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스펙은 어디에서 오는가?..나를 만들어가는 스펙이 진정한 자아 실천
[칼럼]스펙은 어디에서 오는가?..나를 만들어가는 스펙이 진정한 자아 실천
  • 김흥근 호서대 벤처경영학과 교수
  • 승인 2018.02.02 2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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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김흥근 호서대 벤처경영학과 교수

[데일리경제]자동차의 역사는 1886년 페이턴트 모터바겐(Patent Motorwagen)이라는 특허 자동차를 세계 최초로 발명한 칼 벤츠 (Karl Benz)로부터 시작된다. 벤츠는 “말(馬)없이 달리는 마차를 만들겠다.” 는 생각으로 자동차를 만들었다. 마차보다 빠르고 편리한 자동차의 탄생은 인류의 이동수단에 일대 혁신을 가져오는 계기를 만든 것이다.

자동차가 처음 만들어질 때는 스펙(Specification) 즉, 사양이나 제원이 그렇게 중요하지 않았지만, 자동차의 진화가 이루어지면서 배기량과 출력 같은 성능과 연비 등을 표시하는 스펙은 매우 중요한 선택의 기준이 되었다. 그러나 산업의 발달로 자동차가 대중화 되고, 스펙이 평준화되면서 차별화가 없어지자 차를 구매하는 선택의 기준도 바뀌게 되었다.

안전은 물론이고, 고급스러운 디자인에 안락함, 엔진 소리까지 수치가 아닌 오감으로 느낄 수 있는 감성이 중요한 요소로 자리 잡았다. 그 결과 운전이 필요 없는 네비게이션 기술만으로 목적지를 갈 수 있는 인공 지능형 스마트카(Smart car) 의 등장을 기대하게 되었다.

이러한 삶의 변화는, 측정하여 수치화하는 정량(定量)적인 것에서 창의적 사고를 필요로 하는 정성(定性)적인 것으로의 변화를 요구하는 것이다. 감성이 담긴 창의력을 발휘할 수 있는 인재가 필요한 사회임을 의미한다.

무한 창조시대에는 세상을 바꿀 수 있는 창의적 발상이 밑바탕을 이룰 때 행복해진다. 행복해야 몰입할 수 있고, 몰입된 사고는 깊이를 파고들어 결국 남과 차별화된 결과물을 창조할 수 있게 한다. 이것은 내 안에 내가 존재해야 가능한 일이다.

누구를 위해 하는 것이 아니라 나를 위해 만들어 가야 한다. 획일화되지 않고 개성이 있는 나를 만들어가는 스펙이 진정한 자아를 실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예전 산업 사회에서는 토익, 토플 점수, 학점, 해외연수, 자격증과 같은 스펙이 중요했다. 신입사원 채용기준도 여기에 맞춰져 젊은 청춘들을 부채질했다. 교육기관이나 정부 정책 입안자들도 수치를 중요시하고 인재를 뽑는 기준으로 일반화된 사이, 지식 정보화 사회로 전환되면서 기존에 고집했던 기준에서 벗어나 전혀 다른 스펙을 요구하기에 이르렀다.

눈에 안 보이고 손에도 잡히지 않는 감성(感性)이라는 스펙! 감성이 없는 사회는 만족과 행복을 가져오지 못한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감성은 이성(理性)에 대응되는 개념으로, 오감(五感)으로 감각하고 지각하는 표상을 형성하는 인간의 인식능력이다. 감성이 풍부한 사람은 본질을 꿰뚫어 보는 통찰력이 뛰어나다. 사물이나 현상을 통찰하는 능력은 변화를 인지하고 혁신을 추구하게 한다.

감성적 인재는 새로운 변화를 거부하지 않고 수용하는 태도를 지닌 주체적 존재이기에 도전적이다. 자신의 삶을 위해 밤을 새워 고민할 수 있는 열정이 있다. 진정 자신이 추구하는 행복은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지 논쟁할 줄 안다.

비록 남이 가는 길을 선택했다 하더라도 남과 똑같은 걸음걸이와 보폭으로 같은 방향으로만 가지 않는다. 자극의 변화에 대해 두려워 멈추지 않고, 계속 나갈 수 있는 근성을 발휘한다. 바로 이것이 젊은 청춘들이 감성을 갖춰야 하는 이유다.

감성경영으로 성공한 기업의 예로 키엘(Kiehl)을 들 수 있다. 키엘은 1851년 창업한 장수기업으로 39개국 760개 매장을 운영하는 화장품 전문 기업인데 키엘의 핵심역량 중 하나로 신입사원 채용기준을 들 수 있다. 학력 같은 스펙을 보지 않고 상대방의 대화를 미소로 경청하고 상냥하게 답하는 사원을 채용하여 키엘이 지향하는 다양한 사회적 공헌사업에 동참 하여 고객에게 신뢰를 줌으로써 164년을 이어져 오고 있다.

그러나 많은 기업은 자신만의 스토리가 있는 감성적 인재를 필요로 하면서도 기존의 스펙을 요구하는 모순된 이중적 모습으로 중심을 못 잡고 갈팡질팡하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다 보니 우리의 젊은 청춘들도 자기 주도적 선택으로 스펙을 만들어가지 못하고 있다.

이제 젊은 청춘들은 선택해야 한다. 자신이 진정 무엇을 하고 싶은지, 하고 싶은 것을 위해 어떤 경험을 할 것인지, 그리고 그 시간을 통해 얻은 나만의 스토리에 감성을 담아 행동할 것인지, 아니면 동조현상에 발이 묶여 행동하지 않을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

기업은 ‘고객의 Needs는 나의 Want이고, 고객의 Want는 나의 Needs’라는 생각에서 출발하는 스펙을 원한다. 이는 고객을 감성으로 감동을 이끌어낼 수 있는 스펙이어야 한다는 전환을 의미한다. 더는 젊은 청춘이 망설일 이유가 없다. 가슴에서 나오는 감성이 녹아있는 스펙 만이 경쟁력이다.

■김홍근 교수 프로필

-호서대 밴처경영학과 부교수
-세종대학교 경영학박사
-연세대학교 경영학 석사(MBA)
-IBK최고 경영자클럽(충청지회) 회장
-(사)한국프랜차이즈 경영학회 부회장
-(사)한국벤처 창업학회 부회장
-한국파스너공업 협동조합 이사
-(사)중소기업융합 대전세종충남 연합회 수석부회장
-(현)주식회사 드림텍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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