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M&A 활성화됐지만 낙후..수수료는 외국계가 독차지"
"한국 M&A 활성화됐지만 낙후..수수료는 외국계가 독차지"
  • 이윤영 기자
  • 승인 2009.03.10 17: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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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브닝경제]한은 "기업 지배구조 개선해야"

한국의 기업 인수합병(M & A) 규모가 선진국에 비해 낮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국내로 유입되는 해외 M & A 자금 규모도 점점 줄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2008년 들어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국내 전체 M & A시장도 상당히 위축되고 있는 반면, 금융권 M & A는 2007년 들어 은행들의 겸업화와 저축은행의 대형화로 활발히 진행된 것으로 조사됐다. 최근 3년간(2006~2008년중) 금액 및 건수 기준으로 모두 두 자릿수의 높은 증가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우리나라 M & A 현황과 정책적 시사점'이라는 보고서에 따르면 2007년 현재 한국의 경상 국내총생산(GDP) 대비 M & A 거래대금의 비중은 5.4%로 전 세계 평균인 7.6%보다 낮다.

M & A 시장이 활성화돼 있는 나라들로는 영국 17.9%, 호주 17.2%, 미국 11.4% 등의 순이다.

연도별로 한국의 M & A 규모는 2005년 290억7천만 달러, 2006년 449억 달러, 2007년 644억8천만 달러 등으로 증가 추세를 보이다 지난해에는 글로벌 금융위기로 419억3천만 달러로 줄었다.

한은은 이에 대해 “그동안 외국인 투자자에게 경영권이 넘어갔던 기업들이 구조조정을 거쳐 시장에 매물로 나오면서 M & A가 늘어났으나 작년에는 글로벌 금융위기 확산으로 위축됐다”는 설명이다.

거래 형태별로는 2006~2007년중 영업양수 및 인수 형태의 거래가 각각 연평균 21.1%, 16.6% 늘어난 가운데 합병 형태는 11.2% 증가에 그쳐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2006~2008년중 자금 이동 형태별 금액기준 연평균 증가율을 보면 (투자자금이 국내에서 해외로 유출, IN-OUT) 및 (국내에서만 이동, IN-IN) M & A가 각각 217.4%, 14.3% 증가한 반면 (해외에서 국내로 유입,OUT-IN)은 22.4% 감소했다.

자금이동 상황을 보면, 2006∼2008년중 전체 M & A 거래대금 가운데 국내에서 이동한 비중은 77.2%로 가장 높았고 국내에서 해외로의 유출은 15.3%, 국내로의 유입 7.5% 등이었다.

2006~2007년중 건수기준 연평균 증가율을 보면 건설업 M & A가 91.8%의 높은 증가세를 유지한 가운데 제조업과 서비스업도 각각 9.5%, 9.3% 증가했다.

산업별로는 전체 M & A에서 서비스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46.3%로 가장 많았고 제조업 41.4%, 건설업 12.3% 등이었다.

건설은 10.8% 늘어난 103건, 기계금속은 16.5% 증가한 106건, 전기전자는 53.8% 늘어난 100건 등이었다.

거래기업간 업종 연관성에서는 혼합형(이종업종간) 및 수평형(동일업종내)의 연평균 증가율이 각각 19.9%, 11.1% 상승했다. 하지만 수직형(전후방업종간)은 13.2%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회사에 대한 M & A 건수는 빠르게 늘어 2007년 기준 금융회사에 대한 M & A는 131건으로 전년의 76건 대비 72.4%로 대폭 증가했다.

이는 은행들의 겸업화, 저축은행의 대형화 등으로 나타났다. 제조업 중심의 대기업들도 사업다각화 및 신성장동력 발굴을 위해 금융업으로의 진출을 모색한 것도 한 요인이다.

한편 한은은 경제규모에 비해 M & A 비중이 낮고, 국내 M & A 활성화를 제약하는 요인으로 일부 기업의 경제력 집중을 들었다.

즉 이들 기업에 의한 독과점구조의 심화 가능성도 높다는 것과 기업 오너 등 지분율은 낮아지는 반면 상호출자 등을 통한 계열사 지분율은 높아지는 후진적인 지배구조(그룹사간 환상형 출자형태 지배구조)로 인해 계열사내 개별 기업의 매각이 사실상 불가능한 것도 꼽혔다.

또 선진국에서는 M & A 거래시 투자금융사 등 연관서비스 업체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지만 한국은 금융업, 사업서비스업 등 M & A 연관 서비스산업이 취약해 M & A 거래가 비효율적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지난해 국내 M & A시장 자문사는 맥쿼리, 메릴린치가 1, 2위를 차지했고 M & A 중개 수익은 골드만삭스, JP모건 등의 순으로 외국계 IB들이 상위권을 휩쓸었다.

특히, 지난해에는 M & A 수수료 시장 규모가 5억5천만 달러에 이르렀으나 골드만삭스 2천840만 달러, JP모건 2천540만달 달러, 모건스탠리 1천700만달러 등 대부분을 외국계 금융회사가 가져간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 관계자는 “M & A활성화를 위해서는 시장참가자들 간의 자율규범이 마련되어야 하며, 통계 인프라 확충과 기업 지배구조 개선에 대한 노력을 지속해야 한다”면서 “금융업, 사업서비스업 등 연관 서비스산업의 전략적 육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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