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태 한은 총재 "금리인하 여지 있다"
이성태 한은 총재 "금리인하 여지 있다"
  • 이윤영 기자
  • 승인 2009.04.09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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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브닝경제]'경기 바닥론' 아직 일러..국내경제 어려움 당분간 지속

금리 2% 동결 결정 후 간담회에서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는 향후 금리 인하 여지가 여전히 있다고 9일 언급했다.

단, 시장의 반응을 지켜보면서 금융시장이 경색 조짐을 보이면 금리 인하를 단행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총재는 이 자리에서 "경기 하강속도가 올 들어 완만해지고는 있지만 금년 상반기 중에는 바닥을 치고 올라간다고 느끼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 "바닥인지 여부는 어떤 지표로 말하는지에 따라 많이 달라진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 달 전에 걱정했던 것보다 조금 개선된 지표들이 나오고 있지만, 경제가 움직일 때는 내림세 중에 일시적인 오름세가 나타나기도 한다"며 "따라서 최근 한두 달새 나타나는 현상을 상당히 조심스럽게 해석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총재는 또 "금년 상반기와 하반기, 내년까지 불확실한 요소들이 많아서 상황 전개에 따라 정책선택의 문은 항상 열려 있다"면서 "금리인하 여지가 완전히 닫혔다고 생각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이는 한은이 앞으로 필요하다면 기준금리를 추가로 내리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그는 "지금 우리나라 경제의 일반적인 여건에 비춰서 기준금리 2%라는 것은 금융완화를 상당히 강하게 하고 있는 것으로 2% 수준에 두고서 좀더 지켜보는 게 좋겠다는 판단"이라면서 "추가 금리인하 문제는 조금 더 두고 보는게 좋겠다는 뜻이지 금리조정의 필요성이 소멸됐기 때문에 금리를 동결한다고 볼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경기 조기 회복론에 대해서는 일정 부분 선을 그었고, 당분간 관망의 필요성을 언급한 것으로 해석된다.

금리 인하에 따른 `유동성 함정' 우려에 대해 "기준금리를 5.25%에서 2.0%까지 내리는 과정에서 채권 금리와 예금, 대출 금리도 상당히 내려가는 등 정책 효과가 잘 나타났다"며 "적어도 2%까지는 그런(유동성 함정) 상태를 나타내는 징후는 아직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 총재는 "한은의 통화정책은 당분간 금융완화 기조를 계속 지켜나갈 것"이라며 "경기가 지나치게 위축되지 않도록 하고 금융시장이 안정을 유지하면서 실물경제를 원활히 지원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또 물가가 경기부진, 수요압력 둔화로 오름세가 둔화됐고 앞으로도 이런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국내경제의 어려움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면서 "정부가 추가경정 예산을 집행하면서 강력한 경기부양 정책을 쓸 것이지만 소비와 투자 심리가 많이 위축돼 있고 세계경제도 단기간에 회복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한편, 최근 환율이 안정된 흐름을 보이는 것과 관련해서는 "지난 2월, 3월 초까지 환율이 급등한 것은 지나친 상승이었다"며 "따라서 어느 정도 자율 반락을 기대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11월부터 최근까지 1300원선에서 1500원까지 오갔지만 큰 흐름은 변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올해 경상수지는 큰 규모의 흑자를 예상하고 있다”고 “환율 변동에 따른 국제수지 개선, 경상수지 개선, 외환 수급 등에 대해서는 크게 고려할 상황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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