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경부 `주요 업종별 구조조정 방향' 보고서 논란
지경부 `주요 업종별 구조조정 방향' 보고서 논란
  • 이윤영 기자
  • 승인 2009.04.14 17:2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자동차, 조선 등 10개 대표 업종 중심..선택과 집중, "원칙은 시장자율"

정부가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자동차, 조선, 석유화학 등 10개 대표업종에 대한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있고 중장기적으로 완성차 5개 업체를 3개사 내외로 줄여 육성하기로 한다는 내용의 보고서가 나와 논란이 일고 있다.

동아일보는 14일 단독 입수한 ‘주요 업종별 구조조정 방향’ 대외비 보고서에서 이 같은 내용이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산업정책을 총괄하는 지식경제부가 올 1월 이 보고서를 작성했다”면서 “여기에는 10개 국내 대표 업종에 대한 구조조정 방안을 제시하고 이들 내용 중 일부는 이미 구체적인 정책으로 시행됐다”고 덧붙였다.

동아일보는 또 “지난해 말 대통령 업무보고 때 이윤호 지경부 장관이 이 보고서에 기초해 자동차 조선 철강 석유화학 등에 대한 위기대응 기본전략을 발표했다”며 “신동아(3월호)와의 인터뷰에서 이 보고서의 존재를 밝히기도 했다”고 보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정부는 자동차산업에 대한 ‘선택과 집중’식 지원을 통해 자동차 생산 대수 기준으로 현재 세계 5위인 한국 자동차 산업을 4위로 도약시킬 계획이다.

이에 대해 신문은 정부 고위 당국자가 “현재 국내 완성차 업계 5개사 사이에 사업 구조가 상당부분 겹치기 때문에 이를 3개 혹은 4개로 육성하는 게 더 효율적”이라고 말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자동차 5개 업체→3곳으로 합쳐야

하지만 최근 자동차세를 깎아주는 등 내수 활성화 위해 지원책을 쏟아내고 있는 정부가 그 이면에서는 자동차 회사 2곳의 파산, 매각을 염두에 둔 구조조정 방향 보고서를 작성했다는 점이다.

현재 우리나라 완성차 기업은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르노삼성, GM대우, 쌍용자동차 총 5개다.

보고서에 따르면 정부는 국내 자동차 5개사 중 글로벌 5대 기업에 포함되는 1개사를 비롯한 3~4개사를 집중적으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이 가운데 1~2곳 정도는 육성 대상에서 제외해 구조조정 대상이 될 수 있다.

현재 쌍용차는 법정관리에 들어간 상태이고, GM대우도 미국 GM본사의 파산 문제가 걸려있다.

이에 대해 지경부 관계자는 "정부가 자동차산업을 강제적으로 재편하겠다는 것은 아니다"면서 "쌍용차의 경우에도 법정관리 중이기 때문에 의견을 줄 수 있을 뿐이지 그 이상 관여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고 밝혔다.

사실 정부가 대규모 고용 인원, 국내 산업계 파장 등을 고려하더라도 완성차 업계에 대한  인위적 구조조정을 주도하긴 쉽지 않다.

일각에서는 지경부가 이처럼 산업 구조조정의 큰 틀을 제시했지만 개별 기업에 대한 구조조정 여부는 채권단이 최종 결정할 사안이며, 또 그 과정에서 세부적인 사항은 달라질 수 있다는 시각이다.

그는 또 “해당 보고서는 올해 지경부 업무보고 내용을 만들면서 실무부서에서 초기 단계로 작성된 자료로 내부에서 공식 검토되거나 보고된 내용은 아니다”면서 "보고서일 뿐 정부의 공식적이고 확정된 입장은 아니며 실행할 수 있는 내용도 없다"고 해명했다.

한편 보고서는 정부가 업종별로 종합적인 구조조정 방안을 마련한 것은 1998년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글로벌 금융 충격이 실물경제로 확산되는 것을 미리 막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