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대우, 지난해 파생상품 거래 1조4000억 손실
GM대우, 지난해 파생상품 거래 1조4000억 손실
  • 이윤영 기자
  • 승인 2009.04.08 16: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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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브닝경제]작년 영업이익 내고도 8757억 적자
수출대금 환헤지 실패 주장..반면, 본사 유입 의혹도


GM대우가 지난해 매출 3000억원대의 영업이익을 기록하고도 파생상품 거래에서 1조원 이상 대규모 손실을 내면서 8천7백억원 대의 당기순손실을 본 것으로 나타났다.

GM대우가 적자를 낸 것은 2004년 마이너스(-)1728억원을 나타낸 이후 4년 만이다. 이는 최근 지난해 2900억원대 영업이익을 냈다는 부분을 무색하게 만들 정도다.

8일 금융감독원에 공시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GM대우는 지난해 매출액은 12조3106억원, 영업이익 2903억원으로 2007년 매출액 12조5136억원, 영업이익 4722억원에 비해 각각 소폭 감소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당기순이익은 2007년 5405억원에서 지난해에는 적자전환을 하면서 8757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이에 대해 GM대우 측은 전 세계적인 금융위기로 인한 것으로, 영업외 부문인 파생상품 거래에서 1조9535억원의 손실이 워낙 커 3분기까지 흑자 기조를 유지했지만 1분기 때 해놓은 환헤지로 인한 손실이 4분기 들어 눈덩이처럼 불어난 결과라는 설명이다.

즉, 주요인은 수출대금 환헤지를 위한 통화선도계약 등 선물환 거래에서 1조4686억원의 손실을 봤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는 법인세 효과를 감안한 평가 손실은 1조1295억원으로 본업에서는 이익을 내고도 파생상품 거래 때문에 대규모 적자를 기록한 것이 된다.

GM대우 관계자는 "수출이 매출의 90% 이상을 차지해 은행들과 선물환 계약을 했는데 미래 환손실을 지난해 앞당겨 반영해 손실이 커진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사실 GM대우는 지난해 하반기 러시아 등 신흥시장에 수십만 대를 수출하고도 대금을 받지 못해 자금운영상 어려움을 겪어 왔다.

한 회계 전문가는 "GM대우 손실 중 상당 부분은 수출대금을 제때 받지 못해 GM대우가 선물환 관련 외환을 대신 물어준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2002년 10월 설립된 GM대우의 2007년까지 누적 당기순이익은 6728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GM대우의 설명대로라면 법인 설립 이래 지금까지 벌어들인 수익을 지난해 파생상품으로 막대한 손실을 입은 셈이다.

따라서 관련 업계에서도 “상식을 벗어난 실적”이라며 쌍용차와는 달리 영업이익을 내고도 파생상품으로 2조원에 가까운 손실을 입은 기업은 유래를 찾을 수 없다는 얘기다. 한편으로 예상을 뛰어넘는 손실액을 본 이면에는 미국 GM본사로 자금유입이 있지 않았냐는 의혹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GM대우의 감사를 맡고 있는 안진회계법인은 이날 감사보고서에서 "밝힌 바대로 GM대우의 당기순손실이 8757억원에 이르고 유동부채가 유동자산을 9645억원이나 초과하고 있는 만큼 경영이 불확실한 상황이다"면서 "GM대우가 기업으로서 존속 능력에 의문을 불러일으킬 만한 중요한 불확실성이 존재한다"고 밝혔다.

이어 "GM대우는 지난해 말 현재 장ㆍ단기 차입금이 1조917억원으로 만기 연장이나 신규 차입을 통해 추가적인 유동성 확보가 필요하며 자산과 부채를 회수하거나 상환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GM대우는 올해 초 산업은행 등에서 운영자금 5000억원을 지원받았으며 추가로 1조원 규모 긴급자금을 산업은행에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GM대우의 공개된 자료만으로도 정상적인 자금흐름을 보이지 않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는 산업은행 뿐만 아니라 해당 지자체들이 선뜻 나서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GM대우는 판매 부진이 이어지면서 오는 13~17일 전 공장 생산직원들이 일제히 휴무에 들어가기로 했다. GM대우 전 공장 가동이 중단된 것은 지난해 12월 22일부터 14일 동안 휴업한 이후 두 번째다.

창원공장은 16~17일 이틀 동안 조업을 중단하고, 부평1ㆍ2공장(윈스톰 토스카 젠트라)과 군산공장(라세티)은 각각 8일과 10일부터 오는 20일까지 중단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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