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춘교수의 삶과 경영 스토리]둔감력 - “나의 둔감력(鈍感力) 지수는?”
[김종춘교수의 삶과 경영 스토리]둔감력 - “나의 둔감력(鈍感力) 지수는?”
  • 김종춘 교수
  • 승인 2018.03.14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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둔보(鈍步)가 현보(賢步)이다.


둔보(鈍步)의 사전적 의미는 “더디거나 굼뜬 걸음걸이”이다. 필자의 어머니는 이 표현을 “이해가 느리고 상황 파악을 잘 못하는 사람”을 지칭할 목적으로 자주 사용하셨다. 대상자는 언제나 아버지였다. 아버지와의 대화중에 답답함을 느낄 때면 어김없이 둔보라는 표현으로 공격(?)하셨던 것을 지금도 기억할 뿐만 아니라, 간혹 가족 모임에서도 이 단어가 등장해서 우리를 웃음 짓게 한다. 예민하고 기민하고 정확하게 반응하거나 이해, 판단하지 못하는 것은 분명 문제다. 하지만, 오늘 우리 사회의 여러 문제들을 살펴보면 너무나 빨리, 예민하게 반응하고 처리해서 발생하는 이슈들이 많음을 안다. 어떤 상황에서는 둔보가 현보(賢步)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둔(鈍)함이 몸을 보(保)한다.

보약(補藥)이 무엇인가? 몸을 보(補)해 주는 약(藥) 아닌가! 둔함이 몸을 보(保/補)해 준다고 생각한다. 우리 주변을 돌아보면, 과민성 장증후군으로 고생하는 사람이 의외로 많은 것을 알 수 있다. 어떤 사람은 설사로 다른 사람은 변비의 고통을 토로한다. 출근길에 꼭 중간에 화장실을 한번 들러야 하는 사람도 있다. 회사가 주는 스트레스의 무게가 아마도 커서 그런 것 같다. 여행이나, 숙박 상황이 바뀌면 절대 변을 못 보는 사람도 있다. 베개를 가지고 다니는 사람도 있다. 시계 바늘 움직이는 소리 때문에 시계 건전지를 빼는 사람도 보았다. 모두들 너무 예민해서 생긴 현상들이다. 필자는 최근 어떠했는가? 둔보의 아들로 태어났건만, 둔함이 부족하여, 벨 마비(Bell's Palsy)를 경험한 적도 있다. 물론 면역체계의 이상으로 오는 신체의 아픔이지만 정신적인 부분의 스트레스를 무시하지 못한다. 건강을 위하여 둔함이 예리함보다 나은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둔해 짐으로 몸을 보하자.

둔감 바이러스(virus)를 퍼뜨리자!

‘Hold your horses back!’ 이란 영어의 표현은 ‘속도를 줄이자’는 뜻이다. 달리는 말의 고삐를 뒤로 잡아당기는 것이니 말이다. ‘Step on it!’ 이란 표현의 반대 뜻이다. ‘속도를 내자 - 차 속도를 빨리 내라’는 뜻의 표현이다. 둔함으로 회복력을 가지기 위해서는 우리 조직에 둔감 바이러스를 퍼뜨릴 필요가 있다. 나 혼자 노력으로는 둔감력을 가지기 힘들 수 있다. 자칫 나만 게으름이나 꾀를 부리는 듯 한 인상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내 곁에 함께 삶을 영위하는 구성원들에게 둔감 바이러스를 퍼뜨려 보자. 한결 부드러운 분위기와 삶의 여유를 만끽 할 것이다. 이를 위해, 잔잔한 음악, 분위기 변화, 둔감해 질 문구 붙이기 등 아이디어를 내 보자. 훨씬 내 몸이 원하는 분위기와 환경으로 변할 것이다.

 

둔감력이 창의력을 준다?

둔해지면 열심히 에너지와 산소를 태우는 좌뇌는 천천히 쉼을 가질 것이고, 동시에 우뇌가 더 활성화 될 것으로 생각된다. 쥐어 짜낸 아이디어가 아닌 둔감력이 가동된 상황에서 나온 창의력을 통하여 탄생한 아이디어는 여러분의 인생을 한순간에 바꿀 지도 모른다! 기억하자! 달리기를 끊임없이 하는 나에게 둔감력은 신이 준 선물임을!

♦ 김종춘교수는?

‘가르치는 것’이 소명(calling)이라고 믿고 살아가는 교육학자이다. 현재 삼육보건대학교 교수로 재직 중이며 많은 강연과 글로 소통(疏通)하고 있다. 주 관심사는 교육생태계연구이며, 성공을 위한 1% 영감, 글로벌리티(Globality)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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