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들, '신용위험 상시평가 협약' 가동 채비
시중은행들, '신용위험 상시평가 협약' 가동 채비
  • 이윤영 기자
  • 승인 2009.01.29 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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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브닝경제]현재 건설업과 조선업에 한정된 기업 구조조정이 이르면 올 하반기부터 산업계 전 업종으로 확대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은행들의 모든 거래 기업 구조조정 작업 등 이른바 ‘옥석 가리기’가 그대로 진행될 경우 사실상 모든 업종이 해당되게 된다.

29일 금융당국과 은행권에 따르면 채권 은행들은 지난 2007년 말 경에 맺었던 은행들의 ‘기업 신용위험 상시 평가 운영 협약’에 따라 ‘신용공여액 50억 원 이상 기업’에 대해 12월 말 기준 결산 재무제표가 나오는 3월 이후를 기점으로 상시 신용위험 평가를 시작한다는 입장이다.

당시 은행들이 협약한 상시 위험 평가에는 연말 결산을 기준으로 하는 ‘정기평가’와 상시로 부실징후·부실기업을 가려내는 ‘상시평가’ 등 2가지로 나뉜다.

은행들은 도래하는 3~4월 중에 전체 기업들 중에서 자산건전성 평가와 이자보상배율 등의 항목을 적용하게 된다. 특히, 3년 연속 이자보상배율이 1.0 미만 및 영업활동현금흐름이 마이너스인 기업들을 대상으로 1차로 걸러내기 작업을 진행하게 된다.

이번 걸러내기에 해당되는 기업은 '요주의 상당' 이하 등급으로 분류된 기업들이다. 이어 5~6월 세부 평가를 거쳐 6월 말까지 등급을 매겨 구조조정 대상 기업을 확정한다.

이에 따라 은행들은 평가 결과를 토대로 6월 말까지 거래 기업을 4개 등급으로 나눈 뒤 정리하게 된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경기침체로 기업들의 경영난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는 상황 하에서 은행들은 올해 정기 평가에서는 구조조정 대상 기업들이 대폭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최근에 이미 평가를 마친 1차 구조조정 작업이 진행 중인 건설사들과 조선사들도 등급이 재조정되면서 추가로 구조조정 대상 기업이 나올 수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특별관리 업종으로 분류된 업황이 나빠지는 자동차부품 업종 외에 해운, 반도체 등을 포함한 전 업종에서 구조조정 대상 기업들이 나올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시중은행 은행들은 자율적으로 상시 또는 정기 평가시스템을 가동해 기업별로 대응하고 있으나 사실상 이번에는 2008 회계연도 결산 자료를 토대로 이뤄지는 정기 평가의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전 기업이 대상이라는 입장이다.

은행권과 금융당국도 다른 업종으로 기업 구조조정을 확대하는 것은 경제 회복을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는 점을 들고 있다.

특히, 구조조정 작업은 부실기업으로 자금이 투입되는 것을 막고 정상적인 기업에게는 자금이 원활하게 유입되도록 하는 한편, 금융권과 산업계의 리스크를 낮추는 긍정적인 측면이 작용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결과적으로 구조조정 움직임이 확산되면 정상 기업이나 성장 잠재력이 높은 기업들의 영업활동이 활발해져 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된다는 입장이다.

이에 관련 전문가들은 “기업 구조조정이 경기의 조기 회복이 가능한 방향으로 이뤄져야 한다”면서 “모든 은행들이 전체 기업들을 대상으로 신용위험을 평가해 `살생부'를 확정하면 올해 하반기에는 전 업종이 구조조정 회오리에 놓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도 "현재로선 다른 업종으로 구조조정을 확대하는 작업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올해 하반기는 구조조정 회오리가 불어 닥칠 수 있어 그에 따른 적지 않은 진통이 수반될 것"고 밝혔다.

반면, 향후 은행들이 구조조정 대상을 확대하는 데 소극적인 면이 있지 않을까에 대한 목소리도 조심스럽게 흘러나오고 있다.

이는 금융권이 자기 은행의 대손충당금 적립 및 수익 악화 등을 우려해 정기 신용위험평가에 따른 자율적인 구조조정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에 따른 것이다.

최근 건설업과 조선업종을 대상으로 진행된 1차 구조조정 과정에서도 해당 은행들의 공통된 기준이 마련되지 않은 상태가 그대로 노출돼 해당 기업들의 분만이 표출됐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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