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금융권, 부실 악화 우려..자본확충에 비상
제2금융권, 부실 악화 우려..자본확충에 비상
  • 이윤영 기자
  • 승인 2009.03.09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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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브닝경제]제2금융권 전체 대출규모 43조 8000억원..주택담보대출 대부분

금융위, 경기침체 가능성 대비..2금융권에 대한 모니터링 강화

저축은행들이 글로벌 금융위기와 경기침체로 휘청거리고 있다. 금융시장 불안으로 저축은행 후순위채 인기도 시들해 지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9일 따르면 전체 저축은행의 프로젝트 파이낸싱(PF)의 규모는 15조원을 훌쩍 뛰어 넘는다. 이 가운데 10분의 1수준인 1조 5천억원 가량이 부실 악화 우려가 크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사실 저축은행을 포함한 제2금융권의 경우 외부차입 비중이 높고 주택담보대출 부담이 높게 나타나면서 최근 부동산 가격 하락과 실직자 증가에 따라 구조조정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저축은행의 부실 문제는 신(新)예보기금이 출범한 지난 2003년을 기점으로 줄기차게 제기돼 왔다.

또한 최근 후순위채 판매를 실시한 부산저축은행과 HK저축은행의 청약금액이 발행금액을 크게 밑돈 것으로 나타나 자본확충도 쉽지 않아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 관리에도 비상이 걸렸다.

후순위채는 보완자본으로 분류돼 BIS비율이 상승하기 때문에 저축은행들이 자본확충 수단으로 사용한다. 특히, 수익률은 높으나 원금보장이 안된다. 사실상 오랜 동안 꾸준한 수익을 내야하는 하는데 만기가 5년 이상으로 길어 개인투자자로선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부산저축은행의 청약 금액은 각각 294억1500만원으로 청약률은 45.2%에 그쳤고 지난달 말 청약을 완료한 HK저축은행도 당초 350억원 어치의 후순위채를 발행할 예정이었으나, 청약 결과 309억700만원만 판매 돼 청약률이 88.3%에 그쳤다.

현재 서울 소재 대형저축은행들도 후순위채 발행을 저울질 하고 있고 있지만, 금리설정과 발행물량 등을 놓고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이번 후순위채 청약 미달로 금융감독원은 BIS비율이 5~7% 수준인 9개 저축은행에 배당을 늘리고 자본확충에 주력할 것을 권고하고 나섰다. 

하지만 저축은행 문제는 간단치가 않다. 경기침체가 이어지면서 건설사들의 미분양 사태 등으로 빨간불이 켜지면서 건설업 경기의 문제가 곧 저축은행의 부실문제와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이에 저축은행의 부실을 처리하지 않고서는 건설업체의 구조조정도 지지부진 해질 수 밖에 없다.

한편 이날 금융위원회는 저축은행과 캐피털사 등 2금융권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기로 했다.

저축은행의 지난해 말 담보대출 규모는 43조8,000억원으로 지난 2004년의 18조8,000억원에 비해 두 배 이상 늘었다. 캐피털사의 주택할부대출 규모도 2003 회계연도 1,188억원 수준에서 2007 회계연도에는 5,817억원으로 5배가량 증가했다.

진동수 금융위원장은 이날 청와대 비상경제대책회의 이후 열린 간부회의에서 “경제상황이 안 좋아질 가능성에 대비해 선제적으로 해야 할 일을 미리 준비해야 한다”며 “은행은 자본확충펀드 등을 통해 어느 정도 선제적 대응의 가닥을 잡았지만 다른 금융업종은 실물경제 악화에 얼마나 준비돼 있는지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시중은행의 한 고위관계자는 “2금융권 대출은 담보가치인정비중(LTV)이 80~90%에 육박하고 대출자의 소득증빙서류가 붙어 있는 경우가 10%에도 못 미친다”며 “부동산 가격이 하락하고 실업률이 급증하면 2금융권의 연체율과 수익성에는 상당한 타격이 불가피하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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