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로 소비자 의식주 지출마저 포기
경기침체로 소비자 의식주 지출마저 포기
  • 배원숙 기자
  • 승인 2009.02.10 0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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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브닝경제]경기침체가 장기화 되면서 국민들은 의복구입과 외식, 주택, 자동차 구입을 자제하는 등 의식주 관련 지출을 급격히 줄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들은 소득 감소와 실업에 대한 공포로 기본적인 생활 소비마저 줄이며 경기불황에 대처하고 있다.

기획재정부와 통계청에 따르면 작년 12월 의식주 품목의 평균 소비지출 감소율은 -7%로 지난 1997년 외환 위기 이래 최대치를 기록했다.

글로벌 금융위기의 한파가 본격화하기 시작한 작년 12월 가정용 직물과 의복 판매액은 2조8029억원으로 3조원 밑으로 떨어졌다.

최근 4년간 12월 판매액이 3조원 아래로 내려가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신발.가방 구입 역시 큰 폭으로 줄었다. 지난해 12월 신발.가방 판매액 증가율은 2006년 이후 최저치인 마이너스 11.5%를 기록했다.

소비자들은 외식을 자제하는 것 뿐 아니라 장보러 다니는 횟수조차 줄이고 있다. 지식경제부가 조사한 유통업체 매출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대형마트 및 백화점 구매건수는 2007년 같은 달에 비해 대형마트는 4.6%, 백화점은 0.6% 각각 감소했다.

외식 자제 분위기가 팽배해지면서 작년 4분기 일반음식점업의 생산은 전년동기보다 5.6% 감소했다. 통계자료가 있는 1999년 이후 최악의 감소율로, 카드사태 직후인 2004년 1분기의 -3.2%보다 훨씬 심각한 수준이다.

주택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12월의 전국 아파트 거래량은 5만7000여건으로 2년 전인 2006년 12월11만6000여건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에 그치고 있다.

주택 수요가 줄면서 건설사들의 건축 수주도 급감했다. 지난해 11월의 건축 수주는 전년 동월 대비 마이너스 47.7%에 이른다.

자동차 구입 역시 심각한 수준으로 지난해 12월 자동차 생산은 26.0%나 감소했다. 살림살이 구입도 미루고 있어 지난해 12월 내구재 판매는 14.5% 감소했고, 반도체·부품은 42.8%, 휴대폰이 포함된 영상음향통신은 24.8%, 컴퓨터는 35.0%나 줄었다.

재정부 고위 관계자는 "내수 지표가 좋지 않다고 생각은 했지만 의식주가 이 정도로 동반 침체하는 것은 1997년 외환 위기 이후 처음 본다"며 "수출도 어려운 상황에서 정부가 예상하지 못할 만큼 빠른 속도로 내수가 위축되고 있어 걱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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