤 했다. 선생님이 알아보지 못한 아인슈타인의 천재성이 어머니 파울리네의 격려를 통해 살아날 수 있었다. 모두에게는 아인슈타인의 어머니처럼 자신을 인정하고 믿어주는 사람이 필요하다. 다른 사람은 뭐라고 해도 자신을 믿어주고 격려와 용기를 주며 기다려주는 한 사람. 그 단 한 사람이 학교 선생님일 수도 있고, 어머니일 수도 있고, 친구일 수도 있다. 오직 한 사람만이 아니라 두 사람, 세 사람만이라도 될 수 있다면, 그 사람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역량보다 더 큰 역량을 발휘하는 위대한 사람이 될 것이다.

바보라는 생각이 바보를 만든다

“아이큐가 돌고래와 비슷한데, 하는 것이 오죽하겠어, 하하하”

“바보는 같이 놀아도 못생긴 로라하고만 논다니까, 호호호”

IQ가 173이지만 자신이 바보인줄만 알고 17년간을 바보처럼 살았던 빅터 세리브리아코프(Victor Serebriakoff)와 오프라 윈프리 쇼 ‘자기혐오에 빠진 여성들’ 편에 출연한 트레이시라는 여성의 실제 이야기를 소설로 만든 ‘바보 빅터’의 한 장면이다.

빅터 세리브리아코프는 1912년 영국 빈민가에서 태어났다. 빅터 또한 아인슈타인처럼 어렸을 때 말투도 어눌하고 생각하는 것도 남과 달랐으며 학교 성적도 안 좋았다. 15살 때 학교에서 IQ테스트가 있었다. IQ테스트 결과 빅터는 73으로 나왔다. IQ73은 돌고래 IQ와 비슷하거나 못한 수준인 것이다. 사실 빅터의 IQ는 173이었는데, 선생님이 잘못 읽어서 73이라고 했던 것이었다.

“빅터야, 너는 학교에서 공부해 봤자 소용도 없으니 공부하는 것 그만두고, 장사나 배우는 것이 너에게 더 좋을 것 같은데...”

IQ가 낮다는 생각으로 빅터를 바라보니 빅터의 행동은 바보처럼 보였을지도 모른다. 사실 일반사람이 173의 IQ를 가진 빅터의 말과 행동을 이해하지 못한 것이다. 결국 빅터는 15살에 학교를 그만둔다. 자신은 바보라고 생각하며 아버지가 운영하는 자동차정비소에서 잔심부름을 하며 지낸다. 빅터가 32살이 되던 해에 제2차 세계대전으로 입대하기 위해 IQ검사를 받으며 자신의 IQ가 173이라는 사실을 처음으로 알게 된다.

선생님과 친구들의 바보라는 말에 17년 동안을 바보처럼 살았던 IQ 173의 천재. 천재였어도 자신이 바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바보처럼 행동하게 되었다. 바보처럼 17년을 살아온 동안 빅터 곁에서 격려를 하며 용기를 주었던 사람이 있었다. 레이첼 선생님이다. 세상에서 제일 쉬운 선택이 포기라고 하지만, 빅터가 포기하려는 순간마다 힘과 용기를 주었던 선생님이다. 아인슈타인의 어머니 파울리네처럼...

자신이 천재라는 사실을 알게 된 빅터는 말이나 행동에서 자신감이 넘치고 당당했다. 특허품을 개발해서 큰돈을 벌기도 했고, 책을 쓰기도 했다. 그리고 1953년 IQ 148 이상만 가입할 수 있는 멘사 초대회장이 된다. 그리고 1982년에는 멘사 명예회장이 된다.

힘들 때 격려해 주고 인정해 주는 단 한 사람만이라도 곁에 있다면, 아무리 힘든 일이 있어도 포기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사람이 성장하는데 가장 중요한 힘은 인정해주고 격려해 주는 일이다. 인정해 주고 격려해 주는 단 한 사람이 곁에 있으면 참으로 좋은 일이지만, 무엇보다 자신이 자신을 인정해 주고 격려해 주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 언제 어디서나 필요할 때마다 자신을 인정해 주고 격려해 주어 용기를 잃지 않게 할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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