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ㆍ엔 환율 사상 첫 1600원 돌파
원ㆍ엔 환율 사상 첫 1600원 돌파
  • 이윤영 기자
  • 승인 2009.02.23 18: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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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브닝경제]대출자 96%가 中企..부실률 증가 우려

원화 대비 엔화 환율이 사상 최고치인 100엔당 1600원을 돌파하면서 엔화 대출자들의 이자 부담이 커지면서 여기에 엔화를 차입한 금융권도 잔뜩 긴장하고 있다.

그동안 초저금리 수준을 보였던 엔화 대출은 중소기업이나 자영업자에게 많은 도움이 됐지만 환율이 폭등하면서 조만간 부실 위험의 폭발 가능성 우려가 점점 고개를 들고 있다.

2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오후 3시 현재 원·엔 환율은 100엔당 1600.56원을 기록했다. 지난 주말보다 1.15원 상승한 것으로 원·엔 환율이 100엔당 1600원을 넘어선 것은 고시환율 집계 이후 처음이다.

엔화는 국제 금융시장에서 달러화만큼 안정적인 통화로 인식되면서 금융위기가 본격화된 지난해 9월 이후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 특히 경기부양 과정에서 미국의 재정 적자 확대가 현실화하면서 엔화의 인기는 상대적으로 높아지고 있다.

특히, 엔화 가치가 달러보다 오른 탓에 엔화 수요가 증대했고 특히 재정환율인 원·엔 환율은 원화 약세현상이 배가되면서 원엔 환율 급등이 현실화되고 있는 것이다.

연평균 기준으로 보더라도 2007년 789.75원이었던 원·엔 환율은 지난해 1076.63원으로 이미 1년만에 36%나 급등했다.

원·엔 환율은 2007년 말까지만 해도 100엔당 835원 수준이었다. 그러다 지난해 말 1396원으로 올라선 뒤 2개월도 안돼 1600원선을 넘어섰다. 더구나 2007년 말 달러당 113엔이었던 엔·달러 환율은 이날 현재 93.0원(-17.6%)을 기록 중이다. 올 들어 엔화 가치는 달러에 비해 2.9% 상승한 반면 원화는 달러 대비 15.4%로 하락했다

엔화 대출 금리도 덩달아 뛰었다. 2007년 말 연 3.32%에서 2008년 말 현재 연 6.06%로 1년 새 2배가량으로 올랐다.

특히 2005년 이후 3년간 연평균 1000원 아래를 밑돌던 원엔 환율과 저금리를 믿고 엔화대출을 받았던 잔액은 지난해 말 1조4890억엔으로 1년 전에 비해 15.2%나 늘었다.

따라서 1조5000억엔에 육박하는 국내 엔화대출 잔액의 상환 부담이 급증하면서 엔화대출자 부실이 우려된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엔화대출자의 96% 가량은 중소기업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당국은 일본 은행으로부터 국내 차입된 자금은 130억달러로 3월 만기도래액은 20억달러에 불과하다는 입장이지만 원엔 환율 급등함에 따라 긴장하는 모습이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대일 수입의존적 수출구조와 대일 무역적자 중 부품소재 비중이 60%를 상회하고 있고, 특히 일본 고급 소비재 수입이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면서 ”원엔 환율 급등은 대일 무역적자 부담을 배가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일본의 경기침체가 불가피해 엔화 가치의 상승은 한계가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만, 외국에 투자된 일본 자금이 회수될 경우 공급 부족으로 엔화 강세 현상이 당분가 지속될 가능성은 있다고 전망했다.

시중 증권사 관계자는 "글로벌 신용경색에 따라 일본 경제도 악화되면서 달러 대비 엔화 가치 상승세는 조만간 주춤해 질 수 있을 것"이라며 "하지만 엔화 강세 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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