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권의 4차 산업혁명과 미래 인재교육]인공지능시대의 공부법-"자료를 활용하라"
[김용권의 4차 산업혁명과 미래 인재교육]인공지능시대의 공부법-"자료를 활용하라"
  • 김용권 교육전문위원
  • 승인 2018.04.09 10: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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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에 다 있어요

“췌장이 뭐예요?”

옆집에 사는 테드 삼촌이 죽었다는 소식에 13살 잭 안드라카(Jack Andraka)는 충격이 컸다. 학교에서 친구들에게 괴롭힘을 당하고 따돌림을 당했을 때 언제나 마음을 달래주고 힘이 되어 주었던 아빠 친구였다. 어렸을 때부터 친하게 지내며 얘기하고 싶고 보고 싶을 때면 언제나 볼 수 있었던 테드 삼촌. 그런 테드 삼촌을 이제는 더 이상 볼 수 없다는 것을 믿을 수 없었다. 그리고 지금과 같이 의학기술이 발달했는데도 췌장암 하나를 못 고친다는 것도 이해가 되지 않았다.

“테드 삼촌이 췌장암이라는 것을 늦게 서야 알게 되었기 때문에 치료하기 어려웠대...”

“왜, 일찍 알지 못했죠? 검사를 하면서 다 살펴보지 않나요?”

안드라카는 테드 삼촌을 고치지 못한 현대의학이 원망스럽기까지 했다. 췌장암이 어떤 병인지, 어디에 생기는 병인지, 췌장암을 일찍 발견하지 못했던 이유조차 알지 못했던 안드라카는 인터넷을 찾아봤다. 췌장에 암이 생기는 것인데, 담배를 피거나 열량이 높고 기름진 음식을 많이 먹으면 생기는 병이었다.

“어? 췌장암을 진단하는 검사키드가 있네.”

60여 년 전에 만든 췌장암 검사키드의 정확도는 30%도 안 되었다. 그리고 검사비용은 800달러(약 92만원)이고 검사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14시간이었다. 더구나 췌장암이라고 발견했을 때는 이미 85%가 말기 상태다. 생존할 수 있는 확률은 2%도 되지 않았다. 안드라카는, 정확도도 낮은 검사방법을 60년이 넘도록 사용하고 있다는 사실이 한심하고 화가 났다. 췌장암을 일찍 발견하면 거의 100%가 살 수 있기 때문이었다.

“어떻게 하면 췌장암을 빨리 발견하고 정확하게 진단할 수 있을까?”

췌장암에 대해서 위키피디아와 구글에서 찾아보기 시작했다. 그리고 신문기사나 칼럼을 보고 전문가들이 쓴 논문을 읽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췌장암이 걸렸을 때 특정 단백질이 증가한다는 사실을 알았다. 단백질에 대한 정보를 알기 위해서 찾고 또 찾으며 8,000개가 넘는 단백질 종류에 대한 데이터베이스를 얻었다. 췌장암에 걸렸을 때 혈액에서 발견되는 단백질을 찾기 위해 4,000번의 시도 끝에 메소텔린(mesothelin)이란 단백질을 찾았다. 메소텔린은 췌장암일 경우만이 아니라 폐암이나 난소암에 걸렸을 때도 지나치게 증가하는 것이었다. 메소텔린이 증가했을 때 췌장암인지 폐암인지 난소암인지를 구별하는 일이 남았다.

안드라카는 자신이 지금까지 찾은 정보들을 실험하기 위해 연구실과 기자재가 필요했다. 췌장암에 대해 유명한 200명의 교수님의 명단을 찾아 이메일을 보냈다. 하지만 기다려도 답장은 오지 않았다. 지난 10개월간의 조사와 연구를 이대로 중단해야 하는지 시간이 가면 갈수록 좌절감에 빠졌다.

그러던 어느 날, 존스 홉킨스대학교의 병리학·혈액종양내과의 아니르반 마이트라(Anirban Maitra) 교수님으로부터 연구실을 사용해도 좋다는 연락이 왔다. 199명의 거절 끝에 받은 답장은 꺼져가던 희망을 되살렸고 연구를 처음 시작할 때보다 더 큰 힘과 용기를 주었다. 더구나 메릴랜드에 있는 존스 홉킨스대학 교수님의 연구실을 사용할 수 있도록 허락해 준 것은 메릴랜드에서 태어난 안드라카에게는 더욱 기쁜 일이었다.

연구실에서 7개월 동안 실험하면서 실험보다는 실수가 더 많았다. 무엇하나 제대로 아는 것이 없었고 제대로 할 줄 아는 것도 없었다. 무균상태로 배양을 해야 하는 것에 재치지를 해서 오염을 시키고, 배양조직을 배양기에서 태우기도 하고, 조심하지 못해서 넘어져 사고를 치기도 했다. 글을 제대로 읽지 못해 형들이나 아저씨들이 웃기도 했다. 계속 되는 실수와 부족한 지식이 때문에 시무룩해 있는 안드라카에게 마이트라 교수가 말했다.

“잭, 발명왕이라고 하는 에디슨이 전구를 개발할 때를 생각해 보렴. 에디슨이 만 번을 실패하고 전구를 발명했다는 것보다, 만 번의 실패에도 포기하지 않고 다시 일어서서 도전했다는 점이 위대하다고 생각해. 특히 연구를 하는 사람은 실패에 좌절하거나 포기하지 않고 일어서는 도전과 인내, 끈기가 중요한 거야!”

세계적인 대학교인 존스 홉킨스 대학의 교수인 자신도 무수히 많은 실패를 하고 있다는 말은 지쳐가고 있던 안드라카에게 큰 위로가 되었다. 그리고 다시 용기를 내어 도전할 수 있는 힘이 되었다.

논문을 읽다가 탄소나노튜브를 이용해서 암을 치료한다는 내용을 보았다. 메소텔린 단백질에 반응하는 항체를 탄소나노튜브에 넣으면 진단을 할 때 편리하게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연구를 하고 실험을 하면 할수록 해결해야 할 일이 많았다.

췌장암에 대하여 조사를 시작한 지 1년 반 만에 췌장암 조기 진단 키트 ‘옴 미터(Ohm Meter)’개발에 성공한다. 검사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5분이고 검사비용은 3센트(약 35원)밖에 들지 않았다. 더구나 검사 정확도는 거의 100%에 가까운 것이었다. 60년 동안 사용해 왔던 검사키트와 비교해 보면, 검사시간이 168배나 빨랐고 비용은 26,000배나 쌌다. 그리고 400배나 더 정확했다.

중학생이 그동안 의학계에서 해결하지 못했던 문제를 해결해다는 점에 2012년 과학계가 놀랐다. 2012년 5월 잭 안드라카는, 인텔 국제 과학기술 경진대회에서[ISEF]에서 골든 무어상을 받는다. 인텔 국제 과학기술 경진대회는 전 세계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규모가 큰 대회로, 매년마다 75개 이상의 나라에서 1,800명 이상의 학생들이 참가한다. 골든 무어상은 이 대회의 최고상이다.

안드라카는 췌장암 검사키트를 개발한 것에 대한 소감을 다음처럼 말했다.

“췌장암 검사키트를 개발하면서 얻은 가장 값진 교훈은 인터넷에 세상의 모든 것이 있다는 것을 발견한 점입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연예인 생활이나 재미난 것을 찾기 위해 인터넷을 검색한다. 간혹 숙제를 하기 위해서 또는 인터넷 강의를 듣기 위해 사용한다. 하지만 잭 안드라카는 자신의 꿈을 실현시키는 보물상자로 활용했다. 혹시 안드라카처럼 되는 일이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을 수 있다. 그런 사람들에게 안드라카는 말한다.

“이 나이에 저도 했잖아요. 겨우 15살인 걸요. 당신은 저보다 훨씬 나을 수 있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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