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대란에 '고용기금' 줄줄이 샌다"
"고용대란에 '고용기금' 줄줄이 샌다"
  • 이윤영 기자
  • 승인 2009.02.13 16: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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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브닝경제]최근 경제상황이 악화되면서 신규 취업자 수가 마이너스 10만 명대로 접어드는 등 고용사정 악화로 정부의 고용기금 고갈 우려가 점점 현실화되고 있다.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1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 1월 실업급여 신규신청자 수가 1년 같은 달에 비해 36.2% 증가, 12만 8천 명을 기록했다.

덩달아 고용유지지원금 지급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면서 지난해 고용보험기금이 무려 8천억 원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7조 원이 넘는 기금잔액이 남아있기는 하지만 지급액이 계속 늘어나고 있다는 게 문제다. 특히, 적자 대책이 마련되지 않으면 몇 년 뒤에 고갈될 수 있다는 점이다.

실업급여 지급액수로 따지면 지난달 지급액은 전년 동기에 비해 26.1%나 늘어난 2761억 원에 달했고, 지난해 실업급여 지급 총액은 2007년보다 17.7% 늘어난 2조 8천653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용보험기금은 사업주와 근로자가 급여의 일정비율을 월급에서 원천징수해 조성한 기금으로 조성되며 노동부가 집행하는 실업급여와 고용유지지원금, 직업훈련 등은 정부예산이 아닌 이 기금에서 지출된다.

특히, 고용보험기금은 2007년의 경우 3조 5829억 원이 징수돼 4조 7358억 원이 지출됐다.

고용유지지원금을 보조받아 임금을 주고 있는 기업도 지난해 1월 418개 기업 4천374명에서 지난달 3천874개 기업 3만2천130명으로 7배 이상 급증했다. 이로 인해 지난해 고용유지지원금 지급액은 308억 원에 달했다. 이 금액도 모두 고용보험기금에서 지급되고 있다.

하지만 고용기금은 지난 2006년 4천69억 원 적자를 시작으로 적자규모가 확대되고 있다. 지난해의 경우 대략 4조 4천억 원 수입에 5조 2천억 원이 지출돼 7천9백억 원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노동부는 올해도 마찬가지로 고용보험기금 운용과 관련해 노동부는 수입 4조 5532억 원에 지출 5조 6562억 원으로 1조 1천여억 원 적자를 예상하고 있다.

여기에 정부가 올해 성장률을 당초 3%에서 마이너스 2%를 대폭 하향조정하는 등 경제상황이 계속 악화되고 있어 기금 적자 역시 당초 예상을 훨씬 뛰어넘을 수도 있다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더구나 고용기금을 고갈시키게 하는 직업훈련 교육수당 및 실업 급여, 또는 기금 부당 수령 사례가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노동부에서 국고를 지원받는 직업훈련교육기관의 최근 착복 사례는 다양하다. 일례로 직업능력개발 훈련 사업에 교육생과 결탁해서 훈련비를 부당수급한 사례도 있다. 또한 훈련기관과 기업 간 결탁을 통한 훈련비 횡령도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

일부 기업주는 기본급도 없는 일용직 직원을 채용하고 마치 정규직 직원을 직업훈련기관에 보내는 것처럼 서류를 꾸며 조직적으로 기금을 횡령하는 사례도 많다. 장애인 고용장려금 부정수급도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노동부는 지난 2007년 '고용보험사업 내실화 및 부정수급 방지 종합대책'을 마련했지만 별반 성과가 없었다.

최근 노동부가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 제출한 '2008 국정감사 결과보고서'를 보더라도 직업훈련 관련 부정수급이 2007년 128건에서 2008년 8월 387건으로 증가했다.

노동부 관계자는 "현재 고용기금 지급액 규모가 계속 늘어나 고용보험사업 내실화 및 부정수급 방지 대책을 다각적으로 마련하고 있다“면서 ”현재 고용보험기금 잔액이 7조 9천억 원이기 때문에 쉽사리 기금이 고갈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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