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적극적인 창업지원 나선다]학부부터 석·박사까지 전공으로 창업 수업..재학생 창업자 무료 지원
[대학, 적극적인 창업지원 나선다]학부부터 석·박사까지 전공으로 창업 수업..재학생 창업자 무료 지원
  • 안민재 기자
  • 승인 2018.03.23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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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부부터 석·박사까지 전공으로 창업 수업

한국의 마크 저커버그와 스티브 잡스가 되길 꿈꾸는 청년 창업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창업시장의 최전선에서 이런 스타트업 창업자들과 예비창업자들에게 각종 지원을 제공하는 곳이 있다. 각 대학의 창업지원단과 창업보육센터다. 각 대학이 운영하는 창업지원단과 창업보육센터는 이제 막 창업한 초기 스타트업들과 예비창업자들을 위해 각종 교육 프로그램과 사무실·연구실 등 창업 공간을 제공한다. 또 연구와 기술 개발뿐만 아니라 마케팅에 관한 사안들까지 지원한다. 각 대학 창업지원단과 창업보육센터의 지원이 알려지면서 초기 스타트업과 예비창업자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이번 주에는 서울과학기술대 창업지원단을 찾아 청년창업 지원 현장을 살펴봤다. 서울 노원구 공릉동에 위치한 서울과학기술대는 서울 북부지역의 공학(工學)교육 중심 대학이다. 기술과 공학 등 실용학문 중심의 교육이 이루어지는 대학이라는 특성에 맞게 재학생들을 위한 청년창업 교육과 지원 역시 대학 차원에서 다양하게 이뤄지고 있다. 이 대학의 청년창업 교육과 지원은 창업지원단을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다.

재학생 5~6%가 창업 강의 수강

김선민 서울과학기술대 창업지원단 단장은 “서울과학기술대학이 제공하고 있는 창업 교육과 지원은 서울 지역 다른 대학들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며 “예비창업자들이 갖고 있는 아이디어가 실제 창업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고 했다. 지난해 중소벤처기업부의 창업선도대학 육성사업에 선정될 만큼 다양한 창업 교육과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서울과학기술대가 제공하고 있는 창업 지원에서 눈여겨볼 특징이 몇 가지 있다. 먼저 대학 학부과정 재학생에서 시작해 석·박사과정 대학원 재학생으로 이어지는 창업 교육이다. 서울과학기술대는 학부과정에서부터 창업 교육 프로그램을 두고 있다. 최근 많은 대학들이 학부과정 교양과목으로 창업 관련 과목을 개설하고 있다. 그런데 서울과학기술대는 창업 관련 과목을 학부와 석·박사 과정의 전공과목으로 개설했다.

오상일 창업지원단 팀장은 “현재 대학 학부 재학생들의 전공 교과목으로 개설된 창업 수업이 22개에 이르고 있다”며 “2017년을 기준으로 680여 명의 학생들이 전공 수업으로 창업 강의를 수강했다”고 밝혔다. 현재 서울과학기술대 재학생은 약 1만 명이다. 매년 전체 재학생 중 5~6%의 학생들이 전공과목으로 창업 수업을 수강하고 있는 셈이다. 오 팀장은 “앞으로 창업지원단을 중심으로 개설한 창업 강의를 매년 전체 재학생의 10% 정도가 수강할 수 있도록 창업 교육을 확대해나갈 것”이라고 했다. 석·박사 대학원 과정에도 창업지원단이 지원하는 창업 과목을 개설했다. 창업트랙이라는 대학원 공통교과로 일반대학원과 전문·특수대학원을 합쳐 총 11개의 창업 과목을 전공 수업으로 개설해 학생들에게 창업 교육을 제공하고 있다.

교육·지원 프로그램 ‘핏스톤’ 주목

서울과학기술대학의 창업 지원에서 눈여겨볼 또 한 부분은 ‘창업동아리 지원’이다. 김선민 단장은 “창업 교육의 연장선에서 재학생들이 직접 만든 창업동아리를 지원하고 있다”며 “2017년에 53개의 창업동아리를 지원했다”고 밝혔다. 김 단장은 “창업지원단의 창업동아리 지원은 창업동아리가 실제 스타트업으로 성장할 수 있게 하는 것”이라며 “이런 과정이 자연스럽게 연결될 수 있도록 학생들을 위한 창업동아리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라고 했다. 창업동아리에서 시작해 실제로 제품을 만들고 매출을 올리고 있는 스타트업들도 있다고 한다.

김 단장은 ‘핏스톤(Fit-stone)’이라는 서울과학기술대 창업지원단이 진행하는 청년창업 교육 및 지원 프로그램을 소개했다. 이 프로그램은 크게 세 부분으로 구성돼 있다. 예비창업자의 아이디어가 실제 창업으로 이어질 수 있는지를 살펴보는 ‘아이디어 핏(Idea Fit)’이라는 창업 교육을 시작으로, 실제 창업했을 때 고객이 찾는 제품을 만들 수 있도록 각종 기자재와 장비를 무료로 지원하는 ‘메이크 핏(Make Fit)’ 프로그램, 그리고 제품이 고객들에게 선택받을 수 있도록 수익 향상 프로그램인 ‘프로 핏(Pro Fit)’으로 구성돼 있다. 김 단장은 “아이디어만 갖고는 실제 창업까지 이어지기가 쉽지 않다”며 “아이디어가 실제 창업으로 이어질 수 있는 교육과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창업 저변을 넓히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서울과학기술대 창업지원단의 또 다른 축이 창업보육센터다. 이곳을 통해 초기 스타트업과 예비창업자에 대한 청년창업 지원이 이뤄지고 있다. 현재 서울과학기술대 창업지원단의 창업보육센터에는 30여 개의 스타트업이 입주해 있다. 이곳은 예비창업자와 창업한 지 3년 이내인 초기 스타트업들에게 창업과 업무 공간, 제품을 만들 수 있는 각종 장비를 제공하고 있다. 필요에 따라 이 대학 교수들과의 공동 작업, 또 대학이 보유한 기술을 공유할 수 있다.

오상일 팀장은 “입주자는 공개 모집을 통해 선정된다”며 “20일간 입주 공고가 진행되고, 이때 지원한 스타트업과 예비창업자들에 대한 서류 심사와 발표 심사를 거쳐 최종 입주자를 선발한다”고 했다. 평균 입주 경쟁률이 약 3 대 1 정도라고 한다. 오 팀장은 “단순히 창업과 업무 공간을 제공하는 보육센터에서 벗어나 적극적인 지원이 이루어지는 곳이 창업보육센터”라며 “입주한 스타트업들의 제품 개발과 마케팅은 말할 것도 없고 입주 기업들이 보유한 기술과 생산한 성과물에 대한 지적재산권 출원도 지원하고 있다”고 했다.

서울과학기술대 창업지원단은 재학생들이 스타트업을 만들어 창업보육센터 입주 기업으로 선정되면 창업 공간 사용료(임대료) 등 각종 지원을 무료로 제공한다. 오 팀장에 따르면 현재 창업보육센터에 학생들이 창업한 스타트업 5개가 입주해 있고, 이들은 창업과 기업 운영, 제품 생산에 필요한 각종 지원을 무료로 받고 있다.

서울과학기술대 창업지원단은 창업보육센터 외에 학생들의 창업동아리들을 지원하기 위해 또 다른 형태의 창업 공간도 운영하고 있다. ‘창업오피스’라는 창업동아리실로, 이곳은 학생들의 창업을 지원하기 위한 공간이다. 오 팀장은 “현재 총 10개의 창업오피스를 운영 중이며 창업동아리 두세 개가 1개의 창업오피스를 공동으로 사용하는 형태”라며 “학기 중은 물론이고 방학에도 24시간 운영하는 공간”이라고 했다.

김선민 단장은 “초기 스타트업과 예비창업자, 그리고 학생들이 갖고 있는 아이디어가 실제 시장에서 인정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곳”이라며 “기술적인 부분뿐 아니라 지적재산권 보호 같은 세부적인 분야까지 교육한다”고 했다.

오상일 팀장은 “청년들이 스타트업에 도전해 꿈을 펼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대학 창업지원단의 중요한 역할”이며 “이보다 더 중요한 역할은 한 번 실패하더라도 다시 도전할 수 있도록 기반을 만들어주는 것”이라고 했다. 이를 통해 청년들이 두려움 없이 창업에 나설 수 있도록 만들어줘야 한다는 것이다.

㈜스탠스는 VR기술을 기반으로 가상현실 체험 등 다양한 실감형 콘텐츠를 개발하고 있는 스타트업이다. 창업을 꿈꾸던 전지혜 대표가 예비창업자로 서울과학기술대 창업보육센터에 입주한 후 실제 스타트업을 만들었다. ㈜스탠스는 현재 헬스케어 관련 VR애플리케이션 개발을 마치고 곧 시장에 선보일 예정이다.

서울과학기술대 창업보육센터에 자리 잡은 ㈜스탠스 사무실에서 전지혜 대표를 만났다. 전 대표는 서울과학기술대 대학원 정보통신미디어 박사과정에서 공부하던 2016년에 창업보육센터에 입주했다. 그리고 2017년 졸업과 함께 ㈜스탠스를 만들었다.

전 대표는 ㈜스탠스 창업 이유에 대해 “공부를 마치고 연구소나 기업에 들어가 주어진 연구나 일을 하는 것도 생각해봤다”며 “하지만 내가 가진 지식으로 즐겁게 연구할 수 있는 그런 일을 더 해보고 싶어 창업을 꿈꾸게 됐다”고 했다. 이런 구상을 하고 있던 2016년, 그는 창업보육센터 입주자 모집 공고를 보게 됐고, 직접 입주를 신청해 서류와 발표 등 몇 차례 심사를 거쳐 이곳에 들어왔다고 했다.

전 대표는 그렇게 예비창업자 자격으로 서울과학기술대 창업보육센터에 입주했다. 이후 창업 아이디어였던 가상현실 체험 기술을 좀 더 구체화해 2017년 3월 ㈜스탠스를 정식으로 세상에 선보였다. 전 대표는 창업보육센터에 입주하면서 창업과 기업 운영에 필요한 교육과 각종 지원을 받을 수 있었다고 했다.

그는 “초기 스타트업이나 예비창업자들이 힘들어하는 것이 자금 확보와 각종 인허가 관련 사안”이라며 “창업보육센터를 통해 이 문제에 대해 상당한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고 했다. 또 수시로 제공되는 기업 운영 관련 교육과 지원 역시 스타트업 창업에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스탠스는 VR기술을 활용해 교정과 재활에 특화된 가상현실 체험 헬스케어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했다. 시선이 한쪽 방향에 고정돼 한 면만 볼 수 있는 기존의 평면 2D 화면을, 3D 가상현실 기술을 동원해 360도 원하는 방향을 어디서든 입체적으로 볼 수 있도록 구현한 것이 스탠스의 핵심 기술이다. 현재 이 기술을 응용해 스마트폰과 컴퓨터를 오랜 시간 동안 많이 사용하는 직장인과 학생들의 거북 목 증상 치료와 재활, 또 각종 스포츠 분야에서 보다 용이하게 자세 교정을 도와주는 VR애플리케이션을 시장에 내놓을 예정이다.

전 대표는 “아직 초기 단계 시장으로 크게 활성화되지는 않은 상태”지만 “이 시장을 주도해나갈 수 있는 기술 기업으로 인정받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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