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4분기GDP 성장률 3분기 대비 5.6%↓
지난해 4분기GDP 성장률 3분기 대비 5.6%↓
  • 이윤영 기자
  • 승인 2009.01.22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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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브닝경제]외환위기 이후 최악, 수출마저 급감...올해 마이너스 성장

지난해 경기침체의 영향으로 4분기 국내 경제성장률이 외환위기 이후 최악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08년 4/4분기 및 연간 실질 국내총생산(속보)'에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전기(3분기) 대비 5.6% 하락했다.

전년 동기 대비로도 3.4% 감소해 외환위기 당시인 지난 1998년 4분기(-6.0%)이후 10년 만에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98년 1분기 이후에는 분기별로 마이너스를 나타낸 경우가 3차례 있었으나 -1% 보다 나빴던 적은 없었다.

전년 동기대비 성장률에 대한 한은의 전망치는 0.7%였으나 실제로 -3.4%로 나왔다. 작년 12월 12일 내놓은 `2009년 경제전망'에서 4분기 GDP 성장률이 전기대비 -1.6%일 것으로 예측했었다.

지난 4분기 생산.투자.소비 등 핵심지표들도 거의 10년만에 최악의 상황을 나타내 우리 경제가 상상 이상의 수준으로 추락하고 있다.

이는 우리 경제가 본격적인 침체기에 진입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글로벌 경제 위기가 실물경기에 그대로 전이된 것이다.

교역조건 변화를 반영한 실질 국내총소득(GDI)도 전기 대비 2.9% 감소했고 전년 동기 대비로는 5.6% 감소했다.

경제활동별로 보면 제조업은 반도체, 철강, 자동차 등 주요 업종의 감산 등으로 전기 대비 -12.0%하락해 3분기의 0.3%에 비해 낙폭이 컸다.

작년 4분기에 도소매.음식숙박업은 전분기보다 5.3%가 줄었고 운수.창고.통신은 3.3%, 금융.보험업은 0.3%의 감소율을 각각 나타냈다. 서비스업은 도소매 및 음식숙박업, 운수창고 및 통신업, 금융보험업 등의 영업부진으로 전기 대비 1.2% 감소했다.

내수의 핵심에 해당되는 민간소비의 증가율은 내구재 소비지출이 큰 폭으로 줄어든 데다 대부분 품목의 소비도 위축돼 전분기 대비 -4.8%로 나타났다. 이는 98년 1분기의 -11.6% 이후 최악이다. 물론 한은의 전망치인 -1.3%보다 훨씬 악화된 것이다.

설비투자의 증가율은 기계류 투자를 중심으로 전기 보다 16.1% 감소했다. 이는 1998년 1분기의 -17.8% 이후 최악이었다. 그 이후 가장 나빴던 것은 2003년 1분기의 -3.9%였다는 점에서 작년 4분기에 설비투자는 심각한 수준이다. 게다가 큰 폭의 소비 및 내수 위축으로 제조업체의 설비투자 역시 지지부진할 수밖에 없다.

건설투자도 건물건설의 부진이 심화돼 전기 보다 4.0% 감소했다. 건설투자가 이미 바닥권으로 떨어진 상태다. 건설업은 토목건설이 증가했으나 건물건설의 부진이 심화돼 전기 대비 2.9% 감소했다. 또한1차 기업 구조조정이 주로 건설업체를 대상으로 함에 따라 민간 건설투자 위축이 불가피하다.

단, 건설투자는 공공부문의 사회간접자본(SOC)투자 증가에 힘입어 2.7%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수출부진은 올 들어서도 지속되고 있다. 작년 4분기의 경기악화에는 글로벌 경기침체에 따른 수출부진이 큰 영향을 줬다. 이는 관련 통계가 나오기 시작한 1970년 이후 최악이다.

최근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들어 20일까지 잠정 수출액은 124억7천3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175억4천만 달러에 비해 28.9% 줄었다. 이는 월간 수출 기준으로 작년 11월 이후 3개월연속 마이너스를 나타낸다.

재화수출은 반도체, 무선통신기기 등이 부진해 전기 대비 11.9% 감소한 가운데 재화수입도 전기 대비 13.0% 감소했다.

문제는 올해 경제성장률이다. 성장의 버팀목인 수출이 새해 들어 30% 가까이 감소했고, 소비 투자 등도 급격히 위축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한국의 올 성장률 전망치들이 일제히 대폭 하향조정되고 있다. 마이너스 전망도 속속 제시되고 있다. 지난해 리먼브러더스 파산 사태 이후 미국 EU(유럽연합) 등 선진국의 실물경기 침체, 소비 위축이 더욱 심화되고 있다. 게다가 최근에는 씨티그룹, HSBC 등 글로벌 금융회사들의 부실 우려로 2차 글로벌 금융위기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다.

최근 국제금융센터의 올 한국 성장률 전망치를 보면 골드만삭스 등 9개 주요 투자은행(IB) 평균 0.8% 수준으로 예상했었다. 하지만 이마져도 하향조정하는 분위기다. 골드만삭스는 3.1%에서 1.8%로 내렸다. 메릴린치는 기존 1.5%에서 -0.2%로 낮췄다. 도이체방크는 0.2%를 제시한 상태다.

21일 국책연구기관인 KDI도 최근 올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3.3%에서 0.7%로 크게 낮췄다. 이는 현재까지 국내 연구기관 전망치보다 가장 낮은 것이다. 당초 한은(2.0%)과 정부(3%)과 제시한 목표치 달성도 사실상 어렵게 보인다.

전문가들은 우리 경제가 본격적인 경기침체로 접어들면서 실물 위기가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실업과 빈부격차, 범죄율 증가 등을 초래하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재정지출 확대, 금리 인하 등을 통한 경기부양책을 동원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한은 관계자는 "지난 4분기 통계를 보면 민간소비와 설비투자의 부진이 심화되는 가운데 재화수출도 감소폭이 확대됐다"면서 “올 1분기에 상황이 더욱 악화되고 있어 상반기 마이너스 성장을 벗어나기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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