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만원권 유통의 장단점?
5만원권 유통의 장단점?
  • 이윤영 기자
  • 승인 2009.02.25 17: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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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브닝경제]편의성 증대 대(對) 물가상승 우려
은행권, ATM교체에 비용추가로 난색

한국은행의 발표대로 오는 6월경 시중에 5만원권이 유통될 경우 크고 작은 일상 생활의 변화가 예상되고 있다. 5만 원권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최고 액면권종이 된다.

우리나라 은행권의 최고 액면 금액은 지난 1973년부터 지금까지 1만원권으로 고정돼 있었다. 사실 지난 36년간 물가는 12배 이상 오르고 국민소득은 150배 이상 늘어나는 등 경제 규모가 커졌다. 그동안 화폐 액면금액을 1만 원을 유하면서 경제발전과 소득 수준 증가로 고액단위로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어왔다.

장점은 우선 5만 원권이 유통되면서 화폐소비자 들이 지갑에 넣고 다니는 지폐수량이 줄어들게 되며 일상 거래에서 편의성이 증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화폐 관리나 수표 발행 등에 따른 비용도 줄일 수 있다.

한은은 현재 시중에 풀려 있는 1만 원권이 26조∼27조 원으로, 이 가운데 40% 정도는 5만 원권으로 대체될 것으로 추정했다. 특히, 1만 원권 5장 대신 5만 원권 한 장만 발행하면 되기 때문에 화폐 제조나 운송, 보관 등에 따른 관리 비용도 줄 것으로 보인다.

또한 5만 원권이 10만 원 자기앞수표 수요를 어느 정도 대체할 수 있어 자기앞수표 제조와 관리 비용의 일부를 절감할 수 있다.

이에 대해 한은은 자기앞수표 관리비용에만 연간 2천800억 원이라는 막대한 사회적 비용이 들어가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발행 유통의 장점이외에 물가상승을 자극할 우려가 있다는 점이다. 또한 점차 첨단화 되어 가는 위조나 특히, 뇌물 수수와 같은 각종 범죄에 이용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대해 한은 관계자는 "5만 원권이 불러오는 인플레이션은 무시할 정도로 작을 뿐 아니라 한시적 차원에 그치는 것으로 분석됐다"면서 "금융회사의 고객 확인 의무를 강화한 `특정 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이 개정되는 등 시스템의 보완이 이뤄져 고액권을 범죄와 연관짓는 것은 무리"라고 설명했다.

그동안 정부는 5만 원권 발행에 따른 영향을 살펴보겠다면서 10만 원권에 대해서는 발행을 무기한 보류한 상태다. 사실 지난번 정부와 한은이 10만 원권 화폐 발행을 포기한 이면에는 이런 고액권 발행의 문제점이 대두될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 때문이다.

시중은행들, 5만원권 ATM 교체 난색..10만원 권 발행 무기 연기 불만 내비쳐

5만원권이 유통될 경우 현금입출금기(CD.ATM) 등에서 현금을 넣고 뺄 때 소요 시간도 단축될 수 있다. 내수 진작에도 부분적으로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시중은행들은 5만원 권 유통에 맞춰 현금입출금기(CD.ATM) 교체 작업을 하는 것에 대해 가뜩이나 수익성이 나빠진 상황에서 추가 비용부담을 들어 난색을 표하고 있다.

일각에서도 금융위기 상황에서 5만원권 발행으로 은행들이 현금취급기기를 변경하는데 비용이 소모되는 것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들은 각 점포에서 운영하는 ATM기 가운데 1대 정도만 5만원 권 인식이 가능하도록 기기를 교체하거나 개선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5만원권을 인식하도록 시스템을 교체하려면 핵심 부품을 일본에서 사와야 하기 때문에 비용이 많이 든다“고 귀띔하기도 했다.

그는 "경기가 좋지 않아 은행들이 각종 비용을 줄이고 있는 상황에서 5만원 권 따로 10만원권 따로 ATM 교체 작업을 하게 되면 비용이 더 많이 들어간다"고 말했다.

은행권은 5만원 권 인식이 가능한 ATM을 새로 들여오면 대당 3천300만 원, 기존의 기기에 기능을 추가하면 대당 660만 원 정도의 비용이 들 것으로 추산했다.

한편 한국조폐공사는 현급취급기 업체들이 관련 기기를 개발할 수 있도록 기술 정보를 제공하기로 했다.

한은 측은 “ATM 교체 비용이 드는 것은 사실이지만 과도한 비용일 들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5만원권 취급 기기를 몇 대 보유할 것인지 각 은행들이 자율적으로 선택하면 된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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