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중국 심각한 시장 왜곡' 보고서 발표..반덤핑 반 보조금 규제
EU, '중국 심각한 시장 왜곡' 보고서 발표..반덤핑 반 보조금 규제
  • 이원섭 기자
  • 승인 2018.01.04 2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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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집행위가 중국에서 심각한 시장왜곡이 있다는 보고서를 발표해 파장이 예상된다.

KOTRA에 벨기에 무역관에 따르면, EU는 새로운 반덤핑 규정 발효와 함께 중국 내 심각한 시장왜곡이 있음을 증명하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해당 보고서는 특정 국가를 타깃으로 한다고 밝혔으며, 다음 타깃은 러시아라고 전했다. 향후 보고서에서 그간 EU와 반덤핑 관련 마찰을 겪은 국가들을 다룰 것으로 예상되는 대목이다.


그동안  EU는 역외국산 저가 수입상품으로 역내 산업이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고 주장하면서, 그 방어수단으로 반덤핑·반보조금 규정 강화를 논의해 왔다. 덤핑마진은 조사대상 제품의 해당국 내 가격과 수출가격 차액을 기준으로 산정되나, 그러한 가격 자체가 수출국 정부에 의해 왜곡됐을 가능성이 제기되어 규정 개정 논의가 시작된 것.
 
EU는 비시장경제국의 경우 이러한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 유사한 경제수준에 있는 다른 국가의 국내 판매가와 수출가를 기준 가격으로 활용하고 있다.
 
해당 사안은 중국의 시장경제국(Market Economy Status, MES) 지위 부여 여부와 관련된 것으로  2016년 12월 중국은 과거 WTO 가입 당시 의정서 유보조항을 근거로 시장경제국 지위 획득을 주장했으나, 미국과 EU는 중국이 시장경제국이 될 만한 조건을 갖추지 않았음을 지적하며 거부해왔다. 중국은 곧바로 WTO에 미국과 EU를 제소하기에 이르렀고
WTO 규정상 수입국은 시장경제국 지위를 갖지 못한 국가에 대해 반덤핑 관세 산정 시 더 많은 재량권을 행사할 수 있는 상황이다.

EU가 2013년부터 2016년까지 반덤핑 및 보조금 관련 조사에 착수한 54건 중 24건이 중국 관련 건일 정도로 중국의 과잉생산과 저가 공세가 큰 상황이라는 설명이다.
 
변경된 규정에서 EU는 보다 효율적인 반덤핑·반보조금 규제를 위해 시장경제국과 비시장경제국을 구분하던 기존 방식에서 수출국 내 시장왜곡 여부를 중심으로 반덤핑·반보조금 여부를 판단하기로 하는 것으로 바꾸었다. 
 
시장 왜곡이 있다고 판단될 시에는 덤핑 마진 산정 기준인 정상가(Normal Value)는 수출국 내 판매가격이 아닌 벤치마크가격이 적용되도록 했다.
 
이는 수출국 정부가 수출품목과 관련해 다수의 국영회사를 운영하거나 특정산업에 차별적인 정책을 제정 및 운영하는 경우 시장왜곡이 있다고 보며, 이 경우 비슷한 경제수준에서 수출을 하는 제3국 내의 생산가 및 판매가를 정상가 산정에 참고하고 있는 것.
 
EU집행위는 이같은 기준에 따라 첫 번째 타깃으로 중국을 선정하고 지난 2년간 진행한 중국의 시장왜곡 조사 결과를 발표하기에 이르렀다. 집행위는 중국 정부가 은행을 통제해 매우 왜곡된 금융 시스템을 운용하고 있으며, 주요 분야의 기업들이 중국 정부로부터 아주 저렴한 가격 혹은 무상으로 용지와 에너지를 공급받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저금리 대부와 극도로 통제된 원자재 가격, 제한된 노동권을 통해 중국 기업들에 큰 이득을 주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구체적으로 철강, 알루미늄, 화학물질, 세라믹 등에서 중국정부의 개입이 어떻게 해당 원자재 과잉생산을 유도하는지도 밝혀냈다.
 
전체 보고서는 약 460페이지가 넘는 분량으로, 중국 정부는 EU 집행위의 보고서 발표후 공식적으로 항의하며 부당함을 지적하고 있다. 중국 외교부 화춘잉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EU의 이번 조치가 이중잣대에 해당해 위선적이며 세계무역기구(WTO) 규정 위반이라고 주장했으며, 중국 상무부 가오펭 대변인 역시 모든 국가는 개별적으로 발전 전략을 결정할 권리가 있으며, 이는 국제 사회에서 필히 존중받아야 한다고 발언하며 EU의 처사를 비난했다.  

  
EU집행위는 향후 반덤핑·반보조금 규제를 위해 지속적인 조치를 이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EU집행위의 다음 조사 타깃은 러시아로 알려졌으며 2013~2016년 기준 러시아(4건)가 중국(24건), 인도(6건) 다음으로 반덤핑 및 상계관세 조사 착수건수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도 3건이 조사대상으로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보고서 발표로 중국과 EU의 통상 마찰이 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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