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경상수지 64억 달러 적자 기록
지난해 경상수지 64억 달러 적자 기록
  • 이윤영 기자
  • 승인 2009.01.30 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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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브닝경제]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자본수지 509억 달러 순유출

2009년은 전형적인 ‘불황형’ 흑자 예상

지난해 연간 경상수지가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적자로 전환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에 외국인 투자가들이 국내에서 주식을 대거 내다 파는 ‘셀 코리아’에 나서면서 자본수지는 사상 최대 규모의 순유출을 기록했다. 또한 만성적인 서비스수지 적자에 작년 원자재 가격이 급등한데다 상품수지 흑자마저 큰 폭으로 줄어들면서 11년 만에 적자로 돌아선 것.

30일 한국은행이 잠정 집계한 ‘2008년중 국제수지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경상수지는 64억1천만 달러 적자로 나타났다. 연간 경상수지가 적자를 보인 것은 지난 환란 전인 1997년(-82억9천만 달러) 이후 처음이다.

월별로 보면 지난해 3개월 동안 흑자를 나타냈었다. 4분기 누적으로는 76억7000만달러 흑자를 보였다. 10월 경상수지 흑자가 47억5천만 달러, 11월 19억 달러에 이어 12월 8억6천만 달러로 흑자 행진을 이어갔지만 규모는 전달에 비해 크게 줄었다.

하지만 적자 규모는 당초 한은이 예상한 45억 달러보다 다소 늘어났다.

지난해 연간 경상수지가 적자를 낸 것은 상품수지의 흑자 규모가 크게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상품수지는 원유 등 국제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면서 수입(21.8%)이 수출(14.3%)보다 늘어나 흑자 규모가 전년의 281억7천만 달러에서 59억9천만 달러로 급감했다.

서비스수지는 여행수지 적자가 크게 줄어드는 바람에 적자 규모가 전년의 197억7천만 달러에서 167억3천만 달러로 축소됐다.

지난해 자본수지에 큰 영향을 미친 요인은 무엇보다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외국인의 국내 주식 매도가 급증함에 따라 증권투자수지가 153억7천만달러의 순유출을 나타낸 것이다. 여기에 연간 509억3천만달러의 순유출을 기록해 관련 통계가 작성되기 시작된 1980년 이후 사상 최대의 순유출을 보였다.

이에 따라 국내 금융기관들이 해외차입금 상환에 나선 것도 국내에서 자본이 빠져나가는 데 기여했다. 더욱이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파생금융상품도 143억3천만달러 순유출을 기록했다.

올해 전체 경상수지는 다시 흑자로 돌아설 것이란 전망이 높다.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들어 20일까지 수출 잠정치는 124억7300만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28.9% 줄었다. 올해 같은 기간의 수입액은 22.5% 감소한 170억4800만달러였다. 이에 따라 이 기간의 무역수지 적자는 45억7600만달러에 이른다.

서비스 수지 적자액은 12월에 15억1710만달러로, 10월의 5480만달러, 11월의 1억3040만달러에 비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수출이 늘면서 들어오는 흑자가 아니라 수입역전으로 나는 흑자인 만큼 전형적인 ‘불황형’ 흑자가 예상된다. 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른 원유 도입 가격 하락 등 불안한 외부 요인에 힘입어 소폭 흑자를 기록할 것이란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현재의 경상수지 상황을 외환위기 당시와 비슷하다고 진단한다. 지난 1998년 성장률은 -6.9%, 수출 증가율은 -2%대, 경상수지는 400억달러에 가까운 흑자를 냈었다. 올해도 성장률과 수출 증가율 모두 마이너스가 점쳐지고 있다.

지난 12월 경우 벌써 수출이 30% 가까이 줄었었다. 여기에 1월에는 수출 감소와 계절적 요인 등으로 다시 적자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된다. 이후 2분기 쯤 흑자가 가능할 것이란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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